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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진소로이가 뭐지?
 
제14회 가와고에 토진소로이
 제14회 가와고에 토진소로이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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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진소로이(唐人揃い)는 한 마디로 조선통신사 가장행렬이다. 2005년 11월 제1회 축제가 시작돼 올해로 14회째를 맞는다. 현재는 '다문화공생, 국제교류'라는 부제가 붙어 선린우호와 평화공존 정신을 축제로 표현하고 있다. 토진소로이는 20여 개 단체 400명 이상이 참여해, 가와고에의 중요한 축제로 발전했다.

토진소로이 행사의 시원은 매년 10월에 열리는 가와고에 축제다. 그리고 가와고에 축제의 시원은 1648년 마츠다이라 노부츠나에 의해 시작된 히카와신사(氷川神社) 제례다. 처음에는 예대제(例大祭)로 시작해 산왕제(山王祭), 신전제(神田祭)로 확장됐다. 1655년에는 가와고에 혼마치의 큰 상인이었던 에노모토 야자에몬(榎本弥左衛門: 1626~1686)이 에도로 가서 조선통신사의 규모와 화려한 행렬에 감탄을 했다. 그리고 깃발, 의상, 악기, 마상재, 취타대 등을 자세히 기록해 그림으로 남겼다.
 
에노모토 야자에몬
 에노모토 야자에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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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고에로 돌아온 야자에몬은 히카와신사 제례시 조선통신사 가장행렬을 넣도록 했다. 1698년 사료인 <무사시 미요시노(武藏三芳野) 명승그림>에 보면 토진소로이와 류진소로이(龍神揃い)가 등장한다. 그러한 전통은 에도시대 말기인 1860년대까지 이어진다. 그것은 <가와고에 히카와 대명신 어제례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그림에 조선통신사 깃발과 통신사 가장행렬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이지시대 이르러 외교정책이 바뀌고, 조선침략이 행해지면서 조선통신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게 됐다. 히카와신사 제례행사 후 치러지는 신행제(神幸祭)가 발전한 가와고에 축제는 3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97년부터는 히카와 제례와 별개로 진행된다. 15~29개의 크고 호화로운 산거(山車)가 구라즈쿠리 건물이 가득한 거리를 위풍당당하게 지나간다. 산거는 바퀴가 네 개 달린 3층 형태의 수레다. 이들은 음악과 춤으로 흥을 돋우며 서로의 화려함과 솜씨 그리고 예술적 재능을 겨룬다.
 
구라즈쿠리 거리의 축제 행렬
 구라즈쿠리 거리의 축제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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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고에 축제는 사이타마현 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그리고 이때 사용하는 산거는 유형민속문화재로 등록돼 보존되고 있다. 이들 산거 중 두세 개 정도가 가와고에 축제회관에 전시돼 있다. 그곳에서는 가와고에 축제의 역사를 기록한 자료와 사진, 영상과 시청각 자료도 보고 감상할 수 있다. 또 시립박물관 민속전시실에는 산거의 제작방법이 순서대로 전시돼 있다.

팸플릿에 나타난 통신사현창회
 
가와고에 토진소로이 팜플렛
 가와고에 토진소로이 팜플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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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진소로이 팸플릿을 보니 황재하 조선시대통신사 현창회장의 인사말이 들어 있다. 이 글에 현창회가 가와고에 토진소로이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명분이 잘 나타나 있다. 마츠다이라가 통신사 선조들의 닛코 방문을 봉행한 은혜에 보답하고자 행사에 참가한다는 것. 그리고 이번 행사 참가가 두 번째라는 사실도 알리고 있다. 현창회는 이번 행사에 지난해보다 4배나 많은 인원을 참가시키고 있다.

"가와고에 토진소로이 행사의 성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우리는 조선시대통신사 자손회(후손회)라는 이름으로 행사에 참가한 바 있습니다. 400여 년 전 조선과 일본 양국은 영단을 내려 통신사를 파견하고 선린우호의 기초를 쌓았습니다. 이를 고려해 금년부터는 조선시대통신사 현창회로 이름을 바꿔 행사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1643년 통신사가 닛코 도쇼쿠를 방문할 때 가와고에 번주인 마츠다이라가 봉행을 맡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이번 행사에 흔쾌히 참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통신사 삼사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통신사 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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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선시대통신사 현창회는 퍼레이드에만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정사와 부사를 파견했다. 그리고 통신사 삼사와 현창회가 행렬의 앞부분 중심에 위치, 그 위상과 역할이 굉장히 높아졌다. 취타대, 어린이 통신사, 행렬보존회, 에노모토 다음으로 통신사 삼사가 가고, 그 뒤를 현창회가 따랐다. 현창회 뒤에는 조총련계 조선초중급학교 학생들이 조선의 무용을 선보이며 따라 왔다.

어떤 사람과 단체들이 참가했나?
 
퍼레이드 선두의 모습
 퍼레이드 선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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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고에 토진소로이를 주관하는 단체는 퍼레이드 실행위원회다. 에도 요시아키(江藤善章)가 회장이고 오가와 미츠루(小川滿)가 사무국장이다. 오가와 사무국장은 "한국과 일본은 이웃나라로, 싫다고 이사를 할 수도 없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상호교류하자"고 말한다. "싸움은 증오를 낳고 교류는 풍요로움을 낳기 때문에, 서로를 알아가며 이해하자"는 것이다.

이번에 처음 참가하는 단체로는 가와고에번 행렬보존회가 있다. 이들은 가와고에번 무사의 복장을 하고 통신사 일행을 선도한다. 이들은 10월에 닛코에서 벌어진 축제행사에서도 신교(神橋)에서부터 도쇼쿠까지 퍼레이드를 선도했다. 통신사 뒤로는 탄고단(誕古団)이 따른다. 풍년과 풍작을 기원하는 한국의 전통음악을 통해 일본과 한국, 일본과 조선의 우호를 원하는 재일동포와 한국인 그리고 일본인이 참여하는 풍물단이다.
 
사이타마 조선학교 학생들
 사이타마 조선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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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타마 조선초중급학교 학생들은 한복을 입고 참가한다. 이들은 재일동포 3, 4세로 사이타마시 오미야구(大宮區)에 있는 민족학교에 다닌다. 한복 차림에 머리를 꽃으로 장식하고 소고(小鼓)를 든 무용부 학생들이다. 21세기 조선통신사 우정걷기회는 서울에서 도쿄까지 걸으며 들고 갔던 조선통신사 깃발을 들고 참가했다. 눈에 익은 깃발이다. 이들 참가회원은 15명쯤 된다. 한일 민간교류와 협력을 위해 열성인 사람들이다.

그 뒤에는 태국 전통의상을 한 사이타마 태국인 미소클럽 회원들이 따른다. 그 뒤에는 일본과 조선의 우호와 평화 그리고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일조협회 회원들이 따른다. 그 다음은 가톨릭 사이타마 서부유지회(有志の會)가 따른다. 이들은 세계가 모두 형제고 이웃이고 친구라고 생각해 일본의 무용과 합창을 보여줄 계획이다. 그 다음은 밸리댄스 그룹이다. 그 다음은 베트남 전통복장을 한 단체가 따른다.
 
사물놀이 악대
 사물놀이 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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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20개도 넘는 단체들이 가와고에 토진소로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그 외에도 렌케이지 광장에서는 회화전시도 열리고, 춤과 노래로 이뤄진 공연도 열렸다. 특히 장구 가락에 맞춰 춤을 추는 예인들이 인상적이다. 행사 후원은 가와고에시, 교육위원회, 상공회의소, 관광협회가 하고 있다. 시에서는 경제적인 지원을, 관광협회에서는 행사진행을 지원하고 있다.

행사일정은 어떻게 되나?
 
선두를 이끄는 취타대
 선두를 이끄는 취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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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낮 12시에 시작돼 오후 3시 30분에 끝난다. 12시부터 20분간은 오야마(小山)씨의 사회로 렌케이지 광장에서 개회식이 진행된다. 개회식은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참가단체와 내빈을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12시 20분부터 10분간은 퍼레이드 출발 준비시간이다. 렌케이지 정문 앞 도로에 선두가 서고, 그 뒤로 렌자쿠초(蓮雀町) 교차로까지 대열이 늘어선다.

12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는 구라즈쿠리로 이루어진 전통기옥 일번가를 따라 퍼레이드가 이뤄진다. 북쪽의 후타노츠지(札の辻)까지 걸어간 행렬단은 그곳을 돌아서 우호행사가 열리는 가지마치(鍛冶町) 히로바 광장까지 간다. 그곳에서 낮 1시 20분부터 35분까지 15분 동안 통신사와 에노모토간의 우호서신 교환이 이뤄진다. 그동안 거리에서는 춤과 노래로 이 행사를 축하한다. 행사 후 퍼레이드는 2시까지 렌케이지로 이동한다.
 
칼춤
 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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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부터 3시까지는 렌케이지 광장에서 축하공연 및 교류행사가 열린다. 축하공연은 행사에 참가한 단체가 연희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행해진다. 풍물패의 농악공연도 있고, 밸리댄스도 있고, 칼춤도 있다. 축제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행사도 있다. 그리고 오후 3시부터 폐회식이 진행된다. 그러므로 행사는 오후 3시 30분이면 모두 끝나게 된다.

태그:#토진소로이, #통신사 가장행렬, #히카와신사 제례, #가와고에번 행렬보존회, #렌케이지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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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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