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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건축의 성지, 발렌시아

고태규의 유럽 자동차 집시여행
19.02.23 10:1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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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째: 3월 29일 (금) 흐리고 비오는 날이다
 
현대 건축의 성지, 발렌시아
 
아침 9시 반에 왕궁에 가려다 비가 내려 포기하고, 바로 바르셀로나로 이동했다. 약 710킬로를 달려 오후 5시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긴 주행거리다.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길은 북동쪽에 자리 잡은 자라고사를 경유하는 길(약 620킬로)과 남동쪽에 자리 잡은 발렌시아를 경유하는 길이 있다. 마드리드에서 발렌시아까지는 내륙지방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주행하는 길이고, 발렌시아부터 바르셀로나까지는 해안선을 따라 동북쪽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다. 해안도로가 그리 아름답지는 않았다.
 
발렌시아와 바르셀로나의 중간에 지중해 쪽으로 마요르카섬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애국가를 작곡한 친일파 안익태 선생 생가가 있는 곳이고, 미로가 말년을 보내기 위해 1956년에 이 섬에 들어왔으며, 그 전에는 1838년에 쇼팽이 결핵 요양차 머물렀던 곳이다. 쇼팽은 그때 6살 연상이었던 프랑스 여류작가 조르쥬 상드와 동거 중이었는데,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이 섬에 들어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팔마에서 북쪽으로 18킬로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살았는데, 마을 사람들에게 폐병 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데모사의 까르뚜하수도원으로 쫒겨나게 된다.
 
쇼팽은 이 수도원에서 <빗방울>을 작곡했다. 어느 비 내리는 날 조르주 상드는 식품을 사기 위해 마을로 내려갔다. 아무리 기다려도 연인은 오지 않고, 그녀를 가다리다 지친 쇼팽은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서 그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그러나 습도가 높은 이 섬의 기후는 쇼팽의 건강을 악화시켰고, 불같은 성격의 상드와 내성적인 성격의 쇼팽의 사랑은 7년 만에 끝나고 말았다. 이 섬에는 쇼팽의 흔적 때문에 꼭 가보고 싶었으나, 우리는 일정상 이 섬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우리는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유명한 건축가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현대적이고 세련된 첨단 건축물이 모여 있는 과학예술종합단지를 보기 위해 발렌시아를 경유했다. 주차장을 찾지 못해 한참이나 헤매다가 차로 이 종합단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정말 개성 있고 볼만한 건물이 많았다. 대규모 수족관, 과학박물관, 아이맥스 상영관, 종합 예술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전 세계 건축학도들의 성지란다. 저렇게 특이한 디자인을 한 건축가와 그런 건축가를 받아주는 이 도시 사람들의 깊은 안목이 부러웠다. 역시 스페인 사람다운 열린 마음이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호텔을 찾다가 너무 비싸서 포기하고, 한인 민박으로 가기로 했다. 집 앞에 주차를 하면 견인한다고 해서, 100미터쯤 떨어진 도로가에 있는 주차장(파란선)에 주차했다. 오늘 내일은 주말이라서 무료란다. 아무튼 한인 민박은 주차 때문에 좀 골치가 아프다.
 
*주행 및 숙박 내역
 
주행 경로: A7/E901-A7-AP7/E15
주행코스: 마드리드-바르셀로나
주행거리: 710KM
주행시간: 7시간 반
도로유형: 고속/유료
숙박(유로): 구엘민박(60)
주차장(유로): 노상/유료
아침식사: 포함
인터넷: 가능/무료
 
 
 

태그:#발렌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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