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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으로 가는 대북특사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출발하고 있다. 특사단 5명은 특별기를 타고 서울공항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한다. (왼쪽부터)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 평양으로 가는 대북특사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출발하고 있다. 특사단 5명은 특별기를 타고 서울공항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한다. (왼쪽부터)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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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방북하기 전 대북특별사절단이 설정한 의제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두 번째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통한 남북관계 발전, 세 번째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평화 정착이었다.

대북특사단은 방북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공식 면담, 김영철·리선권 등 북측 고위인사들과의 협의 등 두 가지 트랙으로 북측과 방북 의제를 집중 논의했다. 김 위원장과의 공식 면담은 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 20분께까지, 북측 고위인사들과의 협의는 오후 3시부터 꽤 오랜 시간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18일∼20일 평양 개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확고한 의지 재확인,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남북대화의 지속,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등의 성과를 얻어냈다.

정상회담 의제에 '공동번영을 위한 문제' 포함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대북특사단에 부여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연기설까지 돌았던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것과 교착국면의 북미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전자는 북측 고위인사들과의 협의에서, 후자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공식 면담에서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먼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 동안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김대중 정부(2000년 6월 13일∼15일)와 노무현 정부(2007년 10월 2일∼10월 4일) 때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기간(2박 3일)이다.

대북특사단은 5일 방북해서 오후 3시부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공식 면담(오전 10시 30분∼낮 12시 20분께)이 이루어진 직후였다. 대북특사단이 만찬을 한 뒤 오후 8시 40분 평양을 출발했다는 사실을 헤아리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협의는 최소한 3시간 이상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의겸 대변인도 "이 협의가 길어지면서 북쪽에서 내놓은 저녁을 특사단 5명끼리 먹고 돌아왔다"라고 전했다. 대북특사단은 오후 8시 40분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오후 9시 40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대북특사단은 이날 협의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의제도 조율했다. 이에 따라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판문점선언 이행 성과의 점검과 향후 추진 방향,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을 위한 문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남북이 합의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공동번영을 위한 문제'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대북특사단이 북측과 남북 경제협력문제(경협)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경협 얘기는 없었다"라고 말했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경협의 ㄱ자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일축했다.

남북은 확정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다음 주 초 판문점에서 의전·경호·통신·보도에 관한 고위급회담을 연다.

트럼프에게 전달될 '김정은 메시지'
 
대통령 친서 받는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수석대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 대통령 친서 받는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수석대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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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무산되자 9월 중에 열기로 한 남북정상회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심지어 연기설까지 나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26일 청와대 관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김의겸 대변인은 "북미가 경색된 상황에서 막힌 곳을 뚫어주고 북미 사이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문 대통령의 촉진자·중재자로서의 역할이 더 커진 것이 객관적인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대북특사단의 이번 방북은 문 대통령의 "촉진자·중재자 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각각 북한과 미국에 전달함으로써 대북특사단의 두 번째 임무인 '교착국면의 북미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에서도 성과를 얻어낸 것이다.

대북특사단을 만난 김정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1차)에서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이를 위해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무산으로 교착국면에 처한 북미관계를 개선할 의사가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자신의 메시지를 대북특사단에게 건넸다. 정의용 실장은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공개할 수는 없다"라고 했지만, 특사단의 방북 동안에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짐작하게 할 만한 '중대한 발언들'이 있었다. 

하나는 "비핵화 결정에 관한 나의 판단이 옳았음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라는 발언이고, 다른 하나는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라는 발언이다. 특히 김의겸 대변인이 "제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평가한 후자의 발언을 좀더 자세히 복기하면 다음과 같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나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 최근 북미간 협상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그런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나의 신뢰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이러한 신뢰의 기반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70년 간의 북미 적대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

이러한 발언들을 헤아릴 때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 북미관계의 복원과 개선 등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실장은 이날(6일) 오후 8시 전화통화를 통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정은에게 전달된 '트럼프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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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4일 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한 메시지가 있었다"라며 "그 메시지를 정의용 실장이 어제 북한에 전달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 협상가(chief negotiator)의 역할을 해달라"라고 부탁했다. 이는 북미간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유효한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부탁이었다.

첫 번째 대북특사단(3월)은 첫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해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마련했다. 두 번째 대북특사단도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 확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 재확인, 트럼프-김정은 메시지 전달 등을 통해 교착국면의 북미관계에 돌파구를 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수석 협상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중재자로서 그의 역할은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며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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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선대부속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