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년마다 최저 온도를 경신하는 한국의 겨울에 온수매트는 냉장고와 같이 거의 필수적인 가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유명 교양프로그램에서 일부 온수 매트에서 라돈이 검출되었다고 보도한 이후, 온수매트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온수매트는 안전한지, 정당하게 환불이 되는지 등의 항의가 쏟아졌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시청 및 구청에서 주민들에게 라돈측정기를 무료로 대여해주기 시작하였고, 이를 빌리기 위해 구청 마다 천 명 가까이 대기하면서 '대여경쟁'이 심해졌다.

라돈이 검출된 온수매트 기업 중 하나인 하이젠은 라돈이 검출된 온수매트를 새 매트로 교체해준다는 공지사항을 올리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원성을 높이며 환불 및 교환을 요청하고 있다. 대체 라돈이 뭐길래 소비자와 기업, 구청의 골머리를 앓게 만드는 것일까?


라돈은 나트륨과 구리와 같은 원소의 종류 중 하나이다. 원자번호는 86번이며 끓는점이 섭씨 –61.85도 이기 때문에 대부분 기체로 존재한다. 주기율표 내에서 헬륨(He), 네온(Ne), 아르곤(Ar) 등과 같이 비활성 기체라고 불리는 18족에 속하며, 색, 냄새, 맛이 없다. 퀴리부부가 '세계 화학의 해'를 지정한 원소인 라듐(Ra)를 발견하면서, 라듐의 알파 붕괴 생성되는 라돈 또한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라돈은 과거에는 산업적으로 우라늄 광석을 처리할 때 나오는 부산물로 얻었다. 지금은 산업적으로 용이하게 쓸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라돈을 만드는 일이 드물지만, 지하수와 토지에 존재하는 라듐이 붕괴하여 만들어진 라돈이 축적되기도 한다. 이 물질이 지상에 미량 퍼지거나 환기가 되지 않는 지하실에 유입되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라돈은 강한 방사선을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원소이다. 생물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이 원소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의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다. 대기 중의 라돈은 폐로 흡입되어 직접 α선과 β선을 내기도 하고 붕괴되어 하위 원소를 생성하면 이들이 또 방사선을 낸다. 이 방사선과 α선으로 인해 세포 중의 염색체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폐암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WHO의 암 연구기관인 IARC는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기록하고 있다. 호흡을 통해 라돈이 인체에 흡입되면 라돈과 그 하위 원소들은 붕괴하면서 강한 방사선과 α선을 내뿜는다. 방출된 α선은 폐조직을 파괴하여 지속적으로 라돈에 노출되는 경우 폐암을 유발하게 된다. IARC는 라돈을 흡연 다음으로 폐암의 발병원인으로 인정하였으며, 현재 라돈에 의해 발병하는 폐암의 비율이 3~14%의 범위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라돈의 방사선을 내뿜는 성질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20세기 초반에는 라돈 기체를 밀봉된 금 바늘에 넣고 생체에 이식시켜 암의 방사선 치료에 사용하였는데,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세포까지 손상시키고, 라돈의 조직이 복잡하기 때문에 지금은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들로 거의 대체되었다. 라돈은 또한 다른 기체나 액체에 첨가되어, 기체가 새는 것을 검출하는데도 사용되었다. 기름과 같은 물질에 잘 흡착되기 때문에 기름으로 오염된 토양의 연대 측정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한편, 라돈이나 라듐이 함유된 온천수나 식수를 사용하면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스트레스에 연관된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여겨지는데, 실제 효능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라돈의 방사능은 베크렐(Bq) 단위로 평가된다. 1 Bq은 매초 1개의 원자핵의 변화(붕괴)에 해당한다. 대기 중의 라돈 농도는 1 ㎥ 대기 중 매 초 당 원자핵의 변화의 양(Bq/㎥)으로 측정된다. 야외의 라돈 농도 평균은 5~15 Bq/㎥ 범위에서 차이가 있지만 그것보다 높은 값이나 낮은 값도 관찰되고 있다.
온수매트에서 라돈 측정기로 측정했을 때 안전기준은 보통 148 Bq/㎥로 적용되고 있다. 이를 넘는 수치가 나온다면 교환 및 환불을 받거나, 온수매트가 아닌 다른 방안으로 겨울을 나야 할 것이다.


온수매트를 사용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라돈 수치가 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방법은 '환기'이다. 주기적인 환기를 통해 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라돈농도 측정 결과 만약 기준치를 초과했다면, 먼저 바닥이나 벽 등에 갈라진 틈이 있나 확인해 본다. 건물의 바닥 틈새 등을 메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강재 등을 이용해 갈라진 틈새만 잘 막아도 실내 라돈의 농도를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