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무섭게 여기는 질병은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 자신에게 닥쳐 온 질병이 가장 무섭겠죠. 하지만 보편적으로 세 가지 것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살찌는 게 두려운 '비만', 실제 걸리기 전까지는 알지 못하는 '암', 그리고 정신질환 측면의 '우울증' 말입니다.
그런데 비만이든 암이든 우울증이든, 그런 질환과 질병들은 삶의 풍요 속에서 생긴 질병들이지 않나 싶습니다. 1970년 이전의 가난하게 살던 그 시절에는 오직 먹고 살기 위해서 일했던 시대였기 때문에 그런 질병들이 흔치 않았죠.
더욱이 그때는, 원시 수렵생활이나 고대의 농경사회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적어도 자연 속에서 생산하는 것들로 자급자족하며 살았습니다.
그만큼 기름과 전기를 이용해 뭔가를 더 빨리 더 많이 생산코자 잠도 줄이고 자연환경도 파괴하며 살던 현대사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스트레스도 적었고, 음식물의 유해성도 제로에 가까웠죠.
"전 세계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 옛날보다 평균수명이 길어졌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식량 걱정을 덜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덜었습니까? 대량생산을 통해 우리가 더 오래 살게 되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우리가 오래 사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량생산 과정에서 변질된 물질들과 수많은 첨가물들이 결국 암에게 유리한 영양분이 되고 있으니까요."(158쪽)
김태훈의 <만들어진 질병>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좋은 항암제가 잘 개발이 되더라도 새로운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암들은 끊임없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자연에서 생산되기보다 여러 환경파괴와 대량생산되는 음식들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고, 그것들이 더 많은 암과 같은 질병들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이 책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비만과 관련된 비용이 약 9-10조 원 가량 들어갔다고 밝혀주고 있습니다. 각종 다이어트나 관련 약이나 용품 구입비가 그렇게나 많이 들어간 것이라고 하죠. 문제는 그것이 임시적인 방편이 될지는 몰라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하죠.
그래서 무조건 다이어트 하는 게 좋은 게 아니라 패스트푸드나 정크 푸드보다 오히려 좋은 음식을 먹도록 권장합니다. 그만큼 호르몬들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뜻이죠. 더욱이 만성스트레스와 불면증이 비만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하죠.
그래서 낮에 행복하게 일하면 세로토닌이 많이 나오고 밤에 충분한 잠을 자면 멜라토닌도 많이 나오고, 그것이 비만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하죠. 다만 위풍선이나 위밴드, 혹은 위장절제수술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형을 볼 때 아직은 과잉진료일 수 있다고 말하죠.
"우울증의 가장 흔한 증상이 불면증이고,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증상이기도 하기 때문에 수면제 처방도 필요합니다.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수면주기가 기분증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치료 초기에 수면주기를 잡아 주기 위해서 처방하죠."(249쪽)
우울증의 약물치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상담치료는 수면주기가 조금은 일정해진 상태에서 하는 것이요, 수면주기가 불규칙할 때 처방하는 초기 치료가 그것이라고 하죠. 문제는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이나 의존의 위험 때문에 1-2개월로 처방했다가 수면주기가 바뀌면 그 처방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하죠.
그런데 현대인들에게 우울증을 유발하는 더 큰 요인이 있다고 하죠. 이른바 스마트폰 사용 문제에 대한 지적이 그것입니다. 사실 인류가 하루에 한 번 자게 된 것이 고래사냥으로 싼 기름을 얻게 되면서부터라고 하는데, 현대인들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도 스마트폰 때문에 잠들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하죠. 그것이 수면장애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우울증으로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는 대근육과 소근육이 있습니다. 대근육은 가슴, 등, 팔, 허리, 하체 등의 큰 근육이고, 소근육은 정교한 움직임에 필요한 작은 근육을 말합니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소근육운동만 합니다. 코어운동, 플랭크운동, 팔운동 등은 에너지를 상대적으로 덜 사용해도 됩니다. 대신 컨디션이 좋을 때는 대근육을 활용하는 하체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많이 씁니다."(367쪽)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 주는 게 비만이나 스트레스나 불면증 예방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는 이야기입니다. 유산소 운동 즉 걷기 운동도 평평한 곳보다는 비스듬한 오르막길을 걷는 게 좋고, 근육운동은 늙어서까지도 건강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이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근육이 받쳐줘야 몸의 골격과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문명의 이로움을 더 많이 더 빨리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정비례하듯 질병도 그만큼 다양하게 더 급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죠. 그런 문제점들과 함께 그나마 현재 할 수 있는 치료책과 예방책, 그리고 100세 시대의 건강수명을 누리기 위한 운동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대의학의 교양서적과 같은 이 책이 상당한 도움을 줄 것입니다. 대화체로 돼 있어서 읽기에도 쉬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