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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3월 18일 성주 주민들이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출발해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 골프장을 향해 행진 참가자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들고 마을 초입에 서 있다.
 지난 2017년 3월 18일 성주 주민들이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서 출발해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 골프장을 향해 행진 참가자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들고 마을 초입에 서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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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6월 14일 미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이 사라지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미사일방어체제 운영의 핵심 책임자인 새뮤얼 그리브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 청장은 6월 26일, "국방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와 저고도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 미사일(PAC-3)'의 보강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며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었지만) 장기적인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한반도 정세의 대전환과 관계없이 한국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를 강화할 의지를 밝힌 것이다.

사드 한국 배치에 앞장선 미국의 핵심 군관계자들의 상반되는 발언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그리브스 청장의 발언은 한미당국이 밝혀온 사드 배치 이유인 '북핵 미사일 위협'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이다. 북핵 미사일 위협이 해소되어도 사드 배치를 지속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미당국은 우리 국민을 기만해온 것이다. 미국 군산복합체의 요구를 대변하는 이 같은 대결적 접근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중국은 사드 한국 배치가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우리나라는 이로 인해 군사적, 정치외교적, 경제적 피해를 가장 크게 입었다. 따라서 정세 변화에 따라 사드가 철거되면 중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고 한국의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

사드 배치 철거는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 먼저 경제적 이익이다. 미 상원은 7160억 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을 승인하면서 한반도 미사일방어 역량 강화에 2억8400만 달러를 책정했다. 그리브스 청장은 "2억7만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로 비용문제를 들어 미군 감축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에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을 강요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5억5천여만 달러는 미국 입장에서 보더라도 상당한 금액이다.

북핵 미사일 위협 해소 이후에도 미국이 한국에서 미사일방어체제를 강화한다면 중국의 맞대응을 불러 미국은 더 큰 비용을 부담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사드를 철거하면 5억5천억 달러의 정부 예산 절감은 물론 추가적인 예산 낭비도 막을 수 있다.

다음으로 북한이 핵포기 조건 중 하나로 제시했다는 미국의 전략자산 철거 차원에서 사드를 철거한다면 북미양국이 상호신뢰에 기초한 선제적 조치의 선순환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추동하는 상황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드 철거에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냄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북핵 미사일의 미 본토 타격 위협을 조기에 해소함으로써 미국의 안보적 이익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

다음으로 동북아에서 미국의 중장기적 이익을 실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추세에서 사드 문제로 중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격화시키고 한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키우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동북아에서 미국의 입지를 약화시킴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손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사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동북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이 시작되면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가 논의되는 마당에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갈등의 큰 요인이 되어온 한국 배치 사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꼭 필요한 일이다. 이에 한미당국은 선제적으로 사드 철거를 결정해야 한다. 그것은 관계국 간 신뢰를 높임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더욱 촉진할 것이다. "온 몸에 멍이 들고 뼈가 부러져도 죽을 각오로 싸"우는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소성리 할머니들의 평화로운 일상도 되찾는 일이다. '평화의 새 시대'는 일상의 평화가 파괴된 소성리에 가장 먼저 와야 한다. 이를 위해 7월 7일 8차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에서 "평화온다 사드가라!"를 함께 외치자.


태그:#사드, #소성리, #범국민대회, #한반도 비핵화, #평화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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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확하고 진실한 보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진보를 앞당기기 위해 기자회원이 되었습니다. 저는 주한미군문제,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이에 관한 기사를 주로 쓰고자 합니다. 저는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 사무처장,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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