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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개최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렸다.
 6일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개최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렸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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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판결 규탄한다, 성차별 사법불평등 중단하라! 불법촬영 규제법안 시행하라! 앞날창창 X랄한다, 성범죄자 앞날 따위 관심 없다! 가해자편 사법부도 가해자다!"

6일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개최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렸다.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은 준비된 구호문을 20여 차례 가까이 목청껏 외치며 불법촬영 성범죄 등을 막을 수 있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선글라스를 낀 채 무대에 오른 사회자는 "5개월 동안 20여만 명이 모여 같은 뜻을 외쳤지만 그동안 무엇이 바뀌었나"라며 "아직도 세상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편한 용기'는 지난 5월 열린 1차 시위에 1만5000여 명, 2차 시위에 4만5000여 명이 참석했고, 4차례에 걸쳐 진행된 시위에 모두 20여만 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성관계 동영상 협박 받은 피해자 비난하는 목소리, 분노하게 만들어"

이날 시위에는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씨의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성관계 영상)' 논란도 언급됐다.

이날 사회자는 "한 여성 연예인이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 당했다"며 "남성들은 해당 영상물을 보기 위해 필사적으로 인터넷을 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자는 "어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만난 네 잘못이다, 여자가 조신하지 못했다'라며 피해자를 비난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남성들의 편파적인 시각이 여성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며 "불법촬영 범죄에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를 규탄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 다른 사회자는 "경찰은 사이버 성폭력 사범, 해외서버 음란사이트 대표, 헤비 업로더(다수 불법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 등을 검거했다고 했다"며 "그러나 구속 비율은 평균 6%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불법촬영까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포함하는 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국민 혈세를 받는 이들은 무슨 낯짝으로 존재하나"라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여성을 불법으로 찍은 촬영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보다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불편한 용기'는 시위 중간중간에 A4용지 2쪽에 달하는 구호문을 외치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자원해서 무대에 오른 여성이 먼저 구호를 외치면 다른 참석자들은 따라 외쳤다. 선창에 나선 대부분 참석자들은 절규에 가까운, 스피커가 찢어질 듯한 높은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이 구호문에는 다소 강한 문구도 포함됐다.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은 "유X무죄 무X유죄, 여성도 국민이다", "XX달고 태어나면 프리패스, XX달고 태어나면 패널티냐" 등 구호문을 그대로 따라 외쳤다.

성범죄 판결 판사들 수십번 외치고, 국회의원들에도 문자메시지 보내
 
6일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개최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렸다.
 6일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개최한 "제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렸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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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참석자들은 "제주지법 제갈창, 제주지법 한정석, 광주지법 황진구, 울산지법 황보승혁" 등 판사들의 이름을 구호를 통해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주최 측에서 성범죄에 대해 편파적인 판결을 내렸다고 보는 판사들의 실명이다. 

이와 함께 이날 시위에 나선 참석자들은 주최 측에서 마련한 '문자 총공(총공격)' 퍼포먼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문자 총공은 문희상 국회의장,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 송기헌 법사위 간사 등 국회의원들에게 여성 혐오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참석자들은 전광판에 안내된 대로 '편파판결 편파수사 방지, 불법촬영을 비롯한 여성 혐오범죄 처벌을 강화하도록 법 조항을 제정하라. 국가는 대한민국 절반인 여성의 분노에 대답하라'라는 문구를 일제히 전송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한 참석자는 시위대 주변에서 여성들을 촬영하는 일부 남성들을 향해 "촬영을 당장 그만두라"며 "불법촬영 규탄 시위에 불법촬영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번 시위는 주최 측의 안내에 따라 여성만 참석할 수 있었는데, 이를 주변에서 지켜보면서 동의 없이 촬영한 남성을 규탄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 여성들은 최소한의 법적 테두리 안에서도 차별 받고 있다, 이 순간에도 나는 죽어가고 있다"며 본인의 머리카락 일부를 가위로 자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목소리에 (정부 등이) 합당한 대책을 내놓기 전까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태그:#불편한용기, #불법촬영, #성범죄, #혜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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