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승인'부터 버럭까지, 평양 공동선언에 제동 거는 미국

쏟아지는 미국의 막말, 그 속내는
18.10.17 20:12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10월에 쏟아진 미국의 말말말
 
"한국은 미국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많은 국민의 분노를 산 이 말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1일 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24 조치 해제 검토 중'이라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5.24 조치는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미국의 대북제재와는 독자적으로 한 남북관계 단절 조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고유 권한으로 한 조치를 해제하는 것조차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 명백한 내정간섭이다.
 
이어 16일 미 국무부는 남과 북이 11월 말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합의한 데 대해 "남북관계 개선 사안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해결하는 것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이 눈에 띄도록 노골적인 내정간섭을 강행하며 판문점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남북 교류를 한사코 막아 나서고 있다. 미국은 우리의 주권까지 침해 해가며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실현을 방해하고 있다.
 
10일에는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은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유예되자 "한국에서 훈련할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우는소리를 하였다. 넬러 사령관은 이어 "한국에서 진행되는 훈련은 해병대의 준비 태세를 위해 필수불가결"하고 "한반도는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기후뿐 아니라 가파른 지형 등 대대 수준에서 훈련 조건이 잘 갖춰진 곳"이라고 강조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북한 정권 붕괴나 대북 핵선제타격 및 전면전 상황을 훈련하는 것으로 북한이 적대행위라며 강력 반발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판문점정상회담 후에도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되자 남북 고위급회담이 무기한 보류된 바 있다. 고위급회담은 남북 정상이 5월 26일 전화통화로 관련 사항을 논의하던 중 긴급히 정상회담을 하여 겨우 재개될 수 있었다.
 
넬러 사령관이 한반도 훈련 운운한 것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해서는 일말의 고민도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미국에게 한반도는 훈련장에 불과한 것인가.
 
남과 북이 평화롭게 살겠다는데 '화'를 내는 미국
 
올해 들어 남과 북은 3차례의 정상회담을 하며 한반도 평화 실현에 실질적인 성과들을 많이 이루어냈다.
 
특히,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를 비롯해 군사분계선 및 서해에서의 무력충돌 방지 및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합의하였다.
 
그런데 평양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18일(미 현지시각),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매우 화가 난다(I'm very upset about that)"고 하였다. 평양정상회담 후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강경화 장관에게 "대체 무슨 생각을 하냐"며 격분했다는 일본 닛케이 신문의 보도가 있었다.
 
미국은 대체 왜 화가 난 것일까. 북한과 미국은 6월 12일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 안전을 추동하기 위하여 협력"하자며 "한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어서 남과 북은 평양 공동선언에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자며 비핵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를 명시하였다.
 
그러면서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고, 미국이 상응한 조치를 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등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표명하였다.
 
남과 북이 평양 공동선언에서 이룬 성과는 싱가포르 북미 공동 성명에서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부합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평양정상회담의 성과에 기뻐하기보다는 화를 낸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나 평화 실현을 바라고 있지 않다는 뜻인가? 아니면 한국은 미국의 '승인' 없이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가?
 
사랑받을 자격 없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9일 "나는 그(김정은 국무위원장)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사랑에 빠졌다(we fell in love)"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받기만 하고 준 것이 없다. 이대로라면 트럼프의 사랑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 틀림없다.
 
돌이켜보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 전에 이미 풍계리 핵시험장을 공개 폐쇄하였고, 미사일 발사 및 핵시험 유예를 선언한 뒤 지금껏 지키고 있다. 북한은 또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을 이미 해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평양정상회담에서는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할 용의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주지 않았다. 대북제재는 해제, 하다못해 완화하기는커녕 새롭게 추가하고 있다. 또한, 남북연락사무소 개소를 대북제재를 핑계로 어깃장을 놓아왔다. 대북제재뿐만 아니라 종전선언 등 평화 실현을 위한 과제에서도 어떠한 진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남과 북이 비핵화를 위한 합의를 내놓아줘도 화를 내는 실정이다.
 
한편, 북한과 미국은 2차 정상회담을 합의했다. 시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6일인 미국의 중간 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구체적인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올바른 여건"을 위해 "할 일이 조금 남아있다"고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주권방송에도 게재되었습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