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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권 외교부가 강제동원 피해소송으로 '재판거래'를 한 정황과 증거가 드러나고 있는 지금, 이 재판의 최종 판결이 빠르면 올 해 안에 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재판을 다루는 전원합의체 대법관 13명 중 8명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임명된 대법관이다. 과연 이들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에서는 대법원에 시민항의엽서를 보내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내용을 전한다. <기자 말>
 
 피해자가 직접 대법원 앞에서 '재판거래'에 대해 항의하며 정의로운 재판을 촉구하고 있다.
 피해자가 직접 대법원 앞에서 "재판거래"에 대해 항의하며 정의로운 재판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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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에 맞서 싸워온 피해자, 그들의 기대를 저버린 사법부

해방 후 73년,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싸워온 기간이다. 일본기업은 이들의 노동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고도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일본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소송을 걸었다. 일본 사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해 피해자의 권리가 소멸되었다"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국 재판에서도 패소가 잇따랐다. 일본 판결을 그대로 베낀 듯해 어느 나라 사법부인지 알 수 없었다. 누구도 이들을 구제해주지 않았다.

그러다 처음, 2012년 우리나라 대법원은 피해자들의 손을 잡아주었다. 대법원은 "일제의 식민지지배와 침략전쟁이 위법하고, 이러한 일제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당한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한일협정으로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대법원의 판단은 '헌법정신과 보편적 인권에 기초한 최초의 사법적 판단'이라고 찬사를 받았다. 피해자들도 큰 감동과 위로를 받았다. 이들은 처음으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이후 고등법원은 대법원에서 내린 취지에 맞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제 대법원 최종 판결만이 남아있었다. 피해자들은 대법원이 2012년의 판단처럼 최종 판결을 내릴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권은 이것을 뒤집으려 했다. 재판 결과를 미루고, 심지어 파기할 것을 논의했다.

'나라 망신'이라던 박근혜, 피해자 팔아넘긴 양승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판결이 나면 "나라 망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징용재판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몇 차례에 걸쳐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사법부 관계자들을 만났고, 재판 날짜와 파기 방법 등 재판의 세세한 부분까지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법관을 해외로 파견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박근혜 정권과 거래를 시도했다. 2013년 사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맞지만, 법관 파견 확대와 해외 출장 시 외교부와의 관계 악화가 우려된다"는 문건을 작성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2015년에는 "대법원이 판결에 외교부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강조하자"는 문건을 작성했다. 사법부는 소송의 판결을 외교부의 뜻대로 조절할 의사가 있음을 수차례 피력하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고자 했다. 국가기관은 사법부에 의견을 개진할 수 없지만, 사법부는 외교부의 의견이 재판에 반영될 수 있도록 법까지 개정했다.

결과적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권은 판결을 5년 넘게 미루었다. 이유도 명분도 없었다. 판결을 지연시키는 동안에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파기하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피해자들은 이러한 거래가 진행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루하루 대법원 판결이 지연돼도, 정의로운 판결이 날 것이라는 희망을 굳게 가지고 있었던 양금덕 할머니(88세·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손해배상 청구소송 원고)는 이렇게 말했다.

"73년을 기다렸는데 왜 재판이 지연되나 했더니, 판사님과 대통령이 그렇게 말한 게 참말이오?"

판결이 늦어지는 동안, 많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다.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 중공업 소송의 경우에는, 원고 9분 중 이춘식 할아버지 한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돌아가셨다.

이제라도 피해자들의 마음을 돌보아야 한다

사법농단 소식을 접한 이춘식 할아버지(98세·신일철주금 손해배상 청구소송 원고)는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떠올렸다. 재판 결과로 보상을 받으면 여생은 할머니와 함께 소소하게 보내고 싶었다는 할아버지는 "서러워 죽겠어, 나도 어서 가야 돼"라며 울먹였다.

고령이 된 피해자들이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단순히 못 받은 임금을 돌려받아 잘 살아보겠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강제동원으로 일본기업에 끌려가 배를 주리며 일을 해야 했지만 제대로 인정도 보상도 받아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이런 피해자들의 삶과 권리를 인정해주는 최소한의 위로이자 마지막 기회이다.

위에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대법원은 2012년에 이미 정의로운 판단으로 피해자의 손을 잡아준 적 있다. 대법원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권이 의도한 대로 판결을 뒤집을 것이 아니라면, 2012년 파기환송 취지 그대로 피해자들의 손을 잡는 최종 판결을 내려야 한다.
 
 시민들이 모여 사법농단을 규탄하며 양승태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이 모여 사법농단을 규탄하며 양승태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 겨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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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처벌과 대법원의 사과 있어야

사법농단이 드러나며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관련자들은 사죄는커녕 증거를 은폐하기에 급급하다. 이러한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피해자들은 너무나 불안해하고 있다. 게다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임명한 대법관 8명은 사법농단에 관여했거나 재판거래 사실을 알고있던 사람들이다.

시민들의 감시가 없다면, 이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권이 그랬듯이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판결을 내릴 것이다. 강제동원 피해소송이 최종 판결만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시민들의 철저한 감시와 항의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우리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삶을 자신들의 이익과 맞바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할 것, 그리고 대법원은 공식 사죄하고, 정의롭게 판결할 것을 요구한다.
 
 대법원에 보내는 항의엽서(앞)
 대법원에 보내는 항의엽서(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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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에 보내는 항의엽서(뒤)
 대법원에 보내는 항의엽서(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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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엽서 보내기 캠페인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대법원에 시민들의 항의엽서를 보내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피해자의 사연이 담긴 엽서에 시민들의 분노를 더해 대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겠다는 의도다. 모인 엽서는 10월 말 대법원장과 대법관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온라인참여링크 http://bit.ly/대법원항의엽서, 엽서 관련 문의 02-703-6150)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작성한 정은주 간사는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사무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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