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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참 예쁜 학교가 있다. 무슨 초등학교, 무슨 중·고등학교가 아니다. '꿈의학교'란다. 꿈의 학교 하니 이곳에선 무슨 무릉도원처럼 근심 걱정 없이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학교 같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것을 가상의 소설로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책의 제목만 봐선 말이다.
 
 <날아라 꿈의 학교>
 <날아라 꿈의 학교>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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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꿈의학교'란 어떤 학교일까? 한 마디로 학교는 학교인데 학교가 아니다. 학교 밖의 학교다. 꿈의 학교는 정규교육과정 속에 있는 일반학교가 아니다.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바탕으로 마을주민과 학부모, 학생 때론 교사나 장학사도 참여하여 이루어진 학교다.

색다른 점은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방과 후나 주말, 방학을 이용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꿈을 찾아간다. 저자가 서문에 밝힌 다음 내용은 꿈의 학교가 어떻게 시작돼서 어떤 일을 하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해 2015년부터 문을 연 꿈의 학교는 이제 3년 차로 접어들었다. 2015년에 143개였던 꿈의학교는 2016년에 463개로 크게 늘었다. 뮤지컬, 오케스트라, 실용음악, 합창, 댄스, 공예, 만화, 애니메이션, 사진, 연극, 영화, 여행, 봉사활동, 골프. 수상스포츠. 승마, 자전거, 축구, 생태환경, 독서, 역사, 과학, 미디어, 자연탐구, 발명, 마을 축제, 의정 체험, 평화 실천 등 분야도 정말 다양하다. 학교 이름들은 저마다 끼와 개성이 넘친다. 대부분 아이들과 함께 지은 이름이다. 학습내용과 일정도 아이들과 함께 정하고 함께 진행한다."

아이들은 웃고 있다. 따분함보다는 활기참이 있다. 짜증보다는 웃음이 있고 열기가 있다. 일반적인 학교와 많이 다른 모습이다. 물론 학교에서도 아이들은 웃고 떠든다. 자기들끼리 먹고 마시고 서로 공유하는 이야길 나눌 때다. 주로 수업 시간이 아닌 쉬는 시간에 아이들의 웃음소릴 들을 수 있다. 그런데 꿈의학교에선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수업 시작종이 치고 교실에 들어갈 때까지 아이들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논다. 웃으며 수다 떨거나, 멍하니 앉아 있거나, 엎드려 자거나 한다. 일부는 핸드폰을 가지고 뭔가를 하고 있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에게 뭔가 동기를 주면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 이런 면에서 청소년 공연 전문가 꿈의학교 이기복 교장의 말은 의미가 있다 하겠다.

"자기가 쓸모없다고 느껴질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이런 아이들한테는 어떤 역할을 주어야 해요. 자기가 무언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남들이 그걸 인정해준다고 느끼는 순간, 삶이 바뀝니다."

'아이들한테는 어떤 역할을 주어야 한다'. 이게 어찌 아이들뿐이겠는가. 어른들도 집단에서 삶의 의미를 느낄 때가 어떤 역할을 즐겁게 할 때이다. 학교생활에 아무런 의욕이 없는 친구들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고, 무대 위에서 공연을 펼칠 때엔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생기가 넘치는 등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일시적이다. 하나의 행사로 끝나기 때문이다. 연속성 없이 단벌적인 행사로 끝날 때 아이들의 눈빛도 금세 사라진다. 행사가 끝나면 아이들의 생기어린 눈빛도 몸짓도 사라지고 서리 맞은 배춧잎처럼 축축 쳐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꿈의 학교에선 아이들이 기획하고 행하는 일들이 단발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지고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느끼고 있는지, 무엇에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찾게 된다.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스스로 체험을 통해 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교육에선 꿈의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 형태들이 가능할까? 현실적으론 어렵다. 하지만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서 꿈의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자유학기제의 목적이 문제풀이를 통한 정답 맞추기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문제해결력을 기르고 생각의 힘을 기르는데 있다는 점에서 목적이 '꿈의학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유학기제도가 정규교육과정 속에서 모든 학생의 자발적이 선택이 아니라 수업의 일종이다 보니 모두 자의 타의 상관없이 참여해야 한다는 점은 순전히 자발적인 꿈의학교와는 다르다.

꿈의 학교 하나만 더 보자. 이 학교는 엄마가 교장이고 아빠가 교사이다. 이름도 오만가지 즐거운 꿈의 학교다. 참 재미있는 학교 이름이다. 오만가지 하면 언뜻 떠오르는 게 '오만가지 인상'인데 이 학교는 오만가지나 되는 즐거움을 만들어 아이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뜻에서 만든 이름이다.

'오만가지 즐거운 꿈의 학교'는 군포 대야미에 있는 학교다. 이 학교의 프로그램은 꿈을 굴리는 자전거 교실, 야구 클럽, 나도 예술가, 숲속 생태교실, 꿈의 공작소 등 다른 학교에 비해 프로그램이 많다. 여타 꿈의학교에 비해 학생 수가 많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마을 공동체를 바탕으로 전문 강사와 학부모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는 게 특징이다. 특히 전문지식이 있는 학부모들이 교사로 참여하거나 학습 도우미로 참여하여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마을 공동체의 정신을 이어가는 학교, 마을 전체가 학교가 되어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모든 부모의 꿈은 하나다.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것, 그것 하나다. 그런데 그 행복이라는 열매를 따기 위한 과정은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성적만 올리는 것에 두고, 어떤 이는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 과정에 두기도 한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삶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정답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그러나 입시에 찌들어 하루하루 버텨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어느 누구도 행복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날아라 꿈의학교>는 무엇이 행복한 교육이고, 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지 한번쯤은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타인이 주는 지식이 아닌 스스로 꿈을 꾸고 계획하고 인생을 설계하는 배움의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주는 최소한의 어른들의 몫의 아닐까 싶다.

태그:#꿈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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