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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대학축구 U리그의 현실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청춘스포츠 박소영 기자]


출범 10주년 맞았지만 인프라, 스포테인먼트 미비로 인기몰이 실패
한국축구 발전 위해서는 고교축구와 프로축구의 중간다리 역할로 자리매김해야

 
출범 10주년을 맞은 U리그 ⓒ 대한축구협회
 
U리그가 출범한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대학총장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U리그는 전국을 11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리그를 치른 뒤 각 권역 상위권 팀들이 가을에 모여 왕중왕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렇다면 10년 차를 맞은 U리그는 과연 제대로 운영되고 있을까?

먼저 U리그의 평균 관중은 100명을 밑돈다. 대학 정원의 10분의 1만 와도 관중 수는 이렇지 않을 것이다. 이마저도 대부분 선수의 가족이나 친구가 대부분이다. 중계는 꿈도 꾸지 못한다. 대학 학보사가 소식을 전하지 않으면 경기 내용이나 결과도 쉽게 알 수 없다. 왜 사람들은 U리그에 이토록 무관심할까?

스포테인먼트의 부재

첫번째로 스포테인먼트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스포테인먼트는 스포츠(sports)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경기 그 이상의 즐거움을 말한다.

대부분의 대학팀들은 어떠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 없이 경기 90분만 보여준다. 팬들은 단순히 경기만 관람하기 위해서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 함께 응원하는 재미, 이벤트를 바라고 경기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U리그는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이러한 스포테인먼트를 갖추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인프라 구축과 홈구장 보유다.

인프라의 미비 

대학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제대로 된 인프라도 없는 대학팀들이 무분별하게 탄생했고 운영되고 있다. 특히 신생 대학교들이 단순히 학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축구팀을 창설하고 있다. 체력단련실이 없어 근처 헬스장을 이용하는가 하면, 비가 오는 날에는 학교 주차장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대학들이 홈구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2018 U리그에 참가하는 83개 대학 중 학교 내 홈구장을 가진 학교는 30개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30개의 학교마저도 지방에 있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나머지 하교들은 경기장 하나를 몇 개의 학교가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기장을 공용으로 쓰다보니 학교 측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내세울 수도 없고 관중 동원에도 어려움이 많다.

평균적으로 홈구장을 가진 대학의 관중 수가 그렇지 못한 대학보다 월등히 높다. 일례로 홈구장이 있는 아주대학교는 올해 초 개막전에 2000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했다. 물론 이같은 성과는 단순히 홈구장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주대 프런트가 '열일'한 덕이 크다.
  
2000명이 넘는 홈관중이 모인 아주대의 U리그 경기 ⓒ 아주대학교 축구부 프론트
 
소수의 선수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경기

이러한 무관심 속에서 감독은 팀이 이기기 위한 경기가 아닌 소수의 선수들을 프로로 보내기 위한 경기를 하게 된다. 무관심이라는 환경 속에서 감독의 목표가 과연 승리가 될 수 있을까? 팀의 승리보다는 차라리 선수 한 명을 프로로 진출시키는 것이 감독의 커리어에 더 좋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이기기 위한 경기가 아닌 선수를 돋보이게 하는 경기, 재미없는 경기를 낳기도 한다.

추첨으로 나뉘는 권역의 문제

U리그는 추첨을 통해 권역을 나눈다. 그래서 라이벌, 더비의 개념이 거의 없다. 권역이 나뉘어 있어 연고(연세대-고려대)전이나 한성(한양대-성균관대)전 같은 라이벌 매치들을 기대할 수 없다. 올해 리그에서 져서 내년에 설욕전을 펼치고 싶어도 같은 권역에 뽑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라이벌리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충돌과 갈등 속에서 탄생하는 법이다.

대학축구만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대학축구는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U리그는 동료 학생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를 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밑거름, 프로로 가기 전 거칠 수 있는 중간역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이 역할을 U리그가 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해보자.

덧붙이는 글 | 청춘스포츠 8기 박소영


태그:#축구, #U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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