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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광화문에서 분신을 시도한 개인택시기사 임아무개(64)씨가 사망한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 카풀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농성장에서 긴급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 수원 개인택시조합 소속인 임씨는 평소 카풀 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후 광화문에서 분신을 시도한 개인택시기사 임아무개(64)씨가 사망한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 카풀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농성장에서 긴급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 수원 개인택시조합 소속인 임씨는 평소 카풀 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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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영업에 반대하는 택시 기사들의 잇따른 분신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오후 6시쯤 서울 광화문에서 분신을 시도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개인택시 기사 임아무개(64)씨가 10일 오전 5시 50분쯤 숨졌다. 지난달 10일 개인택시 기사 최아무개(57)씨가 국회 앞에서 분신해 숨진 지 정확히 한 달 만이다.

택시 기사의 잇따른 죽음에 택시업계는 침통한 분위기다.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 '카풀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 농성 천막에선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비롯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4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앞으로 대책과 장례 일정 등을 논의했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2시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씨 사망에 대한 입장과 장례 일정, 임씨가 남긴 마지막 육성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자회견 후에는 청와대 앞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

임씨는 전날 분신 시도를 앞두고 각각 가족과 동료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담은 녹음기 2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동료들에게 남긴 4~5분 분량의 녹음 내용에는 카풀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카카오에 대한 분노, 현 정권에 대한 문제 지적, 가족과 동료에게 남기는 당부 등이 담겼다고 밝혔다.

경기도 수원 개인택시조합 소속인 임씨는 평소 카풀 문제에 관심이 많아, 새벽녘에 여의도 농성장을 수차례 찾았고 카풀 반대 집회에도 적극 참여했다고 한다.

농성장을 찾아온 임씨를 3차례 만났다는 서울개인택시조합 소속 이아무개씨는 "3번째 만났을 때 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해 말린 적이 있다"면서 "어제도 오후 3시 30분쯤 임씨와 통화해 저녁에 농성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오후 5시 40분쯤 다시 전화가 걸려와 내게 모든 걸 맡긴다면서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평소 농성장을 찾는 이들 중에 임씨 같은 개인택시 기사들이 유독 많다"면서 "이들은 카풀 영업을 못 막은 데 분개하고 심지어 울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우석 전국민주택시노조 기획국장도 이날 "카풀 영업으로 법인택시보다 개인택시 기사들이 받는 충격이 훨씬 크다"면서 "카풀 영업에다 택시 시장 축소까지 겹쳐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한때 7500만~8000만 원 정도였던 서울 개인택시 면허 시세도 지금은 600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기 국장은 "개인택시 기사들이 노령화되면서 택시가 인생의 마지노선인 경우가 많은데 그것마저 무너지면서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고인이 치료받다 숨진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여의도 국회로 오는 도중 만난 한 개인택시 기사는 "두 기사의 죽음 이후 개인택시 기사들 사이엔 각자 1만 원씩이라도 걷어 유가족을 돕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면서 "카풀 문제가 해결 안 되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는데 우리라도 뭉쳐 남은 가족들을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우석 국장은 "잇따른 분신이 자칫 또 다른 희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오늘 기자회견문에도 택시 기사들에게 더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말기를 당부하는 내용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카풀반대, #카카오, #개인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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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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