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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미국 현지시각) 미프정상회담 기자회견 당시 발언하는 모습.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4일(미국 현지시각) 미프정상회담 기자회견 당시 발언하는 모습.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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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북·미정상회담 무산 경고에 미국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짐짓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이 반발하는 지점에 대해선 협상의 여지를 강조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보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서, 또 회의 모두발언과 기자 질의응답 등 기회가 될 때마다 북한과의 정상회담 진척 상황을 언급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엔 북한과 관련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이 회담을 취소할 거라 우려하느냐', '북한과의 회담이 아직 가능한가', '군사훈련을 연기할 건가' 등의 질문 세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켜봐야 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통보받은 것도 전혀 없다. 지켜봐야 한다"는 답변도 반복했다. 다만 '한반도의 비핵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백악관과 관련 부처는 북한의 경고와 이에 대처할 방법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스전문 케이블방송 CNN은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을 인용, "대통령은 오늘 이 문제로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적극 진화 나선 샌더스 대변인, 말투 바꾼 볼턴 보좌관

하지만 미국 측은 '북한의 경고'에 대해 짐짓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방송에 출연도 하고 기자들도 적극적으로 만나며 '별 일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 열심이었다.

샌더스 대변인은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와 한 인터뷰에서 "힘든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왔다. 회담이 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돼 있고, 열리지 않는다면 최대 압박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것은 충분히 예견하고 있던 것이다. 대통령은 거친 협상에 대해 익숙하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들이 만나길 원하면 우리는 준비돼 있을 것이고, 그들이 원하지 않으면,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이 말한 '리비아 방식'에 대해 샌더스 대변인은 "어떤 논의에서도 다뤄진 걸 보지 못했다"며 "명시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런 말이 나온 것은 알지만, 그걸 따르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게 적용되는 방식에 쿠키커터 방식은 없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모델은 '트럼프 방식'"이라고도 했다.

쿠키커터는 쿠키를 굽기 전, 밀다루 반죽을 일정한 모양으로 잘라내는 금속 틀이다. 북한과의 협상이 비핵화의 방식을 쿠키커터처럼 일정한 틀에 맞추는, 볼턴이 말한 '리비아 방식'에 맞추는 게 아니라고 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 말을 두고 '북한이 경고하자 백악관이 한 발 물러선 것', '볼턴의 말에 북한이 반발하자 백악관 대변인이 진화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비난을 받은 강경파 볼턴 보좌관의 말에서도 변화는 보인다.

이날 라디오 <폭스뉴스> '브라이런 킬미드 쇼'와 인터뷰한 볼턴 보좌관은 전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이름까지 거론하며 '사이비 우국지사'라고 비난한 데에 "새로울 게 없다"고 반응했다. 그는 "내가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을 독재자로 묘사한 일 등과 관련해 그들은 날 인간쓰레기라고 불렀다. 흡혈귀라고 불렀다"며 "난 익숙해졌고 북한 사람들이 늘 하는 것"이라고 반응했다.

볼턴 보좌관은 자신에 대한 비난보다 '북한이 핵을 버리고 더 안전해지는 전략적인 선택을 할 것이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아침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북한의 의도를) 한국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여전히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는 진짜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느냐 하는 기본적인 문제로 돌아가게 된다"며 "그들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우리가 그들의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방법을 알고 핵무기와 다른 것들을 오크리지로 옮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13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미국이 해체하고 오크리지로 반출한다'는 걸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북한이 '리비아 방식'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볼턴 보좌관은 자신이 제시한 게 여러 비핵화 방법 중 고려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라면서 북한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을 비난한 김 부상에 대해 "6자회담에 참여한 이들은 김계관이 문제적 인사라고 말한다"면서도 "그가 나섰다는 것은 그들(북한)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신호도 되지만, 반대로 회담 준비는 계속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고 말했다. 외무성 성명 등 북한 정부의 공식 성명이 아니라 김 부상 개인 목소리로 불만을 표출한 것은 북한이 회담을 그만둔다는 뜻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해결사 트럼프' 부각 위한 밑그림?

볼턴 보좌관은 자신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처럼 하면서도 그 방식이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라면서 사실상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대변인이 적극 움직인 것은 자신들이 '협상의 대가'라 추켜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리비아 방식을 거부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명제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들의 측근들이 적극 나서서 리비아 방식 얘길해 북한의 반발을 사고 북·미정상회담이 위기를 맞는 상황이 되니 수습하려는 상황이다. 결국은 고심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원하는 '체제안전보장' 등을 제시하면서 타결하는 모양으로 밑그림이 그려진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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