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포장과의 전쟁… 소비자와 지구는 고전 중>

18.12.10 22:50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편의점에 들어가 각종 재화를 구매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사람들은 각 재화에 정해진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가격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하나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이 과자 한 봉지를 1000원에 샀을 때, 1000원이라는 가격에는 과자가 만들어지기 위한 원재료 값, 인건비, 포장비, 유통비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정작 과자 봉지를 뜯었을 때 내용물이 포장의 절반 정도 밖에 안 된다면?

소비자는 1000원 안에 필요이상으로 쓰여진 포장비, 다시 말해 소비자입장에서는 '쓰레기 값'으로 받아들여지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과대포장에 대한 소비자의 불쾌감은 과자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화장품, 명절선물, 택배 등 다양하다.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쉽게 체감하는 과대포장이 과자 과대포장이기에 이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왜 과자는 과대포장 되는가?
 
과자 비교 위 사진은 같은 이름의 과자를 비교한 것이다. 왼쪽은 수입과자점에서 구매했으며, 오른쪽은 편의점에서 구매햇다. 두 과자 모두 같은 1500원이라는 가격이었지만 육안으로 볼 수 있다시피 왼쪽의 과자는 14개, 오른쪽은 10개로 같은 가격의 동일한 과자이지만 양에서 극명한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 김유빈

과자에 대한 과대포장을 규제하자는 다양한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것으로 보아 과자 과대포장을 소비자 기만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과자 과대포장에 대한 규제는 이미 존재한다.

제과류의 경우 포장공간 비율이 전체 20%이하, 포장횟수는 2차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기업은 두 조건을 교묘하게 이용해 과대포장을 한다. 1차 포장공간 20%를 제외한 80%의 공간에서 2차 포장공간 20%가 발생한다. 즉 내용물 공간의 비율은 전체의 64%만 맞추면 법률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포장했다는 결론이 된다. 이러한 규제의 허점이 과대포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되는가?

과대포장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로, 기업이 법을 이용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환경 부분에서 문제가 된다. 내용물이 적은데 비해 포장이 과하면 소비자들이 배출하는 쓰레기 양은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은 아주 쉬운 논리이다.

옆의 사진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조사하며 한국과 외국의 과자의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실제로 해 본 것이다. 왼쪽과 오른쪽의 과자는 같은 A 과자 이다. 왼쪽은 해외 수입 과자점에서 판매되는 것이고, 오른쪽은 국내 어디에서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과자이다. 두 과자를 비교했을 때, 해외 판매의 경우 개수가 14개, 오른쪽의 경우 과자가 10개였다. 둘 다 같은 1500원의 가격이었지만, 가장 먼저 양이 차이 났다. 더불어 외국 과자의 경우 비닐로 1번 포장되어있는 반면, 한국 과자의 경우 종이 박스 안에 비닐로 포장되어 2중 포장되어 해외 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찾아 볼 수 있었다.

현대에는 위와 같은 과자 과대포장을 넘어서 다양한 재화의 과대포장이 문제시 된다. 특히 택배 포장의 경우 내용물을 포장하는 박스 이외에 운송과정에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완충재가 들어간다. 여기서 완충재로 주로 쓰이는 것은 에어캡(일명 뽁뽁이)으로, 비닐 재질이기 때문에 환경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
 
택배 포장에서 완충재는 꼭 비닐이어야 하는가?
설문조사 결과 위 그림은 자료조사와 더불어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의 결과의 일부이다.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쓰이는 완충재의 재질이 바뀌어도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 질문했을 때 약 81%의 응답자가 완충재 재질이 비닐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대답했다. ⓒ 김유빈

[설문조사 결과]는 1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이며, 대략 81%가량의 응답자가 완충재 재질이 비닐이 아니더라도 괜찮다고 하였다. 이와 맞물려 최근 재활용 가능한 종이 재질의 완충재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기업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운송업체의 자율적인 개선이다. (그림1)과 같은 소비자 반응과 종이 완충재 개발이 있어도, 운송업체가 값 싼 비닐재질의 완충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에 이를 친소비자 / 친환경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 결국은 모두의 숙제…
 과대포장이 개선되고, 택배 완충재가 친환경적 재질로 바뀌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의 선택에 달려있다. 하지만 기업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소비자'이다. 우선 관련 규제사항의 강화를 위해선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스스로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선 안 된다. 소비자들이 스스로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호소한다면, 정부는 이에 귀 기울여 규제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따라서 많은 수의 소비자들, 그리고 조직적인 시민단체들의 도움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기업의 자발적인 변화 역시 소비자의 영향에서 비롯된다 할 수 있다. 법률이 강화된다 한들 이를 어기거나, 교묘히 피해가는 기업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적정포장, 친환경적 포장에 대한 수요를 강력히 원한다면, 소비자의 의사를 파악하고 니즈를 충족시켜 매출을 올려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발적으로 소비자 의사에 따라오게 된다. 따라서 포장과의 전쟁을 종결 짓기 위해서는 기업, 정부, 시민단체, 그리고 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