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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해결, 이제 과학의 힘이 절실할 때

과학 기술의 발전에서 미세먼지 문제의 해답을 보다.
18.05.25 21:44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어김없이 붐비는 서울의 출근길. 버스에 앉아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려다 이내 창문을 닫는다. 중국에서 불어온 미세먼지 때문이다. 뿌연 하늘 아래에서 바깥 공기를 마시고 있으면, 이내 5분도 되지 않아서 목이 칼칼해진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는 138. "미세먼지 경계 단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집 앞에 있는 공원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나들이를 다니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이제 거리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뜸하게 보일 뿐이다. 미세먼지가 뭐라고 사람을 집안에 가둬놓는 것인가. 그저 미세먼지의 근원지인 중국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미세먼지의 원산지인 중국의 상황은 우리보다 심각하다. 이미 베이징에서는 2010년도부터 치명적인 스모그가 발생하여 중국 시민들은 이미 방독면을 쓰고 다닌다고 한다. 중국도 이러한 대기오염 문제로 심각성을 인지하고 고민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미세먼지의 근원을 없애는 것이 바로바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순간에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공장들을 모두 폐쇄하고 자동차를 모두 폐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이 시뿌연 먼지들을 우리가 모두 마시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과학기술이 있다. 이미 몇 가지 과학 기술들이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오늘은 이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완화할, 몇 가지 과학기술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도심의 공기를 직접 정화한다 ― 초대형 공기청정기>

실내 공기가 안 좋으면 공기청정기를 트는 것처럼, 도심 공기가 안 좋으면 직접 정화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간단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 초대형 공기청정기이다. 초대형 공기청정기의 개발은 2010년도부터 시작되었지만,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 초, 중국 과학원 지구환경 연구소에서 초대형 공기청정기의 성공적인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샨시성 시안시의 초대형 공기청정기 모델 ⓒ David Y.H.Pui

중국에서 개발한 이 공기청정탑의 외형은 높이 60m, 직경 10m의 원통형 모양이다. 하층에는 태양열 발전장치가 설치된 사각형 모양의 유리 온실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커다란 외형과는 달리 정화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우선 주변의 탁한 공기가 1층의 필터를 빽빽이 설치한 온실을 통해 빨려 들어오면서 1차 정화가 된다. 그 후 이 정화된 공기가 원통형 지붕을 통해 지나가면서 한 번 더 정화되어, 총 2번 정화한다. 연구소 측은 공기청정탑 한 대가 주변 10㎢ 범위 내의 공기 오염 수치를 15%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초대형 공기청정기로서는 최초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자,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 문제가 가장 심각한 서울시는 이 초대형 공기청정기를 보기 위해 서울시 환경정책과장과 서울보건환경연구원장을 비롯한 실무진이 중국 산시성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초대형 공기청정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초대형 공기청정기가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면적만으로 계산했을 때 이 공기청정탑을 60개만 건설한다면, 서울 전체의 공기를 정화해 낼 수 있다. 이렇듯 중국과는 다르게 국토가 좁기 때문에 공기청정탑의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남은 것은 비용의 문제다. 중국 연구소 측은 이 공기청정기 한 대의 건설에는 20억 원 정도의 돈이 들었으며, 연간 유지관리에는 매년 4000만 원 정도의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예로든 서울시 내의 인구 밀도와 면적을 고려했을 때 의미 있는 공기정화효과를 내기 위해선 인구밀집지역에 최소 10개는 지어야한다. 그렇다면 200억 원이 넘는 건설비와 매년 4억의 유지관리비의 예산을 감당해야 한다. 중국의 초대형 공기청정기도 아직 충분히 오랜 기간을 운용한 것이 아니라 그 효과를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비용과 관련해서 아직 중국 내에서도 추가 설치에 대한 찬반이 갈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용과 국민의 건강이 충돌한다면, 당연히 국민건강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점점 심해지는 대기 오염에서 이 초대형 공기청정기가 대한민국 국민들을 지켜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두 가지 오염을 잡아라 ―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자동차 배기가스는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다. 이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수많은 종류의 친환경 자동차가 개발되었다. 그 중 대기오염 완화에 가장 효과적인 친환경 자동차는 수소 자동차이다. 그 이유는 수소자동차는 배기가스 감축과 공기정화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작동 원리 ⓒ 한규하 기자

수소 자동차는 수소를 산소와 화학반응 시켜서 나오는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이다. 일반 화석연료 자동차의 경우는 이 화학반응의 결과로 배기가스가 나오지만, 수소 자동차는 오직 물만이 나온다. 그렇기에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공기오염이 없다. 또한 수소 자동차 연료전지에서의 화학반응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청정한 공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수소 자동차 내에는 필터가 장착돼 주변 공기를 정화하여 화학반응에 사용한다. 현대자동차 연구진이 발표한 정보에 따르면 수소차 공기필터는 미세먼지의 99.9%를 정화하며, 수소전기버스 한대는 디젤차 50대가 내뿜는 배출가스를 정화할 수 있다. 수소 자동차를 타는 것만으로 주변 공기가 정화되는 것이다.

국내에 상용화가 쉽다는 것 또한 수소 자동차의 장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최대의 자동차 기업인 현대 자동차는 수소자동차 개발에 있어 가장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2018년 3월 현대자동차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출고하면서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상용화는 준비 되어 있다. 수소 자동차의 충전을 위한 수소 충전소 인프라 구축 또한 긍정적이다. 수소 충전소는 그 구조가 가스 충전소와 매우 유사한데, 현재 우리나라는 LPG 가스나 천연가스를 가 상용화되어 있어 가스충전소가 충분하게 구축되어 있다. 이 가스 충전소를 전환하거나 확장함으로서 낮은 비용으로도 수소 자동차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

이러한 수소 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수소 자동차의 구매 비용부터 필터 교체 비용 등의 비용을 개인이 전부 부담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정화의 비용을 개인이 모두 떠안게 된다. 정부의 세금 감면이나 각종 보조금 지원 등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가격 부담 때문에 소비자는 수소자동차를 외면하게 될 것이다.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공기청정기와는 비교도 안되는 대기오염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환경문제와 국민 건강 차원에서 정부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씻어서 없애자 - 인공 강우 기술>

비가 오는 날이면 미세먼지 농도가 현저히 낮아지곤 한다. 떨어지는 빗방울에 미세먼지가 씻겨 내려가기 때문이다. 이에 착안한 아이디어가 인공적으로 물을 뿌려서 미세먼지를 씻어 없애는 방법이다.
인공강우 원리 ⓒ 한국경제

인공 강우 기술은 아주 오래전부터 가뭄 해결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이미 한국을 제외한 선진 국가들은 모두 최첨단 인공강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40년간의 연구를 통해 인공강우 기술을 실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실제로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인위적으로 비를 내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였으며, 지금도 대기오염 완화와 가뭄 해결 등을 목적으로 인공강우 기술을 종종 이용하고 있다. 현재 인공 강우 기술은 미세먼지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에 대기오염으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국가들이 이 인공강우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길길이 멀다. 첫 번째 문제는 비용이다. 비를 내리기 위한 촉매제로는 주로 요오드화은이 사용되는데, 이 요오드화은을 사용한 실험을 한번 진행하는데 1400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 그렇기에 국내 인공강우 연구는 올해 10년차를 맞았지만, 충분한 실험을 하지 못해 성공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이다. 두 번째 문제는 다가오는 구름이 없을 경우 비를 내리게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인공강우기술은 구름에 촉매제를 뿌려 비구름을 유발하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하더라도 주변에 구름이 없다면 비를 유발할 수가 없다.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인공강우 기술을 바로 실용화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이렇게 미세먼지의 해결책으로 나온 과학기술들은 많지만, 모두 공통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미세먼지는 범위가 넓고 전 세계적인 하나의 '재해'이기에 우리 개인의 힘으로 대처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정부는 대외적으로 미세먼지의 원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대내적으로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이러한 미세먼지를 완화하는 기술 분야에 지원해야 한다. 빠른 시일 내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맑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나들이를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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