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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우리나라 내륙을 지나고 있는 24일 오전 한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정부세종청사 부근 어린이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교육부는 태풍 '솔릭'으로 유치원을 휴업하거나 초등·중학교를 휴교할 경우 맞벌이 가정을 위해 돌봄 서비스가 운영되도록 하라고 전국 시·도 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했다.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우리나라 내륙을 지나고 있는 24일 오전 한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정부세종청사 부근 어린이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교육부는 태풍 '솔릭'으로 유치원을 휴업하거나 초등·중학교를 휴교할 경우 맞벌이 가정을 위해 돌봄 서비스가 운영되도록 하라고 전국 시·도 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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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태풍 '솔릭'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어든 가운데, 전국 학교에 내려진 휴교·휴업 조치와 관련해 "육아 대책의 연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부모 사이에선 "안전을 위해 휴교·휴업하는 것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두드러지고 있다.

솔릭이 남부지방을 넘어 수도권 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 24일, 전국 12개 시도 8000여개 학교에 휴교·휴업 조치가 내려졌다. 휴교는 학교 전체가, 휴업은 학생들만 쉬도록 하는 조치다.

안전을 위한 휴교·휴업이지만, 학부모 입장에선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집에 머무는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막막하다. 유치원 자녀를 둔 A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저도, 남편도 직장에 다니는데 어제 하루 어떻게 할지 막막했다"라며 "결국 아이를 친정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정은 SNS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태풍에 휴교 좋다. 아이들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누가 보나. 어려울 땐 시댁과 친정에 도움 요청했는데 그 분들도 사정이 있으니 언제다 도움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애들이 붕 떠버렸다." - 트위터 @d****_*

"애들은 누가 보나 애들은... 지들이 육아에 관심도 경험도 개념도 없으니까 갑자기 휴교하면 학부모가 곤란해진다는 걸 전혀 모르고..." - 트위터 @s********


이낙연 총리, "유연근무 실시" 권고했지만...

이 때문에 휴교·휴업에는 학부모의 육아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트위터 ID '@N********'은 "아이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태풍이 오면 휴교를 안 해도 걱정이고 휴교를 해도 걱정이다"라며 "휴교만큼 재택근무를 하거나 쉬는 곳도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자녀를 둔 공무원들이 하루 반가나 연가를 적극 활용하도록 조치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 총리는 "집에 혼자 남겨질 어린이의 안전을 확보하고 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라며 "공무원 외 기업 등 민간에서도 상황에 맞게 반가나 연가, 유연근무를 실시하도록 권고하라"고 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미시적 조치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민간 기업, 특히 대기업이 아닌 곳의 경우 "반차조차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없다"는 토로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민간 기업에 내려진 휴무 및 재택근무 현황이 메신저 단체방에서 "신화적 존재"로 공유될 정도로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B씨는 전화 통화에서 "갑자기 휴교가 결정되면 아내 아니면 저 둘 중 한 명은 쉬어야 하는 상황인데 갑작스럽게 연차를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꼭 연차가 아니더라도 재택근무라도 할 수 있게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트위터 ID '@c*******'도 "재해로 휴교령이 내려지면 그 부모도 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휴교하면 그 보호자도 동반 휴가 쓸 수 있도록 하라"라고 제안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맞벌이 가정이 어려움이 있을 줄 안다, 회사에 휴가를 내는 등 개인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당장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것에 저 또한 답답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런 재난 등의 상황에서 온전히 개인이 감당하지 않도록 지자체와 기업이 어떻게 협조할 수 있을지 대책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태그:#휴교, #태풍, #솔릭, #학부모,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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