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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순천대에서 열린 여순 인문주간행사 학술대회에서 박병섭 역사교사 사회로 유족 증언이 있었다. 우측의 회색 상의가 김천우 씨로 여수 출신 유족이다.
▲ 박병섭 교사와 김천우 유족 10월 31일 순천대에서 열린 여순 인문주간행사 학술대회에서 박병섭 역사교사 사회로 유족 증언이 있었다. 우측의 회색 상의가 김천우 씨로 여수 출신 유족이다.
ⓒ 여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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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평화 훈풍을 타고 여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민관학이 함께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이번엔 인문주간행사로 학술대회, 유적지 순례, 문학기행에 이어 잡지와 연구서적도 발간되었다. 그리고 내년엔 순천시 지원으로 여순창작가요제도 열린다.
  
10월의 마지막이자 11월의 첫 주에 교육부와 순천KBS 후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이 주최, 순천시와 순천대학교 여순연구소가 주관한 여순사건 70주년 기념 인문주간행사가 열리고 있다.

월요일인 지난 10월 29일에는 순천대 약대 신관 죽호홀에서 선포식과 더불어 민간인 학살을 소재로 한 구자환 감독의 다큐 <해원>이 상영되었다. 30일에는 소설가 한승원,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영일 소장이 여순사건과 문학·역사의 만남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31일은 학술대회, 11월 1일은 주철희 교수 진행으로 여순사건 유적지 순례, 금요일인 마지막 2일엔 전수평 교수 안내로 소설 <태백산맥> 문학기행이 마련되었다.
   
10월 31일 순천대에서 열린 여순 학술대회에 참석한 유족들이 여순 당시 촬영된 사진자료를 편집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학술대회에 참석한 유족들 10월 31일 순천대에서 열린 여순 학술대회에 참석한 유족들이 여순 당시 촬영된 사진자료를 편집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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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는 10월 31일 10시부터 오후 5시가 넘도록 죽호홀에서 총 4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에는 지난 학술대회와 달리 연구자들의 발표 중심만이 아니라, 직접 유족들이 나와서 증언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3부에서 박병섭 순천여고 역사교사의 사회로 여수 유족인 김천우씨와 보성과 순천의 유족회장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특히 70주년을 맞아 여순연구소가 특별하게 준비한 연구 결과물이 인문주간에 공개되었다. 참석자들은 여순10·19 연구총서 중 첫 권인 <문학으로 본 여순10·19의 진실과 상처>와 <시선 10·19> 창간호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이 잡지는 순천시가 지원해 발행됐다. 

여순연구소 최현주 소장은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과 희생자 명예회복이 조만간 이뤄지리라는 긍정적 희망을 발견하기도 했으나, 똑같은 국가폭력인 광주 5·18과 제주 4·3에 비해 여전히 초라한 우리의 자화상"을 보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여순사건은 지나간 역사가 아니다. 오늘 우리 삶을 규정짓고 나아갈 바를 알려주는 등대"라며 "통일운동의 새로운 지평, 민주화의 시금석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여순 인문주간행사 학술대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사진 전시전에서 허석 시장이 사진을 가리키며 최현주 여순연구소 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허석 시장과 최현주 소장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여순 인문주간행사 학술대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사진 전시전에서 허석 시장이 사진을 가리키며 최현주 여순연구소 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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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 순천시장은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바람이 불고 있어서 두바이에서 열린 람사르습지 총회에서 북한 고위직과 담소도 나눌 수 있었다"며 "쇠는 달구어졌을 때 두드리라고 했다. 지금 좋은 분위기로 특별법 제정을 하고, 아픔을 달랠 수 있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감격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혼신의 힘을 다해 여수와 순천에서 각종 행사를 했으나 청와대 청원이 4500여 명 밖에 되지 않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라며, "이쪽에서만 백만 명 해야 되지 않겠나?"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허 시장은 학생운동 시절 제주 4.3과 관련한 노래를 불렀던 경험을 알리며 "대중적인 설파에 문화와 예술만큼 힘이 있는 것이 없다. 이런 학술대회를 통해 진상 규명을 하고, 그 진상 규명 속에서 스토리가, 그 스토리를 담아내는 소설, 노래, 그림과 창작뮤지컬 등이 나와야 전혀 무관한 강원도, 경상도, 서울 등의 시민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재정적인 지원을 순천시가 할 것"이며, "개인적으로 제안해서 내년 예산에 여순창작가요제에 1억원을 넣었다. 전국의 능력 있는 작곡가들이 여순과 관계한 노래를 작곡하게 할 것"이라 전했다.

이어 "작곡을 하려면 사태의 전말, 스토리를 알아야 할 것"이라며 "학술대회를 통해 학문적 정립을 하고, 유족 증언 등을 채록하며 그 중에서 대표적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그 아픔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70주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10월 31일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여순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기 위해 온, 강정구 동국대 교수가 손에 여순연구소에서 발행한 연구서적과 잡지를 들고 있다.
▲ 강정구 교수 10월 31일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여순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기 위해 온, 강정구 동국대 교수가 손에 여순연구소에서 발행한 연구서적과 잡지를 들고 있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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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에서 동국대 강정구 교수는 해방 후 민족사적 흐름에서 여순사건이 갖는 중요성을 말했다.  그리고 개별적인 독립된 사건, 국가폭력이나 군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되어 있는 기존 연구에서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도 원로 연구자로서 조언을 했다.

전체적인 역사 흐름에서 여순사건을 인식하고, 당시 여수에서 7일 동안 자발적으로 지역을 통치한 '여수인민위원회'의 활동 및 한국 정치사에 개입한 미국도 조명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여순 연구 권위자인 순천대 주철희 교수도 '여수인민위원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순천대 문동규, 전남대 표인주, 제주대 염미경 교수는 구술기억의 기록의 중요성과 학술적 방법론 등을 발표하며 유족들의 증언 기록을 강조했다.
 

태그:#여순 10.19, #여순학술대회, #여순인문주간행사, #여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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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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