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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남북해외 민간공동행사가 지난 12일~13일 금강산에서 열렸다. 지난 2018년 세 차례에 걸쳐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됐다. 그리고 올해 북측 신년사에선 금강산관광 재개가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 당국 간 청신호는 아직 켜지지 않았다. 이에 6.15남측위를 비롯한 종단 민화협 시민단체 등은 추진위를 구성하여 '새해맞이 연대모임'을 진행했다.

250명이 넘는 대규모 금강산 방문으로 참가자들의 얼굴엔 설렘이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동해선 남북출입국사무소 앞에서 통일부의 방송 장비와 노트북 등의 반입이 가로막혔다. 대북 제재에 따른 불허였는데, 남북 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아무리 대북 제재라고 해도 취재를 위한 방송 장비를 불허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참가자들은 씁쓸함을 넘어 도를 넘는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 분노감을 느끼기도 했다. 민간 차원의 공동행사까지 미국의 허락을 받으며 일희일비해야 하는 건지, 통일부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새어 나왔다. 하지만 예정된 행사까지 막을 수는 없는 일. 참가자들은 민족의 명산 금강산을 향하여 이동했고, 드디어 '금강산 국제관광특구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붉은색 환영 문구를 마주했다.
 
 2008년 7년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된지 11년 만에 금강산을 방문했다 ‘천하절승 금강산’이라는 표지판 뒤로 눈덮인 금강산이 보인다.
 2008년 7년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된지 11년 만에 금강산을 방문했다 ‘천하절승 금강산’이라는 표지판 뒤로 눈덮인 금강산이 보인다.
ⓒ 박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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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어느새 11년의 세월이 흘러 활기 넘치던 건물들의 색이 바랬다. '새해맞이 연대모임'이 진행된 문화회관은 그간 굳게 닫혀 있어 묵은 냄새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사면팔방 하얗게 눈덮인 금강산은 한폭의 그림처럼 빼어남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 얼마나 많은 남녘 동포들이 오고 싶어 하는 금강산이랴! 

오후 4시부터는 남북해외 대표자 500여 명이 모여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새해맞이 연대모임'을 시작했다. 남북해외 대표가 연설을 통해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각계의 결의를 모았으며, 남북 사이의 교류와 협력을 전면적으로 활성화하여 민족의 공동번영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것을 결의했다. 그리고 4.27부터 9.19까지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활동기간'으로 정하여 적극적인 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하였다.

이번 행사에선 각계각층의 인사가 참가한 만큼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때문에 행사 시간이 다소 지연되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년의 세월이 간단치 않았듯, 새롭게 연대하고 소통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느꼈다. 전민족 호소문에는 새로운 통일 이정표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해야만 남북 관계를 전면개선하고 평화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공통된 결의를 고스란히 담았다. 

13일 해금강 해맞이 행사는 추운 겨울임에도 포근한 날씨 속에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북녘땅에서 보는 새해 첫 일출을 보며, 환희와 감동 속에 새해 소망을 다짐했다.

남북 평화에 대한 체감 온도가 아직 '덜' 뜨거운 이유
 
 6.15지역본부 대표단들이 13일 해금강에서 진행된 해맞이 행사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6.15지역본부 대표단들이 13일 해금강에서 진행된 해맞이 행사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 박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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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여성과 노동 시민, 민화협, 종교 청년학생의 부문별 상봉이 진행된 데 이어, 13일 오전에는 지역과 농민 교육자 상봉이 이루어졌다. 지역상봉 모임에 앞서 별도의 지자체 관계자 상봉이 오전 9시20분부터 40여분 간 진행되었다. 

북측 민화협 양철식 부의장과 진행한 지자체 간담회에는 대전광역시 부산광역시 강원도 창원시 완주군 등의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향후 지자체 교류를 위한 다양한 사업 제안과 대담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를 상대할 북측 담당 부서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는데, 당분간 북측 민화협이 담당할 것임을 북측이 확인해줬다. 각 지자체들은 구체적인 사업 제안을 북측에 전달해 놓은 상황이다.

연이어 약 1시간 동안 진행한 15개 광역시도 지역본부 대표자와 집행책임자들과의 상봉모임에서도 지역별로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 제안이 나왔다. 특히 지난 2018년 11월 심양에서 진행된 6.15남측위 실무협의를 통해 제안했던 평양토론회와 백두산기행,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 북측예술단 권역별 순회공연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북측 양철식 민화협 부회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대북제재를 뛰어넘지 못하면 전면적인 남북교류협력 어렵다"고 답변했다. 지역 상봉모임에서는 판문점선언 이행의 걸림돌들을 제거하기 위해 지역본부의 역할과 활동을 높여나가기 위한 토론이 진행됐다.
 
  6.15북측위원회, 북측 민화협 대표단과 6.15지역본부 대표단들이 지역 상봉모임 후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6.15북측위원회, 북측 민화협 대표단과 6.15지역본부 대표단들이 지역 상봉모임 후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박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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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새로운 시대는 시작됐다. 하지만 그 체감온도가 높지 않은 건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부둥켜 안은 남북 두정상의 팔과 가슴의 뜨거운 온도를 강제로 조절하려는 미국의 대북 제재와 간섭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새해맞이 연대모임을 통해 평화번영과 통일시대를 열어내기 위한 또 하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웃지 못할 헤프닝도 있었다. 참가자 중 한사람이 호기심에 평양으로 시작되는 북측 차량번호 사진을 찍자, 북측 군 관계자가 이를 압수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 참가자는 무척 당황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차량번호 사진을 제외한 다른 사진들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금강산 온정지구가 군사구역임을 간과한 행동이다.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없어 11년 전 낡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참가한 참가자들은 들뜬 마음에 이곳저곳을 사진에 담으려 했다. 하지만 11년간 금강산관광이 멈춰있 듯,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이 종식되지 못한 상황임을 실감했다. 아마도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가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약속을 지킬 때, 금강산에서의 긴장감도 봄눈 녹듯 녹아내릴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박희인씨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집행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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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