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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비대위 회의 참석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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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책임만 가지고도 사실은 (그 자리에) 있기가 힘들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겨냥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는 22일 오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가 야당 주장대로 전환된다면 장하성 실장은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지 않겠나"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말하면서 "장하성 실장 입장에서도 굉장히 불편할 것이다. 있고 싶은 마음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장 실장 혼자 책임질 문제인지, 아니면 정부 전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인지는 모르겠다"라고 전제했다.

최근 고용쇼크 등을 예로 들면서 현재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 전환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책을 운용해 본 입장에선 (소득주도성장론은) '무용지식(無用知識 : 쓸모가 없거나 위험을 낳기도 하는 진부한 지식)'"이라며 "우리 현실을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임금 인상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내수 시장이 작은데다 대기업의 고용율도 10% 안팎에 그쳐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시장의 기를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다른 나라는 다 호황인데 우리나라만 경기가 침체돼 있다. 특히 걱정하는 건 민간 분야의 R&D 투자가 떨어지거나 횡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분야들이 사람을 쓰지 않는 형태의 산업이 되니깐 물류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미국이나 중국 등 소비시장과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라며 "신 산업정책이 절실할 때인데 기업가 정신을 콱콱 죽이는 정책을 계속 내놓으면 어디로 가라는 것인가"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계속 화살 빗맞고 있으면 겨냥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해야"

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직에 대한 연민이 있다. 얼마나 힘든 자리라는 걸 알고 있다"라면서 "그렇지만 힘든 만큼 각오도 단단히 하고 결단도 내리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빗나간 화살'을 예로 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계속 화살이 빗맞고 있다면 '바람이 불어서', '옆에서 말을 걸어서' 그러지 말고 '활 실력이 부족하다', '겨냥이 잘못됐다' 인정해야 한다"라며 "고집스럽게 내 생각이 맞다, 내 눈이 정확하다고 하면 화살만 다 낭비한다. 그 화살은 우리 미래세대가 다 부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탈(脫) 국가주의' 주장은 계속 이어졌다. 특히 이번엔 전날(21일) 당정 협의를 통해 결정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결정에 대해서도 '국가주의' 잣대를 들이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건 좋은데 검찰이 (그 권한을) 쓰게 했다"라며 "안 그래도 기업들이 전부 움츠리고 있는데 국가의 관리감독 권한이 더 강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소상공인들이 공동 판로를 개척하겠다고 모인 것도 담합이라고 하는 판에 검찰의 칼이 어디로 향할 지 알 수가 있나. 기업하는 사람들이 겁 안 나겠나"라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검찰을 믿고 있나. (검찰의 판단에)자의적 잣대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탈' 국가주의를 가장 잘 구현한 나라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엔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를 예로 들었다. 김 위원장은 "스웨덴은 복지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시장자유도가 엄청나게 높다. 한국에서는 금기시하고 있는 영리병원까지도 할 수 있는 나라"라면서 "시장자유도가 높은 대신, 국가는 조세를 거둬서 약자를 돌보고 평생교육체계를 다듬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태그:#김병준, #장하성, #소득주도성장, #국가주의,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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