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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가올 4.3 재보궐 선거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지역구는 당연 경남 창원 성산 지역구이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이 유명을 달리하여 생긴 지역구인만큼 각 정당은 노골적인 선거 전략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두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지역구이기에 이번 재보궐 선거 지역구 중 가장 중요한 지역구로 손꼽힌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현관 앞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국회 영결식에서 조사를 한 후 돌아서며 흐느끼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현관 앞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국회 영결식에서 조사를 한 후 돌아서며 흐느끼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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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당에게 의미 있는 지역구, 창원 성산

각 당의 셈법은 복잡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근래에 치러진 3번의 선거에서 경남의 정치 지형을 상당수 확보했다. 21대 총선에서 이 기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경남에서 지지를 받는다는 기세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전당대회 이후 황교안 대표 체제로 치르는 첫 선거이며, 지난 3번의 선거 패배 이후 자신들의 위세가 추락한 경남이라는 핵심 지지 기반을 탈환해내야 한다. 그래야 21대 총선에서도 다시 한번 경남을 수복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창원 성산 지역이 노동자 밀집 지역이고, 권영길 전 의원의 지역구였으며, 진보정당의 거목이자 전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기 때문에 지켜내야만 한다. 즉, 정의당에게는 당의 정체성과 자존심이 곧 창원 성산에 걸려있다고 할 수도 있다.

여타 정당들 역시 창원 성산 지역구가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바른미래당도 자유한국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더 우경화된 만큼 독자생존의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위신을 한번 세워야 한다. 민주평화당은 정의당이 의석을 획득하여 다시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길 바라고 있다.
 
4월 3일 치러지는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민중당 손석형 예비후보와 정의당 여영국 예비후보가 노동자들이 가진 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나란히 서 있다
 4월 3일 치러지는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민중당 손석형 예비후보와 정의당 여영국 예비후보가 노동자들이 가진 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나란히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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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만 된다면 승리한다는 주장, 사실일까?

창원 성산은 그 누구도 포기할 수 없는 지역구인 것이다. 그리고 이 지역구의 핵심 사안은 범여권 단일화로 귀결된다. 실제로 창원 KBS가 의뢰하였으며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 합산(권민호, 한승태, 윤용길) 11.7%, 자유한국당 강기윤 26.6%, 정의당 여영국 25.3%, 민중당 손석형 7%를 기록했다.

(본 여론조사는 창원 KBS가 의뢰하였으며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이다. 2월 15일~17일 조사했으며, 조사방식은 창원시 성산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 RDD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본 여론조사는 신뢰수준 95% 표집오차는 ±3.7%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창원 성산 지역구의 경우 단순 합산으로만 놓고 보면 진보진영이 총 단일화를 이룬다면 너끈히 이길 수 있는 선거로 보여진다. 실제로 진보진영인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민중당 후보기 단일화 된다는 전제하에 단순 지지율을 합산해보면, 진보진영 단일 후보는 44%라는 결과가 나온다.

물론 이 수치는 지지율 단순 합산이며 단일화의 시너지가 나타날 수도, 오히려 단일화 과정 중에 지지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격차가 워낙 크기에 단일화의 유혹을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 3일 권민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정의당과 민중당에 3자가 한번에 단일화 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물론 쉽게 결렬되기도 하는 단일화 협상 특성상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범 여권 진영에서는 단일화를 하면 승리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즉, 범여권만 단일화 된다면 의석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가정은 사실일까?
 
역대 창원 을 - 창원 성산 국회의원 선거 결과
 역대 창원 을 - 창원 성산 국회의원 선거 결과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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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는 선거 승리를 약속해주지 않는다

단순히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단일화가 정답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경남 창원 성산(18대 총선 이전 지역구 명칭은 '창원을')에서의 16대 총선, 19대 총선의 경우 단일화가 진행되지 않았기에 패배한 것처럼 보인다. 해당 선거에서 진보정당과 민주당이 단일화를 했다면 지지율 단순 합산 결과 보수정당 지지율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원 성산 지역구에서 17대 총선, 18대 총선에서 민주-진보 진영 간의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승리했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심지어 17대 총선 선거 결과는 약 50%의 득표율로 진보정당 후보가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선거 결과를 보다 자세히 놓고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인해 진보-민주 진영이 아주 유리했던 17대 총선에서 민주-진보 진영은 단일화 없이 창원 성산에서 승리했다. 반대로 2007년 17대 대선에서 보수정당의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큰 격차로 승리한 지 반년도 안 되어 실시되었기에 민주-진보진영에게 아주 불리한 선거였던 18대 총선에서도 민주-진보진영은 단일화 없이 선거에서 승리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행복한 정치 프로포즈 <진보의 합창> 3차 국민제안 기자회견'에서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행복한 정치 프로포즈 <진보의 합창> 3차 국민제안 기자회견"에서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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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승리의 또다른 축, 정책과 인물

창원 성산의 경우 단일화가 선거승리의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다. 또 다른 필요조건들이 모여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범 여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필요조건으로서의 '인물'과 '정책'도 고려가 되어야 한다.

실제로 창원 성산에서 진보진영이 승리한 건 진보 진영의 상징적인 인물들이며 전국적 인지도를 가졌던 권영길, 고 노회찬 전 의원이 나섰을 때다. 실제로 대중적 선거의 경우 지역적 특성이나 후보 단일화 문제 역시 중요하지만, 인물 변수 역시 만만치 않게 작용한다. 권영길, 고 노회찬 전 의원의 경우 개인 후보로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승리했다고 본다.

또한 현재 경남권 시민들이 어떤 바람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 현재 경남권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공업 불황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도 나와야 한다.

이번 창원 성산 재보궐 선거는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모든 정당들에게 매우 중요한 선거이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의 경우 각자의 전략을 가지고 단독으로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범 여권의 경우 단일화를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과연 단일화만으로 선거에서 무조건 승리할 수 있을까. 단일화만 된다면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태그:#4.3 재보궐, #창원성산, #노회찬, #단일화, #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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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수료. 현직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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