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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촌 이기영  민촌 이기영 선생의 생전 집필 모습.
▲ 민촌 이기영  민촌 이기영 선생의 생전 집필 모습.
ⓒ 천안역사문화연구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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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전에 쓴 소설인데 토지 개혁의 필요성을 사실주의적 문체로 풀어나가고, 성추행하는 교사를 퇴출해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가 있다. 현대의 문제를 앞서 보듯 소설 안에서 현장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사회문제를 꼬집는 글을 쓴 이는 다름 아닌 민촌(民村) 이기영(李箕永 1895~1984) 작가다.

근대 문학사에 명백한 영향력을 끼치며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된 작가 이기영. 20세기에 활동한 우리나라 최고의 사실주의 작가로 평가받는 '민촌 이기영'의 추모제가 천안에서 열린다.

추모제가 천안에서 열리는 까닭

민촌은 식민지 시대 농민소설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준 작가로 평가받으며 교과서에도 그의 작품이 실릴 만큼 탁월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작품 <땅>(1948)에서는 식민지 자본주의 현실의 극복에 대해 다뤘고, <두만강>(1954)에서는 20세기 초부터 해방 때까지 일어난 민족해방 투쟁의 양상을 담았다.

특히 작품 <고향>(1936)은 최고의 농민소설로 불린다. 소작농 마름 지식인 노동자 등의 역동적인 관계를 통해 식민지 체제를 비판하며 농촌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당대 최고의 사실주의 작가라는 명성을 끌어낸 작품이다.

그 걸작의 배경이 바로 천안이다. 천안은 이기영이 유년 시절과 청·장년기를 보낸 고향이며 일제강점기 그가 쓴 작품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 지역이다. 또 작품 고향은 다양한 천안의 옛 지명이 들어있어 근현대 도시의 변천을 살펴볼 수 있으며 근현대 우리말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천안역사문화연구회(준)는 충남작가회의와 전교조천안초·중등지회와 함께 근현대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민촌의 역사적 문학적 의의를 재조명하며 천안에서 활동한 최고의 작가 민촌을 추모하는 추모제를 개최한다. 이와 함께 추모제 날 고향에 나오는 지점들을 이어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을 걸어보는 사전행사도 진행한다.

천안이 배경인 '민촌 이기영' 작가의 '고향'길 함께 걷기

민촌 이기영은 한국 문학사에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는 몇 안 되는 문인이다. 그런데도 월북했다는 이유로 그의 문학사적 의의와 근현대 우리말을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들은 꽤 오래 덮여있었다.

이기영의 작품과 그의 생애가 다시 회자하기 시작한 건 2006년 이기영 선생의 손자 이성렬씨가 쓴 이기영 평전이 세상에 나오면서부터다. 이기영 평전은 세상이 다시 민촌을 주목하게 했다. 시간이 흐른 뒤 지난 5월엔 북일고와 복자여고 천안고 학생들은 민촌을 추모하는 문학제를 개최하는 등 학생들 스스로 민촌의 존재감을 살려냈다. 한국문인협회천안지회 또한 매년 민촌의 이름으로 백일장을 개최한다.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준비위원장은 "이기영은 천안을 대표할 역사적인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소설가 중 가장 눈여겨볼 작가인데 월북작가라는 이유로 많은 부분 외면받아 왔다. 추모제를 계기로 지속해서 민촌 고향길 걷기 표지판을 세워나갈 것이며 더 나아가 민촌을 기억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문학적 역사적 의의 높은 민촌의 생애 되짚는 추모간담회
 
중암마을 민촌이 어릴 때 살았던 중암마을 표지석 앞에서.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민친 이기영의 손자 이성렬 씨다.
▲ 중암마을 민촌이 어릴 때 살았던 중암마을 표지석 앞에서.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민친 이기영의 손자 이성렬 씨다.
ⓒ 노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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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 날 열리는 행사 중 추모간담회에는 나의 옛길답사기 1, 2의 저자 양효성 지리인문학자가 민촌의 고향길을 설명하며 이기영의 손자 이성렬 선생이 민촌의 생애와 문학을 이야기한다. 송길룡 집행위원장은 북한에서의 민촌 이기영 비평을 소개하며 충남작가회의 박명순 교사가 고향 해설을 진행한다. 북일고 정지영 교사는 학생들과 이기영의 작품을 읽는 시간을 준비한다.

추모제 날 진행하는 민촌 고향길 걷기 코스는 안서동에서 유량동까지 총 8개 주요지점을 통과하는 길이다. <고향>의 주무대이자 어린 시절 민촌이 살던 안서동 '중암마을'에서 출발해 민촌 '부모 묘소'를 지나고 고향을 집필했던 '성불사'를 거쳐 '쇠목 고개'를 넘은 후 자전적 소설 <봄>의 주무대인 '방깨울'을 지난다. 그다음 10대 성장지였던 고모댁이 있는 '분텃골'과 청년기 거주지인 '벌말', 30대 거주지 '가코지'에 이른 후 첫 천안배경 작품인 민촌의 주배경인 '천안향교말'에 도착해 일정을 끝낸다.
 
민촌 이기영 선생 34기 추모제

일시 : 9월 16일(일) 오후 2~7시
장소 : 안서동 중암마을 '아름다운 요가원' 강당

사전행사로 2시부터 안서동부터 유량동까지 민촌의 고향길을 걸으며 '고향'길을 나타내는 주요지점마다 표지판을 세운다. 본행사인 추모행사는 오후 5시에 개최한다. 추모 영상 상영 후 추모시 추모곡과 함께하는 추모식을 열고 추모간담회를 통해 민촌의 문학사적 의의와 작품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참여문의 : 041-579-0034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아산신문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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