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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에 나경원 의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나경원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경쟁했던 김학용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 기사 대체 : 11일 오후 6시 10분 ]

친박(친박근혜)·잔류파가 승리했다.

나경원 의원(4선. 서울 동작을)이 11일 오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학용 의원(3선, 경기 안성)을 33표 차로 꺾고 당선됐다. 68표 대 35표로 압도적이었다.

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비박(비박근혜) 대표선수로 꼽혔으나,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 창당에 합류하지 않고 당에 남은 잔류파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친박 측의 지지를 받았다. 그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정용기 신임 정책위의장(재선, 대전 대덕)도 '친국민파'를 자임하고 있지만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영입 제안 등 친박계와 정치적 호흡을 맞춰왔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비박·복당파에 있어선 충격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이번 경선은 당 윤리위 규정에 따라 당원권이 정지된 9명을 제외한 의원 103명이 참여한 가운데 치러졌다. 구속 수감 상태인 최경환·이우현 의원과 복당파 권성동 의원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6명(원유철·홍문종·김재원·이현재·염동열·엄용수)이 모두 친박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나 의원은 압도적인 격차로 승리했다.

결국,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탄핵 정국 이후 위축됐던 친박·잔류파가 다시 당의 주도권을 회복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역대 원내대표 경선, 모두 권력구도 지각변동 예고편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나경원...정책위의장 정용기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나경원, 정용기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실제로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맞붙었던 2007년 대선 경선 이후 치열한 계파 대결 양상을 보였다. 또 그 결과에 따라 당의 주류와 비주류를 판가름하고 당내 권력구조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지표로 활용돼 왔다.

2011년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친이계에서 친박계로 권력 이동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당시 '비주류'였던 황우여 당시 원내대표 후보가 '주류' 안경률 후보를 26표 차로 꺾었다. 4.27 재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위기감 고조와 소장파·친박의 합작 덕택이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으로 연결됐다.

2015년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원내대표 경선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앞서 이한구(2012)·최경환(2013)·이완구(2014) 원내대표 체제는 친박을 중심으로 한 여권 권력구도를 재확인하는 결과였다. 그러나 2015년 원내대표 경선은 4년 만의 '비주류' 당선으로 변화됐다. 특히 당시 박근혜 청와대가 국무회의를 하루 연기하면서 국무위원을 겸하고 있던 의원들까지 투표에 참여하게 만들었지만 19표 차로 유승민 후보가 당선됐다. 상대는 친박 홍문종 의원을 정책위의장(러닝메이트)으로 택한 범 친박 이주영 의원이었다. 확연한 친박 퇴조 현상이었다.

이후 당청갈등도 본격화됐다. 박 전 대통령이 이후 유 의원을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는 등 다시 권력지형을 복구시키려 했지만 당내 갈등만 심화됐다. 2016년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권력구도 재편을 넘어 분당 사태를 이끈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엔 비박 대표선수로 나섰던 나경원 후보를 정우택 후보가 7표 차로 꺾고 원내대표로 당선되면서 '친박 버티기'가 성공했다. 비박을 중심으로 한 탈당 및 분당 시나리오가 가시화된 순간이었다.

이러한 역사와 비교하면,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 탄생은 지난 탄핵과 대선 이후 당을 주도했던 비박·복당파의 위축 혹은 강력한 반발을 예고하는 전조로 볼 수 있다. 특히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내년 초 전당대회가 당의 권력구도를 결정짓는 최종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 강조한 나경원 "지긋지긋한 계파 얘기 없어졌다" 
 
인사말 하는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나경원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 남소연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나경원 새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당선 소감을 통해 "(이번 경선 결과로) 정말 지긋지긋한 계파 이야기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우리가 하나로 가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폭주, 대한민국 헌법가치를 파괴하는 속도를 바꾸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하나로 뭉치자"고 호소했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우리 당이 더 이상 예전의 계파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미래를 선택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선거 표수 결과가 보여주는 것처럼 통합의 단초를 보여줬다고도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원내지도부 구성 방침에 대해서도 "우리 당의 모든 인사들을 정말 적재적소에 널리 쓰고, 탕평인사를 하려고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태그:#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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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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