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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전 패배, 무엇이 문제였나

한국축구, 최대 난관 봉착
18.06.22 23:3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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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졌다. 졌지만 잘 싸웠나? 솔직히 열심히 싸우기는 했어도, 잘 싸우지는 못했다. 한국축구는 난관에 봉착했다.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신태용 감독 때문인가? 특정 선수 때문인가? 4-3-3의 실패인가? 궁극적으로 따져보자. 진 것은 전술 때문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한순간에 무너졌는가? 멕시코전에는 어떤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가? 우리의 실수는 무엇이었는가?
 
 
-트릭이 잘못됐다고?

4-4-2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트릭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트릭은, 4-3-3이 완전한 4-3-3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태용의 4-3-3은 간단했다. 이날의 4-3-3은 90분 내내 4-3-3으로 싸우지 않는 4-3-3이었다. 이것이 진짜 트릭이다. 신태용 감독이 언급한 트릭은 포지셔닝의 변화에 있다. 기본적인 포백은 가만히 놔두되, 미드필드진과 공격진이 계속해서 포지션을 변경했다.
 
선발 4-3-3의 의도는 선수 구성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중원의 3명은 이재성과 기성용, 구자철이었다. 구자철과 이재성은 측면 미드필더가 가능하다. 공격의 3명 중 손흥민과 황희찬도 윙어와 윙 미드필더가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포메이션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선발명단 우리나라의 선발은 4-3-3이었다. 하지만, 4-3-3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계속되는 포지션 변화로 상대를 교란시켰다. 문제는 이러한 4-3-3이 내려앉으면서 부터는 유지되지 못했던 것이다. ⓒ 네이버스포츠

-왜 졌는가


패배의 가장 큰 요인은 "변수"였다. 예상치 못한 두 사건이 있었다. 주전 수비수 박주호의 갑작스러운 부상과 VAR 판정에 의한 PK였다. 박주호가 나가기 전까지는, 완벽하게 수비가 조율됐다. 흐름도 좋았고, 팀 전체가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김민우가 들어오면서였다. 김민우 때문에 경기가 망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월드컵 첫 출전이 이렇게 갑작스러우니, 경기력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PK판정과 VAR판정도 조금 아쉬웠다. 분명히 우리나라도 VAR판정을 가동할만한 상황이 있었음에도 판정하지 못했다. PK는 뒤늦게 VAR를 가동하여 판정되면서 국민들에게 아쉬움을 더했다. 또한, 김민우 선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깊은 태클을 건 것은 위험한 행동이 맞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원인은, 페널티 박스 안까지 상대 공격진들을 들여보낸 '팀'의 문제다. 팀이 유기적이지 못했다. 이것이 또 다른 패배의 원인이다.
 
박주호가 빠지면서 모든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불안해졌다. 박주호에 비해, 김민우의 몸은 너무 굳어있었다. 결국 우리나라의 수비가 불안해지기 시작하자, 신태용 감독은 수비라인을 더 내렸다. 라인이 전체적으로 내려가자, 공을 탈취한 후 스웨덴의 골대까지 거리가 멀어졌다. 이때 필요한 것이 스피드였다. 우리나라는 이 '스피드'를 이용했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스피드'를 전혀 이용하지 못했다.


주도권도 빼앗겼다. 박주호가 빠지자 점유율은 단숨에 역전됐다. 우리나라가 67:33으로 이기던 점유율이, 경기 이후에는 정 반대가 되었다. 경기의 흐름은 스웨덴 쪽으로 넘어갔다. 60분 내내 끌려다녔다. 후반 30분경이 되어서야 간신히 흐름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골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박주호의 햄스트링 부상 박주호의 부상으로 경기 양상이 뒤바뀌었다. 결국 우리나라의 선수들은 더욱 물러서야 했다. ⓒ 하범수

-멕시코는 어떻게?
 
멕시코는 스웨덴과는 정반대의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전체적인 팀 전술은 비슷하다. 독일을 잡을 때의 전술도 빠른 카운터어택이었다. 발이 빠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빠른 카운터로 상대방의 뒷공간을 노린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도 수비 불안이다. 멕시코에 대량 실점을 당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다음 경기 전술의 키워드는 스리백일 가능성이 높다. 중앙 수비의 밀집도를 높여 수비를 안정화 시키는 것이다. 왼쪽 풀백으로의 출전이 불가피한 김민우도 스리백에 능하다. 신태용 감독 역시, 본선에서 스리백을 구현하기 위해 오반석 등의 선수를 선발했다.


꼭 스리백이 아니더라도, 4-4-2나 4-2-3-1, 4-3-3 등 다양한 전술을 시도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에게는 여러 전술을 소화할만한 옵션이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역습 전술의 활용이다. 문선민, 이승우 등 발기술이 좋고 빠른 선수들이 있고, 손흥민이나 황희찬 등 빠르고 결정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다. 이러한 선수들로 상대가 아닌, 우리가 역습을 주도해야 승리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의 모습 신태용 감독은 이번 경기를 완벽하게 구상하고 나왔다. 한 가지 흠이 있었더라면, 변수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했던 것이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월드컵을 떠나서, 우리나라 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신태용 감독'에 관한 문제다. 스웨덴전 패배. 결국, 스웨덴전에서 문제를 찾을 것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번 월드컵이 실패로 끝날지라도, 신태용 감독만은 분명히 지켜야 한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차범근 감독을 중도 해임했다. 월드컵 본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경질시켰다. 우리나라가 지난 10년간 감독을 수없이도 바꾼 데 비해, 독일은 14년간 뢰브에 감독직을 맡기고 있다.
 
한 감독이 팀에 제대로 정착하려면 최소 1년의 시간이 걸린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그만큼 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클럽 감독의 이야기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A매치에 불려와서 소화하는 경기가 몇 경기나 되는가? 결국, 신태용 감독에게도 본인의 전술을 실험하고, 선수들을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국가대표팀들 중 최고의 흐름을 가져가고 있는 '레 블뢰'의 디디에 데샹도 이제 5년 차다. 데샹이 프랑스의 세대교체와 유로 2016의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이루는데도 3년이 걸렸다. 신태용은 이제야 1년이다. 아직 믿고 기다려야 한다. 신태용 감독이 독일이나 멕시코에 대패할 수도 있다.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기다려야 한다. 천하의 히딩크 감독도 월드컵 시즌 전에는 걸핏하면 5대0으로 패배하지 않았던가.

덧붙이는 글 | 처음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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