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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장문준)이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를 넘은 악성민원인의 잇따른 폭언과 폭력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을 시사하고 나섰다.
▲ 악성민원 엄정대응에 나서는 태안군공무원노조 태안군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장문준)이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를 넘은 악성민원인의 잇따른 폭언과 폭력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을 시사하고 나섰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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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같은 지역민이라 최대한 보호차원에서 온정주의가 작용했고, 민선 기관장에게 피해가 갈까봐 많이 참아왔지만, 더 큰 상해사건으로 확대될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앞으로는 폭언까지 강력 대응하겠다."

태안군공무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태안군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장문준)이 도를 넘은 악성민원인의 잇따른 폭언과 폭력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을 시사하고 나섰다.

공노조가 이처럼 엄정대응을 시사한 데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일련의 사건 속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8일 태안읍 민원실에서 터진 사건이다.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적법한 절차 요구하는 공무원에 악의적 폭언 이어 무차별 공공기물 파손까지

태안읍을 찾은 한 민원인이 태안읍 민원실에 비치돼 있던 원탁을 뒤집고 있다.(사진 위) 이 민원인은 서산시 주민으로 서산시에서 자신의 민원을 처리해주지 않자 태안읍으로 찾아와 횡포를 부리고 있다.
▲ 지난 18일 태안읍 민원실에서 소란피우는 악성민원인 태안읍을 찾은 한 민원인이 태안읍 민원실에 비치돼 있던 원탁을 뒤집고 있다.(사진 위) 이 민원인은 서산시 주민으로 서산시에서 자신의 민원을 처리해주지 않자 태안읍으로 찾아와 횡포를 부리고 있다.
ⓒ 태안군공무원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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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읍의 민원실이 한 민원인으로 인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으러 온 민원인 때문인데 태안읍에서는 재발급이 불가하다며 손을 가로저었고 민원인은 반발하며 태안읍 민원실의 집기까지 파손했다.

과연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왜 태안읍은 민원인의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해 주지 않은 것일까.

사건은 지난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원인 A씨(51)는 태안읍 민원실을 찾았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기 위해서다. 얼마 전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았던 적이 있던 A씨는 재발급 받은 주민등록증을 분실했고, 다시 재발급을 받기 위해 태안읍을 찾은 것이다.

태안읍에 따르면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기 위해서는 최근 6개월 이내에 촬영한 귀와 눈썹이 보이는 탈모상반신의 증명사진을 제출하거나 종전의 주민등록증(단, 분실이나 파기 등의 경우는 제외)을 제출해야 한다. 수수료도 50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재발급을 받기 전 분실했던 구 주민등록증을 민원실에 내밀었다. 이미 재발급을 받은 바 있는 A씨는 구 주민등록증이 아닌 재발급 받은 주민등록증을 내거나 6개월 이내 촬영한 사진을 내야 재발급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태안읍 민원실 관계자는 A씨에게 "종전의 주민등록증을 가져 오든가 최근 6개월 이내에 촬영한 사진을 가져와야 재발급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A씨의 안하무인격 행동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고성과 욕설, 폭언이 이어졌다. 심지어 민원서류가 비치돼 있던 주변에 놓여 있는 원탁을 발로 차 파손했다.

막무가내식 폭언과 공공사무집기 파손까지 이어지자 태안읍에서는 태안경찰서에 신고했고, A씨를 경찰에 인계했다. 또한 A씨가 파손한 사무집기류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태안경찰도 당시 정황에 대한 정확한 수사를 위해 녹화된 CCTV도 증거로 확보했다.

태안읍 관계자는 "해당 민원인이 금융기관에 갔다가 구 주민등록증으로는 거래가 불가해 재발급을 받기 위해 태안읍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하지만 확인 결과 태안주민이 아닌 운산이 본적으로 파악됐는데, 태안읍에는 이처럼 태안읍이 주소가 아닌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술을 먹고 읍사무소를 찾는 주취자들도 많이 와 골칫거리다"라며 "대부분은 태안주민이 아닌 외지인들로, 지역에서 일하다가 일을 할 수 없거나 일이 없는 외지인들이 삼삼오오 어울려 술을 마시다가 오는 경우도 많다"고 애로를 호소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6.13지방선거의 본 선거운동이 펼쳐지던 지난 8일 태안군청에서도 벌어졌다. 인‧허가 처리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이 군청에서 상담 중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이 이어지던 중 이를 만류하던 공무원의 얼굴을 때려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해당 공무원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고 현재 폭행한 민원인을 고소했다. 또한,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부군수를 겨냥해서도 폭언까지 서슴지 않았고 이같은 상황은 모조리 CCTV에 담겼다.

태안군공무원노조, 악성민원인에 대한 강력한 법적 조치 촉구

선거기간 중이던 지난 8일 태안군수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태안부군수를 찾은 민원인이 상담 중 의견이 맞지 않자 고성을 지르고 있다. 이 민원인은 이를 만류하던 공무원의 얼굴을 가격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 지난 8일 태안군 부군수실을 찾은 민원인 선거기간 중이던 지난 8일 태안군수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태안부군수를 찾은 민원인이 상담 중 의견이 맞지 않자 고성을 지르고 있다. 이 민원인은 이를 만류하던 공무원의 얼굴을 가격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 태안군공무원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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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도를 넘은 악성민원인들의 폭언과 폭력이 이어지자 태안군공무원의 권익보호에 나서고 있는 태안군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장문준, 이하 '공노조')이 성명서를 내고 엄정대응을 촉구했다. 25일에는 장문준 위원장이 태안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적법한 공무수행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행위의 근절을 당부하고 나섰다.

먼저 장 위원장은 지난 5월 공무수행 중 주취자로부터 심각한 언어폭력과 폭행 뒤 치료 중 순직한 한 소방공무원의 사례를 소개한 뒤 "대한민국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에서는 (공동체 질서와 안전을 지키는 제복공무원들의 사명을 존중하고 그들을 응원하고 격려해 줄 것을 호소하는) 정부의 호소문을 지지하며, 제복공무원만이 아닌 일선 현장에서 대민업무를 수행하는 모든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언어‧신체적 폭력을 강력히 규탄했다"면서도 정부와 노동조합의 호소와 항의에도 불구하고 태안군에서는 언어‧신체적 폭력이 발생했다며 군 집행부에 강력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 위원장은 "6월 8일 우리 군에서는 인‧허가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들이 주무관과 팀장, 심지어 기관장 대행에게까지 폭언과 폭행을 서슴지 않는 일이 발생하였고, 연이어 18일 태안읍에서는 민원서류 발급에 따른 적법한 절차와 요구에 반발하며 악의적인 폭언과 고성, 심지어 공공 사무집기를 무차별 파손하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며 "주민의 행복과 안전을 지키는 공무원에 대한 폭행은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을 약화시키고 군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불법행위로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 위원장은 악성민원인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군 집행부에 ▲태안경찰의 신속한 출동이 가능하도록 핫라인 구축을 비롯 ▲피해 우려부서에 CCTV설치로 예방과 채증 시스템 마련 ▲행안부의 민원행정지침 매뉴얼이 현장에서 즉시 적용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 실시 ▲피해 공무원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휴식 보장 등을 요구하며 "무엇보다 상해‧업무방해‧공무집행 방해에 대해 기관의 장이 발 벗고 나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이끌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문준 위원장은 끝으로 "반복되는 악성 민원인들의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처벌 및 대응 강화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공무원들의 사명을 존중하도록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면서 "우리 사회가 더욱 안전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공무원의 적법한 공무수행을 존중하고 격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줄 것을 군민들게 간곡히 호소한다"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장 위원장은 악성민원과 관련해 그동안의 무대응과는 달리 강력 대응함으로써 적법하게 처벌한다는 의식이 주민들에게 인식되어야 하고, 기관장도 직원들의 피해에 적극 대응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고, 요구사항은 신임 군수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신임 태안군수와 악성민원 근절에 나서겠다는 장문준 태안군공무원노조위원장 장 위원장은 악성민원과 관련해 그동안의 무대응과는 달리 강력 대응함으로써 적법하게 처벌한다는 의식이 주민들에게 인식되어야 하고, 기관장도 직원들의 피해에 적극 대응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고, 요구사항은 신임 군수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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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 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악성민원인에 대한 강력 대응을 시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 가장 악성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태안군청 주민복지과에 대해서는 신임 군수에게 CCTV설치와 함께 악성민원인 대처에 대한 대응매뉴얼도 요청했다.

장 위원장은 "그동안 소방공무원 등은 악성민원인에 대해 강력하게 조치해 왔지만 대민행정을 하는 군청은 민선이라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전제 한 뒤 "악성민원인 대부분이 비정상인이나 주취자로, 그동안은 비일비재했지만 기관장에게 영향을 미칠까봐 참고 선심으로 대처해 왔다"면서 "하지만, 그동안의 무대응과는 달리 강력 대응함으로써 적법하게 처벌한다는 의식이 주민들에게 인식되어야 하고, 기관장도 직원들의 피해에 적극 대응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고, 요구사항은 신임 군수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또한 "군청에서 가장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부서가 주민복지과와 인허가 부서로 그동안 CCTV 설치를 요구해 왔지만 설치가 안 되고 있다"며 "주민복지과의 경우에는 복지대상자에서 제외가 되면 심지어 칼을 들고 찾아오는 사례도 다반사여서 직원들에게 음성까지 녹음될 수 있는 핸드폰 촬영도 하라고 요청했지만 CCTV설치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장 위원장은 "앞선 2건의 악성민원에 대해서는 고소, 고발이 됐고, 앞으로도 개인 피해에 대해서는 개인이, 기관이면 기관에서 강력 대응해 나갈 예정이며, 노조 차원에서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악성민원, #태안군공무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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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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