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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고 김복동 할머니 빈소 조문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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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진정어린 사과를 받지 못하고 끝내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문재인 대통령이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았다. 헌화 뒤 두 차례 절을 하고 반배한 문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김 할머니의 영정을 잠시 응시했다. 문 대통령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등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 상임장례위원장들과 약 2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조객록에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라고 남겼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기도 했다.

"김복동 할머니께서 어제 영면하셨습니다. 흰 저고리를 입고 뭉게구름 가득한 열네 살 고향 언덕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1993년 할머니의 유엔 인권위 위안부 피해 공개 증언으로 감춰진 역사가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진실을 마주하기 위한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피해자로 머물지 않았고 일제 만행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 바로잡기에 앞장섰습니다. 조선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다른 나라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연대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는 일에 여생을 다하셨습니다.

지난해 병실에서 뵈었을 때, 여전히 의지가 꺾이지 않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습니다.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 스물 세분을 위해 도리를 다하겠습니다.

할머니, 편히 쉬십시오."


외교부 '피해자 중심 해법 논의 국제회의' 등 여론전 추진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광복절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김 할머니와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된 뒤인 2017년 8월 독립유공자 및 유족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 김복동 할머니를 초청했다. 2018년 1월 김복동 할머니가 입원했을 당시 문병을 한 문 대통령은 2015년 한일위안부 합의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문 대통령에 이어 김 할머니를 문병했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30일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문병 당시 김 할머니는 '2015 한일 위안부합의에 따른 일본 정부의 돈 100억 엔을 돌려주라'고 강 장관에 요구했다. 정부는 2018년 11월 한일 합의에 따라 설립됐던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결정, 지난 21일자로 설립을 취소했다.

강 장관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시 성폭력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피해자 중심의 해법을 모색하는 국제회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의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국제 사회의 여론을 조성하는 작업이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심대한 고통을 받으신 김복동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태그:#김복동, #문재인, #위안부, #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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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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