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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드러나듯이 미제 사건도 드러난다

[관람객의 리뷰]탐정: 리턴즈/현실 속의 두 아빠가 악랄한 만행을 추적하다
18.06.20 19:22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탐정: 리턴즈 영화 포스터 주인공들 앞에 놓인 한 건의 미제사건, 그들은 어떻게 풀어나갈까 ⓒ 네이버 영화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무게는 똑같다

지난 2년 전 겨울, 빈 건물에서 발견된 태블릿 PC 한 대가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알리는데 기여했다. 비선실세가 대통령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 국민들은 허탈함과 자괴감에 빠졌고, 그로 인해 쌓인 분노가 결국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까지 이끌어 냈다.

JTBC 기자들이 탐정처럼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영영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진실이 불편하더라도 드러나는 것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에 약이 된다는 것을 이 사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알았을 것이다.

영화 [탐정: 리턴즈]도 그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탐정인 태수와 대만, 그리고 여치가 미제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JTBC의 기자들의 모습과 같지 않아도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것은 JTBC 기자들 못지않게 칭찬 받을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탐정: 리턴즈 스틸컷 ⓒ 네이버 영화

'훌륭한' 천국, 그러나 그 속에 숨겨진 악마같은 진실

영화 속에 나오는 보육원은 외부인이 봐도, 아이들이 봐도, 원장 스스로가 봐도 '천국'같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상하면서 사회적으로 훌륭한 원장과 최고급 리조트 부럽지 않은 훌륭한 시설,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훌륭한 음식, 사회 각계에서 '풍족하게' 이어지는 훌륭한 후원, 그리고 보육원의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해주는 도움의 손길까지. 이정도면 유한양행이나 성심당 빵집도 한 수 배우고 갈 '대인배'같은 곳이라고 부를 법했다.

그러나 세 사람이 깊숙히 살펴본 보육원은 전혀 다른 모습의 세상이었다. 극중 연속해서 벌어졌으나 단순 사고사로 처리되었던 사건들은 알고 보면 원장이 장기 매매를 위해 꾸민 알리바이였고, 원장이 만들었던 식품회사의 부장이 알게 모르게 이 일에 개입하고 있었으며, 보육원 아이들을 잘 챙겨주고 후원도 많이 받은 것도 나중에 장기를 팔아 먹기 위해 계획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또한 극중에서 약혼녀의 남편이 죽은 것이 아니라 납치된 뒤 장기 매매 당할 처지에 놓였고, 기찻길 사고사도 대역을 이용해서 꾸민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천하의 최순실이나 한진 일가 이명희 여사도 한 수 접었을 악행이었다.

탐정: 리턴즈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크리픽쳐스 ⓒ 네이버 영화

악마를 위한 영원한 유토피아는 없다

원장은 언제까지고 이 천국이 지속되고, 천국의 진실을 많은 이들이 모른 채 살아가길 마음속으로 빌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생각이었다. 경찰들은 원리원칙을 준수하는 팀장의 눈치만 본 채 전혀 도와주지 않고, 아내는 매일같이 남편을 구박하는 눈 앞에 닥친 '현실'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대만과 태수는 눈에 불을 켜고 진실을 추적하러 나선다. 사이버 수사대 수사관 '여치'까지 가세하여 모든 증거물과 사건의 동선을 따라 진실을 파헤진 결과, 단순한 살인사건인 줄 알았던 것이 원장이 불법으로 장기매매를 하고 있었던 사실을 밝혀내며 보육원의 어두운 면을 알리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에서 인상깊은 것은 나치 독일이나 과거 일본의 생체실험 저리 가라 할 원장의 악행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가족을 위해 고단한 인생을 살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한 두 탐정의 고군분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태수와 대만이 여치의 오토바이까지 희생하면서까지 진실을 파헤치려 하지 않았다면 보육원과 원장의 진실은 영영 묻히고 말았을지도 모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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