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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량을 줄이기, 서민들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 밖에 없나?

전력량 줄이기 : 스마트그리드와 마이크로그리드
18.05.25 19:0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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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전력 소비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전기를 아껴 쓰면 돈을 돌려주는제도가 시범 실시된다. 인공지능 에어컨을 이용해 전력 소비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에어컨의 사용을 제한하는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러한 시스템으로 1kWh를 아낄 때마다1,500원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번에 시행되는 제도는가정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제도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혹하다. 이미 누진세를 도입해 절약을 강요하고있으면서 얼마나 더 절약하게 하려는 걸까? 전기를 아끼지 않고 전력소비량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답은 '있다.'이다. 인공지능을 연계한 스마트그리드와 마이크로그리드가 그 해답이다. 자세한 원리를 살펴보자.

중앙 집중식 전력체계의 문제점
우리나라 전력의 송전은 중앙 집중식 전력 체계에 의지한다. 중앙집중식 전력 체계에 여러 단점들이 있는데,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위해 스마트그리드가 등장한 것이다.
중앙 집중식 전력 체계란, 먼곳에서 발전된 전력들을 중앙에서 통제해 송전하는 전력 체계이다. 분산식 전력 체계와 반대되는 개념이며, 원자력 및 화력발전 등이 해당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앙 집중식전력체계를 이용한다.
전기는 기저부하와 첨두부하로 나눌 수 있다. 기저부하는 계절이나 시간대에 따라 변동이 전력의 수요를 담당해 발전한다. 원자력발전소는발전을 멈춰선 안돼서 기저부하로 이용된다. 첨두부하는 반대로 계절에 따라, 시간대에 따라 변동이 큰 전력의 수요를 담당해 발전한다. 석탄을이용한 화력 발전은 발전소가 제대로 가동하는데 2~3시간이라는 시간이 걸려 비교적 첨두부하에 가깝다. 이 외에도 수력발전이나 LPG, 양수발전이 이용된다.
기저부하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중앙 집중식 전력체계에서 대량으로 발전되고 송전되는 전기는 저장하기 어렵다.아직 그만한 대량의 전기를 저장하는 기술력이 없다. 따라서 전기는 발전과 동시에 송전, 사용된다. 일정한 기저부하가 동작할 동안 전력의 사용이 줄어들면그만큼 전기는 낭비되는 것이다. 낭비를 줄이기 위해 전력소비가 적어 전기가 낭비되는 시간대에 할인을하는 심야할인이나 겨울철할인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까? 놀랍게도 할인되는 시간대와 계절의 전력량이다른 시간대보다도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오히려 기저부하로 충당할 수 없는 발전량을 채우기 위해첨두부하를 가동시키고, 결국 에너지 사용 효율이 떨어진다. 전체적인전력사용량이 기저부하를 이용한 발전량을 넘어서게 되면 국가에서 기저부하를 늘린다. 전력량 부족과 과잉을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중앙 집중식 전력체계는 대용량의 전기를 먼 거리까지도 수송해야하기 때문에 고압 송전선을 건설하기 위한 비용이 막대하게 들고, 건설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민원을 해소하기위한 사회적 비용도 든다. 첨두부하는 상대적으로 기저부하보다는 전력 낭비가 적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먼 거리의 수송에 따른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효율이좋지는 않다.

스마트 그리드와 마이크로 그리드
중앙 집중식 전력체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스마트그리드와 마이크로 그리드이다.
스마트그리드는 'smart'와 'grid'의 합성어로, 차세대 전력망, 지능형 전력망이다. 한국 스마트그리드 협회에서는 '스마트그리드를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더해 전력 생산과 소비 정보를 양방향, 실시간으로 주고받음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전략망'이라고설명한다. 즉, 전기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연락망에 전기소비 현황부터 전기 사용료에 이르는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스마트그리드의 등장 배경은 지구온난화이다. 지구는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다. 지구를 뜨겁게 하는 요인 중 하나는탄소의 배출인데, 탄소배출의 가장 큰 요인은 발전소의 전력생산으로 약 21%를 차지한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으로 생산되는 이산화탄소는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발전소를 이용한 반전으로생산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10배~99배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은 약 65%이고, 가장 많은 탄소배출을 하는 화력발전을 이용한 발전은 약 40%를차지한다. 앞서 설명한 중앙집중식 전력 체계에서 석탄발전을 이용하기 위해 미리 전력소모를 예측한다. 하지만 예측의 범위에 못 미칠 경우엔 전력이 낭비되고, 불필요한탄소가 배출된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방법에 대해 논의 할 때, 그방안 중 하나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에 대해 고안해서 나온 것이 스마트그리드이다. 신재생에너지의발전을 포함해 발전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 이용하는 것이다.
스마트그리드 구현의 핵심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이다. 과거에는 전기수요를 예측해 전력공급망을 조절했다. 하지만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문제가 있었고, 넘치게 공급하면 사용하고 남은 전기는 버리는 방식이어서 에너지 효율이 떨어졌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일기변화에 따른 발전 변동 폭이 심해 저장장치가 있어야 에너지를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있게 된다. ESS를 사용하면 에너지 효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둘째로비상상황에서의 예비전력으로써 사용할 수 있다. 소규모 정전이나 발전소에서의 예비전력에서부터 블랙아웃과같은 대규모 정전의 예방책이 된다.
예를 들어 가정 지붕에 설치하는 태양광 모듈을 생각해보라. 무정전 전원 장치(UPS)용ESS는 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저장한 후, 수요가 많은 시간대나 전기료가 비싼 시간대에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낭비되는 전기를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여준다.또한 스마트그리드를 이용해 양방향으로 전력과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전기 사용자에게 전기 사용량과 요금 정보를 알려주어 자발적인 에너지절약을 유도할 수 있다.
ESS의 동작 원리를가볍게 알아보자. ESS는 시스템 전체이다. 축전지, PCS, EMS 로 이루어져 있다. 축전지는 쉽게 말해 에너지를저장하는 장치, 즉 배터리이다. 주로 리튬이온 배터리나 납축전지, 나트륨-황 배터리가 있다. PCS(PowerConditioning System)는 축전지가 충전과 방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전기는일정한 주기에 따라 전압이 변하는 교류와, 일정한 전압을 갖는 직류로 나뉜다. 일상에서는 교류를 이용하지만, 배터리에서는 직류의 형태로 충전 혹은방전된다. 따라서 직류로 방전된 전기를 교류로 변환해 내보내고, 교류로들어오는 전기를 직류로 변환해 충전해야 한다. 인버터와 유사하지만 직류를 교류로 변환하는 것 뿐이 아니라그 반대의 역할도 수행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EMS(Energy Management System)는 PCS와 배터리를 제어한다. 현재 시스템 상태를 살펴보거나, 에너지 공급과 수요에 따라 따라 충전, 방전되는 에너지 양을 결정하기도한다. 즉, 최대 효율의 에너지 운영을 목표로 한다. ESS의 핵심은 에너지의 저장 용량과 효율적인 충전, 방전 능력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작은 규모의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이다. 스마트그리드가 기존의 중앙집중식 전력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이라면, 마이크로그리드는 분산식 전력체계이다. 마이크로그리드의 핵심은 분산전원의전력 공급이다. 울릉도, 마라도 등의 지역 뿐 아니라 학교캠퍼스, 산업 및 건축물과 같은 소규모에도 적용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의핵심인 ESS는 마이크로그리드에서도 대부분 포함된다. 마이크로그리드를그 지역이나 건축물에만 적용하는게 아니라 기존의 전력체계나 또 다른 마이크로그리드와 연계함으로써 보다 전력소비에 유동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관리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

미래의 에너지 이용
스마트그리드는 전기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연락망에 전기 사용료와같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스마트그리드에 내포되는 것으로, 작은 규모로 전력을 자체생산, 자체소비 하는 발전 방식이다. 이러한 발전 및 송전 방식들을 도입한다면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스마트그리드와 마이크로그리드가 일상생활에 정착되면, 오늘 날과는 완전히 다른 생활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밥을 짓기 위해 전기밥솥을 사용하고,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를 사용하고, 정보검색이나 과제를 하기위해 컴퓨터를 사용한다. 수요가 많은 시간대나전기료가 비싼 시간대를 모르는 우리는 사용하면 사용한만큼 전기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스마트그리드가 정착된생활은 그렇지 않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과 에너지 효율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용해 우리는 에너지효율이 높은 시간대에 전력소비량이 높은 일을 직접 하기도 하고, 가전제품이 자동으로 기능을 수행하게할 수 있다. 에어컨이나 난방이 효율이 높은 시간대에 우선적으로 가동되고, 그렇지 않은 시간대에는 약하게 가동된다. 에너지 수요가 높아져 효율이떨어지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이용한다. 모든 과정은 소비자가 직접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에 의해 이루어진다. 전력 생산 역시 마이크로그리드에 의해도시에서 나아가 사업자 혹은 개인의 범주만큼 작아진다. 에너지를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하기도 하고, 개인이 생산하는 에너지를 에너지 소비가 많은 시간대에 개인이 사용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남을 때 팔고, 부족할 때 다시 사서 쓰는 등 유동적으로 이용한다.

마무리하며
전기, 혹은 에너지를절약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원의 한계와 지구온난화 문제 때문이다. 에너지 자원 문제는 생각보다심각하다. 우리나라는 전력 생산의 약 95%를 석탄,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에의존한다. 이 중 순수 우라늄과 석유, 천연가스는 60년 이내, 석탄 또한 230여년이내에 고갈될 것이다. 또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의 사용비중도 65%에 달하는데, 화석연료의 이용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고,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며기온이 높아져 바닷속에 포함된 이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오면서 가속된다.
"세계환경개발위원회"에서 "미래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현재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촉구하며 '지속가능한발전'을 정의했다. 현재의 우리는 자원의 풍족함과 편리함으로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과소비로 인해 미래세대가 그 책임을 떠안게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 근본적인 해결책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다만, 지금의 에너지 사용을 절약하기 어렵다면,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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