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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자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지난 2월 18일 협회장으로 취임, 앞으로 2년 동안 협회를 이끈다.
 전영자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지난 2월 18일 협회장으로 취임, 앞으로 2년 동안 협회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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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이오? 남겨놓지 않고 그때그때 해요. 생각하면 바로 행동이 따르는 편이거든요. 개인적으로 큰 욕심은 없고요. 전남문화관광해설사로서 재밌게 일하고, 일상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으려고 합니다. 다만 저의 표정과 말투가 외지인들에게는 우리 지역의 이미지가 될 수 있기에, 늘 밝고 환하게 맞으려고 하죠."

전영자(54)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의 얘기다.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던 전 회장은 곧 정색을 하며 협회장으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섬과 숲, 사찰과 정원, 근대문화 등 전남의 특색 있는 자원을 널리 알려서 여행객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문화관광해설사는 지역에 살면서 여행객들에게 문화관광 자원의 속살을 보여준다. 생활문화사는 물론 그 속에 담긴 의미까지도 흥미진진하게 풀어준다. 언제라도 여행객들을 환하게, 친절하게 맞이한다. '민간외교관'으로 불린다. 하여,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은 전라남도의 '민간 외교부장관'으로 불러도 괜찮겠다.

전남문화관광해설사는 현재 외국어 해설사 63명을 포함해 모두 348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월 18일 협회장으로 취임한 전 회장은 앞으로 2년 동안 협회를 이끈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동료들 사이에서 '럭비공'으로 불리는 전 회장이다. 그만큼 생각과 활동의 폭이 크고 넓고 깊다. 전 회장을 지난 2월 24일 만났다. 
 
전남문화관광해설사들. 지난 2월 18일 전영자 회장 취임식이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전남문화관광해설사들. 지난 2월 18일 전영자 회장 취임식이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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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전영자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동료들 사이에서 ‘럭비공’으로 불린다.
 환하게 웃는 전영자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동료들 사이에서 ‘럭비공’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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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먼저 재밌어야죠. 제가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고요. 제가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서 얘기하면, 그만큼 쉽게 설명이 되겠죠. 저도 즐겁고, 여행객들도 감칠맛을 느낄 것이고요. 그러면 여행객들이 저와 함께 호흡을 하며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겠지요."

여행객을 대하는 그녀만의 해설 방식이다. 여행객들의 마음을 열어주려면, 해설사가 제대로 알아야 하고 자신감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객들의 마음이 열리면 보일 것이고, 보이면 알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논리다. 그가 문화관광해설사의 길로 들어선 이유이기도 하다.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서의 전영자 회장. 평소 전 회장은 목포에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해설을 하고 있다.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서의 전영자 회장. 평소 전 회장은 목포에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해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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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거쳐 캐나다 캘거리에서 유학하던 2005년이었어요. 목포에서 7년을 살다 왔다는 캐나다 여성을 만났는데, 목포의 후미진 뒷골목 얘기만 하더라고요. 목포의 근대 문화유산은커녕 아름다운 바다와 영산강, 유달산 얘기는 한 마디도 안하고요. 명색이 목포는 항구인데, 먹거리도 푸짐하고요."

속이 많이 상한 그는 2006년 10월 귀국하자마자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을 받았다. 외국인들에게 지역을 소개할 생각으로 영어해설사로 등록을 했다. 하지만 목포를 찾는 외국인이 많지 않았다. 지역에 사는 주민들도 지역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 연달아 한국어 해설사 교육을 받았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문화관광해설사의 길로 이끌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전 회장은 신안 하의도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초·중학교를 다녔다. 지금은 시인으로 활동하며 문학동호회를, 서예와 한국화 작업을 하며 서화를 알리는 단체도 이끌고 있다. 
 
전영자 회장이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협회를 함께 이끌어 갈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 새 집행부와 함께, 지난 2월 24일이다.
 전영자 회장이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협회를 함께 이끌어 갈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 새 집행부와 함께, 지난 2월 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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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자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과 이평기 사무국장. 이 사무국장은 '럭비공' 전 회장을 잘 보좌하며 협회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전영자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과 이평기 사무국장. 이 사무국장은 "럭비공" 전 회장을 잘 보좌하며 협회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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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해설을 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지금도 만나고 있고요. 그 분들이 저의 해설을 듣고 '지역을 제대로 알게 됐다'며 흡족해 할 때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나중에 그 분들이 다시 찾아오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고요."

전 회장이 느끼는 문화관광해설사로서의 보람이다. 이럴 때면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설명을 해도 피곤한 줄 모른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개최, 목포 근대역사문화 골목 스토리텔링에 힘을 보탠 것도 큰 보람이었다.

반면 아무런 계획없이 무작정 돌아다니면서 '볼 것이 없다'라고 투덜대는 여행객을 볼 때면 마음이 무척 상한다. 해설사로서의 할 일이 아직도 많이 있다는 걸 실감하는 때이기도 하다.

"전남의 숲과 정원, 그림, 섬 등을 주제로 한 광역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해설시나리오 책자로 펴내려고 합니다. 전남을 찾는 여행객은 물론 후배 해설사들이 해설교과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대로 만들려고요. 협회의 사무공간도 따로 마련해야 하고요. 할 일이 많네요."

전 회장이 임기 동안 하려는 일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해설사들의 의견을 모아 자치단체에 전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모든 문제가 그렇지만, 특히 관광의 문제와 답은 늘 현장에 있기에.
  
전영자 회장은 늘 밝고 환하게 웃는다. 자신의 얼굴이 곧 지역의 이미지로 연결된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2월 24일 인터뷰 도중이다.
 전영자 회장은 늘 밝고 환하게 웃는다. 자신의 얼굴이 곧 지역의 이미지로 연결된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2월 24일 인터뷰 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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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새뜸에도 실립니다.


태그:#전영자, #문화관광해설사, #이평기, #럭비공, #전남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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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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