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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비행기 전통으로 내 옆사람을 인터뷰하는 것이 있다"

여행 이틀째 일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한 말이다. 내 옆사람은 추첨을 통해 결정되었는데, 바로 우리 꿈틀비행기 12호의 최고령 참가자이신 이찬교 전경북교육감 후보로 나오신 분이다.

오연호 대표는 첫날부터 이분을 "경북교육감이 되셨어야 했는데, 아깝게 떨어진 분"이라고 여러 번 그렇게 소개하여 웃음을 자아내곤 했다.

인터뷰가 있는 날 아침, 마지막으로 나와 표를 받게 되었는데 2번이었다. 버스에 올라타니 이찬교 선생님께서 "여기"라고 하셨다.

경북 교육감후보였다고 해서, 생각해보니 신평 교수님이 생각이 났다. 교수님께서 지난 교육감선거에서 다른 후보와 단일화했던 기억이 있어 말씀드렸더니, 이찬교 선생님께서도 "신평 교수와 잘 아는 사이"라고 하신다.

이찬교 선생님은 "국어교사를 36년간 하다가, 1년 6개월 전에 교육감 출마 때문에 퇴직을 했다. 경북이 보수적이라서 바꾸기 위해 출마하였으나 워낙 보수적이라서 쉽지 않았다"고 한다.
 
전 경북교육감후보에서 아깝게 낙선한 이찬교 선생님이 꿈틀비행기12호의 최고령자로서 꿈틀비행기 수료증을 수여하고 있다(오른쪽) 왼쪽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전 경북교육감후보에서 아깝게 낙선한 이찬교 선생님이 꿈틀비행기12호의 최고령자로서 꿈틀비행기 수료증을 수여하고 있다(오른쪽) 왼쪽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 강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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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교 선생님은 "우리나라는 아직도 교육 자체를 먹고 살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앞으로는 행복을 위한 교육이 되어야 한다"면서 "진보교육감후보로서 지역학교를 행복을 위한 교육을 하자고 했었다"고 한다.

이찬교 선생님은 "우리나라는 먹고 살기 위한 일과 좋아하는 일이 따로 있는 구조인데 반해, 덴마크는 행복한 사회를 위한 노력,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교육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가능하지 않겠나"고 한다.

이찬교 선생님은 "교육감 선거를 하면서 많은 학부모를 만났지만, 요새는 예전처럼 우리 아이가 공부잘해서 좋은 대학 가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 요새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를 행복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모들이 꽤 있더라"고 전했다.

다음은 필자와의 문답

- 경북사람들은 아직도 많이 보수적인가요?
"그렇다. 경북에서는 홍준표의 막말에 속이 시원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데, 정치적 성향은 부모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더라. 전국에 경북, 대구, 대전 딱 3군데만 보수교육감이 당선됐다."

- 다시 선거에 나가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돈도 너무 많이 들고, 솔직히 모르겠다. 선거를 나가면 모든 사람들에게 을의 위치가 된다. 나를 안 찍을 것이 뻔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를 어디 가서 비방하게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정치인들 욕을 많이 하지만, 그 사람들은 그 사람 나름의 가치관을 가지고 정말 최선을 다하고 삶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더라."

- 교육감 선거에 돈이 많이 드나요?
"경북교육감 선거 같은 경우 광역이기 때문에 도지사선거만큼 돈이 든다. 선거 나가는데 15억 원이 든다. 일정득표수 이상 하게 되면 물론 보존이 되지만, 90%밖에 안된다. 그 외에도 나가는 돈이 있어서, 2억 원에서 3억 원 정도 썼다."

이찬교 선생님은 필자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 제일 무서운 당이 뭔지 아나?
"모르겠어요."

- 경로당이 가장 무서운 당이더라. 청년들이 많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시민단체가 고령화되어있다. 나이 50먹은 사람들이 아직도 실무적인 일을 하고 있다. 청년의 생각이 정치에 반영이 안 되는 이유다. 청년들이 시민단체에도 참여를 하고 해야하는데 안 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정치 참여에 소홀히 하면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라던지, 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인 공정성과 정의 등이 훼손되는 위험한 사회로 갈 수가 있다.

최고령의 나이에 꿈틀비행기에 혼자 참여하신 이찬교 선생님. 외로웠을지도 모르는데, 끝까지 품위있는 모습을 보여주신 이찬교 선생님, 그 외에도 많은 선생님들이 품위를 잃지 않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다.

필자는 학창시절 언제나 반항적이었고, 필자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교사가 학생을 때리는 것이라던가 촌지를 주고받는 것 등 온갖 비위와 비민주적인 일들이 가장 깨끗해야할 학교 내에서 마치 당연시 되던 시대라서, 필자의 기억에 교사라는 직업은 정말 머리를 젓게 만드는 노답직업이었다.

하지만 이찬교 선생님 같은 어떤 순간에도 품위를 잃지 않는 멋진 선생님을 보면서, 그리고 다른 멋진 교사분들과 섞여 지내면서 교사라는 직업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태그:#꿈틀비행기, #이찬교, #경북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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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석사]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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