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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각종 커뮤니티에 군복무 축소 및 예비군 제도 개선(축소 후 폐지 등)을 촉구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변화된 특징을 반영한 요구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것임을 밝혔다. 국민청원의 내용 역시도 종전선언을 하는 시대에 예비군 제도 역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단계적 폐지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지난 8일에는 서울대학교에서 때아닌 '예비군 홀대' 논란이 있었다. 서울대 학생 커뮤니티에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결석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온 것. 교수가 직접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결석도 출석 점수에 차감된다고 고지했다는 이야기다. 또한 교생실습을 준비하는 한 학생은 부설학교에서 실습기간 예비군 훈련을 옮겼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었고 이에 총학생회가 나서서 예비군훈련을 원래대로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국방부 홈페지에 있는 2018년 예비군 훈련 안내.
 국방부 홈페지에 있는 2018년 예비군 훈련 안내.
ⓒ 국방부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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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제 폐지 여론은 이번만의 일은 아니다. 3년 전, 서울의 한 훈련장에서 예비군이 총기난동을 부려 사상자가 발행한 사건으로 폐지 여론이 높았다. 과연 예비군제도가 효용이 있냐는 주장들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 대선에서 민중연합당 김선동 대선후보는 예비군 제도의 단계적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더 나아가서는 통합진보당에서 2012년 총선 공약으로 밝힌 바 있다. 현재 국가보훈처장인 피우진 처장 역시 2008년 당시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로 예비군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박정희 정권에 의해 만들어진 향토예비군

예비군 제도가 만들어진 것은 박정희가 군사쿠테타를 일으킨 그해 1961년 향토예비군설치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하지만 예비군이 소집훈련을 받게 된 것은 1968년이다. 1968년에는 김신조 등 북한 특수공작원이 청와대 뒷산까지 접근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해 푸에블로호 나포사건도 발생해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감돌던 시기였다. 앞서 살펴본 대로 예비군 제도는 원래부터 있었던 제도가 아닌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 만들어진 제도라는 점이다.

예비군 훈련이 실시되던 해 당시 김영삼 의원 등 41명은 '향토예비군설치법 폐지안'을 제출했다. 당시 김 의원은 "전 국민을 비민주적 전체주의로 몰아넣는 결과이며 위기의식과 전쟁의 공포감을 조성시켜 국민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초래케 한다"라고 폐지 이유를 밝혔다. 유신으로 치닫고 있는 박정희 정권의 검은 속내를 당시 김영삼 의원은 예리하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예비군 제도를 살펴보면 비역 장교·준사관·부사관은 현역 연령정년까지, 병사는 전역 후 8년이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 예비군에 편성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예비군에 편성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18세 이상 60세 미만 대한민국 남녀는 누구나 예비군으로 지원할 수 있다. 사실상 예비군제도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열려 있고 남성들의 경우, 군복무기간을 포함해 10년 가까이 군 제도에 편입되는 결과는 낳는다.

예비군제도는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냉전시대의 유산이며 남과 북이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을 이야기하는 지금의 시대와는 전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되레 전역 후에도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이중병역이라고 할 수 있다.

예비군훈련 2박 3일, 훈련비는 올라서 겨우 1만5000원

예비군제도를 비판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적 효율성에 대한 측면이다. 현재 예비군이 2박 3일 훈련을 받으면 훈련비로 지급되는 돈은 1만5000원이다. 동네에서 진행되는 6시간 훈련에는 훈련비 지급은 없다.

조준현 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장은 지난 4월 <부산일보> 기고글에서 "예비군 450만 명이 매년 3일 동안 훈련에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그로 인한 경제활동의 손실은 최저임금으로 계산하더라도 연 8132억 원에 이른다"라며 "물론 직장인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생산성이 최저임금밖에 안 될 리는 없다. 그래서 경제활동의 손실액을 최저임금의 두 배로 계산해 보면 연 1조6264억 원이다. 여기에 훈련 참가로 동료들의 업무가 과중해지고 효율성이 떨어질 것까지 감안하면 손실액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물론 국방부가 밝힌 예비군은 275만 명이다. 조 소장이 이야기한 450만 명보다는 적은 수치다. 하지만 그가 말한 손실액은 쉽게 추산하기 어려운 막대하다. 조 소장은 "국정농단이나 블랙리스트 같은 적폐를 청산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 주변에서 관습으로 굳어져 미처 비효율인 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제도화된 비효율들을 청산해야 한국 경제가 산다"라고 덧붙였다.

동원전력사령부 창설... 제안 배경과 지금은 시대적 상황이 다르다

청소년·대학생·청년 평화준비위원회(가칭) 소속 청년들이 지난 4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평화 체제를 염원하며 예비군·민방위 제도를 폐지하자는 뜻으로 군복을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평화 체제 염원하며 군복 반납하는 청년들 청소년·대학생·청년 평화준비위원회(가칭) 소속 청년들이 지난 4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평화 체제를 염원하며 예비군·민방위 제도를 폐지하자는 뜻으로 군복을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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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예비군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6일 예비군 창설 50주년 기념축전을 통해 "정부는 오늘 육군 동원전력사령부를 창설했다"라고 밝힌 뒤 "예비역들이 갖추고 있는 전투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이고 효율적인 훈련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국방부는 훈련 대기시간과 인도인접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스마트 훈련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예비군제도를 개혁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은 남북정상회담이 있기 3주 전에 나왔다.

동원전력사령부 창설에 대한 북의 입장은 매우 단호했다. 4월 23일 <노동신문>은 "다른 때도 아니고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는 속에서 이러한 책동이 감행된 것으로 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라며 "이 시대적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동족을 군사적으로 압살하기 위한 책동에만 피눈이 된다면 그것이 초래할 후과가 어떻겠는가 한데 대해 심사숙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남조선 군부는 민족의 지향에 도전하는 군사적 망동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사령부 창설 계획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보고돼 확정됐다. 국방부가 북한 위협이 날로 고조되는 안보 환경에서 2022년까지 현 62만여 명의 상비 병력을 52만2000명 수준으로 감축하면 자칫 전투력 공백이 우려된다면서 동원전력사령부가 창설된 것. 판문점 선언 이후의 시대 변화와는 맞지 않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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