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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6일 '들불대동제'를 연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6일 "들불대동제"를 연다.
ⓒ 민주노총 경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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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1987년 '마창노련(마산·창원노조총연합)'의 정신으로 다시 뭉친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류조환)는 26일 오후 창원 용지문화공원 일대에서 "정리해고 철회, 비정규직 철폐, 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존중사회 건설"을 내걸고 '제30회 들불대동제'를 연다.

들불대동제는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마창노련'의 투쟁 정신을 잇겠다며 매년 가을에 열어오는 행사다. 1980년대 마창노련 활동은 전노협(전국노동조합협의회)의 민주노총 창립으로 이어졌다.

이날 오후 5시 롯데마트 창원점 앞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 산업재해 원청책임 강화 기업처벌법 제정 대국민 선전'이 벌어진다. 이어 '경남 비정규직 노동자 행진'이 정우상가-시청광장-은아아파트사거리-창원중부경찰서-용지문화공원 사이에서 열린다.

용지문화공원에서는 '경남 비정규직 노동자 결의대회에 이어 들불대동제 기념식과 들불문학상 시상, 문화한마당 등이 진행된다. 문화한마당은 지역예술인과 현장 문예패들의 재능기부로 꾸려지며 1년여의 해고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나눔행사로 진행된다. 또 전국농민회총연맹 부경연맹은 추수한마당 행사를 통해 우리 농산물 판매와 떡매치기 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987년 노동현장에서 일어난 노동자 대투쟁은 한국노동운동의 큰 전환점을 가져온 역사적 사건"이라며 "정권과 자본에 억눌려 살아온 노동자들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폭발적인 노조 결성과 파업으로 강력한 투쟁에 나서 새로운 노동운동 시대를 열어나갔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마산, 창원, 거제, 진주 등 경남지역은 전국적 노동자 대투쟁의 중심에 있었으며 이후 마창노련 결성, 전노협, 민주노총 창립으로 이어지는 대전환기의 핵심적 역할을 하였다"고 했다.

한편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조합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들불문학상'을 공모했다. 그 결과 권기식 조합원의 시 <고향우체국> 최우수상, 권보연 조합원의 시 <내 이름은>과 김은경 조합원의 산문 <1년, 다시 1년>이 우수상에 선정되었다.

다음은 들불문학상 최우수작이다.

고향 우체국

권기식

면사무소와 농협사이
고소한 냄새 새어나는
참기름방 옆
머리에 빨간모자 눌러쓴
고향 우체국
기름냄새 풍기던 우체국
오늘따라 사람냄새 품긴다
먼지쌓인 처마끝에는
터주대감 거미가 곡예를 하고
예나 지금이나
할머니들의 소중한 우체국
찾아오는 이라고는
허리굽어 땅을 이고
오시는 할머니들뿐
어저께는 곡식담아
도회지 자식에게 보냈고
오늘은 갓짜낸 참기름
자식 수만큼 담아
코끝에 돋보기 간신히 걸치고
도회지 한귀퉁이 자리잡은
자식에게
삐딱한 주소 적는다
기름보다 더 고소한
엄마의 정성 보태
잘받아 먹길 바라면서
두명뿐인 직원도
느릿 느릿한 할머니의 모습 보며
고소한 미소 짓는다
잘보내 주이소
한마디 인사하고서는
유난히 맑은 하늘보며
허리한번 펴신다
집으로 가는걸음 솜털같으시다
오늘밤엔
다음에 무얼 보내줄까
행복한 고민속에 편히 주무시겠지
그리고 내일은
엄마 고마워요
엄마 사랑해요
이 한마디 기다리시겠지

태그:#들불대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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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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