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요즘처럼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 딱 어울리는 간식이 있다. 따뜻한 온기로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만두'가 그 주인공이다. 찬바람이 세게 불던 지난 7일,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의 '손만두' 가게에서 35년째 만두장사를 하고 있는 신용수(55)씨를 만나 '만두의 인기 비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네, 여보세요. 고기만두랑 김치만두 반반 섞어서요? 10분 있다가 오세요."

전곡 시장 골목 한 켠에 자리 잡은 가게에선 손님들의 주문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병원에 계신 어머니가 이 집 만두가 먹고 싶다고 하셔서 사러 왔어요"라며 자주 생각나는 맛이라는 한 손님부터 "손 만두인데 6개에 4500원이면 싸고 맛있네요. 직접 만드는 걸 눈으로 보니 믿음이 가네요"라고 말하는 손님까지. 이 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남기며 만두를 사간다.
 
12월 7일 신용수씨가 만두를 빚고 있다.
▲ 12월 7일 신용수씨가 만두를 빚고 있다. 12월 7일 신용수씨가 만두를 빚고 있다.
ⓒ 정지원

관련사진보기

 
만두의 인기 비결에 대해 묻자 신씨는 "제 몸이 편하면 손님은 오지 않아요"라며 인터뷰를 시작한다. 그는 "제 몸이 고달파야 손님이 온다고 생각해요. 남들의 손이 10번 움직일 때 저는 20번, 30번 움직여 정성을 쏟죠"라고 설명한다. "가게가 외진 골목 안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입소문으로 올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그만큼 정성을 쏟지 않으면 안돼요"라고 덧붙인다.

신씨의 만두는 만두피가 속이 투명하게 비칠 정도로 얇지만 잘 터지지 않는다. 만둣국을 끓여도 터지지 않고 모양이 그대로 유지된다. 만두피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 그는 "예전엔 만두피를 직접 만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공장에서 큰 기계로 압축식으로 만두피가 나오는데 가게에서 손으로 만드는 것보다 더 맛있어요. 그래서 만두피만은 공장에서 직접 가져와서 사용하죠"라고 말한다.

그의 돼지고기 만두에선 고기의 잡내가 나지 않는다. 돼지고기 잡내 잡는 방법이 궁금해졌다. 신씨는 "돼지고기 잡내 같은 경우는 돼지가 안 좋은 것이 들어올 수도 있어요. 고기를 갖다 주는 업자도 자신을 못하죠"라고 설명한다. "수퇘지나 병든 돼지한테 주사 놓고 바로 도축을 해버리면 냄새가 나기도 해요. 요즘은 그런 게 별로 없지만요"라고 덧붙인다. 그는 "되도록이면 핏물을 많이 빼고 후추나 생강, 콩가루, 들깨가루를 넣어서 잡내를 잡을 수 있어요"라고 비법을 알려준다.

"만두를 한 시간에 250개 정도 만들 수 있다"는 신용수씨는 "만두를 하루에 천 개, 2천 개도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여기는 아주머니하고 저하고 둘이 장사를 하니까 설거지도 해야 되고 만두도 만들어야 돼서 그렇게까지는 안 만들어요"라고 말한다. "할 일이 많아서 하루에 천 개 정도를 소화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만두만 만든다면 하루에 2천 개도 만들 수 있죠"라고 설명한다. 하루 만두 판매량에 대해선 "하루에 700~800개 정도 팔아요. 많이 팔릴 때는 천 개씩도 팔리는데 그런 건 가끔 있는 경우죠"라고 말해준다.

날씨가 추워졌는데 더울 때보다 손님이 많이 오는지에 대해 그는 "여름보다 겨울 매상이 훨씬 적어요"라고 대답한다. "추운 겨울에는 만두만 봤을 때 만두가 더 잘 팔리죠. 그런데 우리는 여름에 콩국수랑 냉면도 팔기 때문에 매상은 여름이 훨씬 좋아요. 거의 30~40% 정도 차이가 납니다"라고 설명해준다.

인터뷰 중에도 그의 만두를 사기위해 주문전화와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중 어느 것이 더 인기가 많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씨는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기만두를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제가 맨 처음에 형님을 따라 만두장사를 시작했는데 그땐 고기만두가 70%, 김치만두가 30%였어요"라고 말해준다. "요즘은 고기가 55%, 김치가 45% 정도로 올라갔어요. 김치만두를 먹어보고 맛있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죠"라고 설명을 더한다.

신씨의 만두는 다른 만두와는 다른 점이 있다. 똑같은 반달 모양이지만 중간 중간 주름이 잡혀있다.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무엇이던지 빠르고 예쁘게 만두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이렇게 모양을 내서 안 만들었는데 하다 보니 제가 모양을 개발해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만둣국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사람들이 만두 국물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만둣국에 정성을 많이 쏟아요. 양지 소고기와 사골, 잡뼈를 2~3일 푹 고아서 간장으로 간을 하고, 조미료를 안 넣는 대신 대추를 부셔서 천연 단맛을 내죠. 마지막에 고추씨를 넣어서 개운한 맛을 더해요"라며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인터뷰 실습' 결과물로,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에서 운영하는 한림미디어 에도 보도됩니다.


태그:#만두, #손만두, #장안동맛집, #청와대손만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