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광주 무등산 서석대 주상절리의 장엄한 풍광에 감동이 밀려왔다.
 광주 무등산 서석대 주상절리의 장엄한 풍광에 감동이 밀려왔다.
ⓒ 바람돌이

관련사진보기


화려한 봄날이 가고 있다. 부쩍 짧아지는 봄, 그래서 하루하루 생생히 기억하며 좀더 붙들고 싶은 마음이다. 광주 무등산 산행을 두 번이나 했음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서석대 주상절리를 한 번도 보지 못한 게 항상 아쉽던 차에 지난 10일 새송죽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무등산(1187m) 산행을 또 떠나게 되었다.

오전 8시 창원 마산역서 출발한 우리 일행이 원효사(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30분께. 원효분소를 지나 본격적인 무등산 옛길 2구간으로 들어서자 초록빛 숲길이 이어졌다. 오월의 초록이 얼마나 싱그러운지 눈이 시원해지고 팍팍한 일상에 젖은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오랜 세월 옛사람들이 땔감이나 숯을 구워 나르고, 임진왜란 때 의병장 충장공 김덕령 장군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칼과 창을 만들고 무술도 연마했다고 전해지는 이곳. 이 길은 숲길이 주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서서 옛사람들이 남긴 삶의 흔적과 역사적 사건을 만나며 걷는 길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서석대에서. 뒤로 인왕봉, 지왕봉, 천왕봉 등 무등산 정상이 보인다.
 서석대에서. 뒤로 인왕봉, 지왕봉, 천왕봉 등 무등산 정상이 보인다.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서석대 주상절리 틈새에 피어난 연홍빛 산철쭉꽃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서석대 주상절리 틈새에 피어난 연홍빛 산철쭉꽃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 바람돌이

관련사진보기


     이무기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승천암.
 이무기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승천암.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그렇게 1시간 30분 남짓 걸었을까, 목교(958m)에 이르렀다. 여기서 서석대까지는 500m 거리다. 돌계단 따라 서석대로 올라가는 길에 피어 있는 연분홍 철쭉꽃이 어찌나 고운지 봄날이 더 화사하게 느껴졌다. 20분 정도 오르자 꿈에도 그리던 서석대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신이 빚어 놓은 돌기둥이 이런 모습일까, 폭이 1m 미만인 돌기둥들이 50여m에 걸쳐 동서로 빼곡히 늘어서 있는데 그 장엄한 풍광에 감동이 밀려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저녁 노을이 비쳐 들면 수정처럼 반짝여서 수정병풍이라 불린다는 서석대. 주상절리 틈새에 피어난 연홍빛 산철쭉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 그 신비하고 수려한 경관에 연신 환호성만 질러댔다.

서석대와 입석대로 대표되는 무등산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제465호)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발생한 화산활동의 산물로 용암이 냉각 수축하면서 형성되었다. 고도 700m부터 정상에 이르기까지 무등산 전역에 걸쳐 분포하고 있는 주상절리대는 세 번의 화산 분출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데, 서석대와 입석대는 두 번째 화산 분출로 인한 것이라 한다.

아름다운 돌병풍을 뒤로하고 계속 올라가자 천왕봉(1187m), 지왕봉(1180m), 인왕봉(1140m) 등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 무등산 정상이 보였다. 군부대 주둔으로 인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지역이나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기념행사로 산행 이틀 후에 하루 개방하게 되어 이틀이란 시간적 간격이 못내 아쉬웠다.

가슴이 탁 트이고 봄 햇살이 기분 좋게 쏟아지는 서석대(1100m)에서 몇몇 일행들과 점심을 같이했다. 시원한 경치를 바라보니 괜스레 마음도 즐거웠다. 서석대에서 내려가는 길에 흰 구름이 파란 하늘에 뭉실뭉실 피어오르고 멋스런 바위들과 어우러진 연홍빛 산철쭉들이 군데군데 예쁘게 피어 있는 모습에 자꾸자꾸 뒤돌아보았다.

얼마 안 가 이무기에 얽힌 전설이 전해지는 승천암이 나왔다. 옛날 옛적에 무언가에 쫓기던 산양을 암자에 숨겨 준 스님이 있었다. 어느 날 꿈에 이무기가 나타나서는 그의 훼방으로 산양을 못 잡아먹어 승천하지 못했다며 종소리가 울리지 않으면 스님이라도 잡아먹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다. 그런데 얼마 후 난데없는 종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더니 이무기가 승천하게 되었고 스님 또한 무사했다는 이야기이다.

     입석대에서.
 입석대에서.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입석대 주상절리의 경이로움에 가슴이 콩닥콩닥했다.
 입석대 주상절리의 경이로움에 가슴이 콩닥콩닥했다.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장불재는 서석대(왼쪽)와 입석대(오른쪽)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장불재는 서석대(왼쪽)와 입석대(오른쪽)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입석대로 가는 길에도 멋들어지게 생긴 바위들이 눈길을 끌었다. 오후 1시 10분 남짓 되어 서석대보다 풍화작용이 더 진행된 입석대(1017m)에 도착했다. 폭이 1~2m인 돌기둥 30여 개가 40여m에 걸쳐 줄지어 서 있는데 그 경이로움에 가슴이 콩닥콩닥했다.

입석대에서 장불재(919m)까지 거리는 400m. 가야할 길이 멀어 나는 서둘러 걸어 내려갔다. 장불재는 옛날 화순군 이서와 동복면 사람들이 광주를 오갈 때 지름길로 넘어 다닌 고개이다. 지금은 서석대, 안양산, 중머리재 등을 이어 주는 곳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서석대와 입석대를 아울러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백마능선에 있는 능선암(920m)에서.
 백마능선에 있는 능선암(920m)에서.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백마능선의 낭만적인 산철쭉 꽃길을 걸으며 참 행복했다.
 백마능선의 낭만적인 산철쭉 꽃길을 걸으며 참 행복했다.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안양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타봉, 입석대, 서석대, 그리고 무등산 정상.
 안양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타봉, 입석대, 서석대, 그리고 무등산 정상.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나는 백마능선을 타고 안양산을 향해 계속 걸었다. 햇빛이 눈부시게 부서져 내리는 꽃길을 걷는 내게 하늘이 먼저 말을 거는 듯했다. 앞에 가는 산객들이 연홍색 산철쭉들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이 되어 주고, 햇빛 부스러기 곱게 내려앉은 꽃길에 취해 걸어가는 내 뒷모습 또한 누군가에게 이쁜 풍경이기를 소망해 보았다.

때로는 오솔길 같은 낭만적인 꽃길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참으로 행복했다. 백마능선 따라 능선암(920m), 낙타봉(930m), 들국화갈림길(770m)을 거쳐 드디어 안양산(853m, 전남 화순군 이서면) 정상에 이른 시간이 2시 50분께였다. 낙타봉과 눈을 맞추고 아스라이 입석대, 서석대, 무등산 정상을 조망하면서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나는 일행과 함께 무등산편백자연휴양림 쪽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12km 걸으며 5시간 소요된 산행이었다. 원도 한도 없이 이쁘디이쁜 꽃길을 걷고 또 걸었다. 더욱이 꼭 한번 보고 싶었던 서석대 주상절리를 마주한 감동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