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역사적인 3차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훈풍이 불어오는 가운데 남녘 부산에서 출발해 북녘 경제특구 나진을 넘어 시베리아로 내달리는 '민족의 혈맥'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남과 북의 동부 허리를 잇는 동해북부선 설립이 재추진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민관합작으로 분단된 남북철도를 잇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간참가 형태는 남북관계 정상화가 공식화되기 전의 사전조치로 풀이된다. 남북정상회담과 분단 70주년을 맞은 만큼 더 이상 해당 사업을 미룰 수 없다는 여론이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동해북부선 설립에 합의했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완'으로 남은 상황이다.

우선 '대륙으로 가는 희망'을 표방하는 사단법인 희망래일이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희망래일은 70년 침묵을 깨는 침목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정세현·이철·김미화)를 발족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황석영 작가 등 각계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철 희망래일 이사장은 "동해북부선이 연결되어야 비로소 유라시아 대륙철도가 완성된다"면서 "조만간 다가올 한반도 평화와 번영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조속히 동해북부선이 착공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장관급)은 축사를 통해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된다면 제일 먼저 남북러 간에 나진-핫산 철도 프로젝트 복원"이라며 "지금 바로 시작해도 4~5년이 걸리니 예비타당성 등을 따지지 말고 추진하자고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북방경제위는 '경제분야 협력채널을 구축하는 대통령 전속 전담기구'로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시베리아철도 연결로 가스, 철도, 전력, 항만,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업의 발전을 꾀하는 신북방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정상회담을 거쳐 남북관계가 활짝 열린다면 철길을 통해 남북 간 '환동해권 경제협력'이 바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정부 내부의 기류가 읽힌다.

환동해권 경제협력의 대상지역이자 유일하게 분단된 도인 강원도도 적극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 지사는 "2007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동해북부선부터 추진하자는 기록이 있다"며 "북측에서도 동쪽의 위험 부담이 덜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강원도는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과 6월 초 북미정상회담 뒤 동해북부선 단절 구간 지역인 강릉 또는 고성에서 침목 모금 동참 발대식을 열겠단 방침이다. 현재 강릉~제진(고성)구간 104.6km가 단절구간으로 남아 있다.

남북철도연결을 바라보는 북측의 입장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정세현 전 장관은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은 우리 측 구상이 아니라 북측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며 "경의선에 비해 동해선은 북측이 정치적으로 덜 민감하게 느끼고 남북경제협력에는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북측은 남측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 신청에도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 지난 19일 코레일은 베트남 다낭 시에서 열린 제33차 OSJD 사장단 실무회의에 2014년 제휴회원으로 가입한 뒤 처음으로 참가했다. 정회원 가입을 기존 가입국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결정하는 OSJD의 구조상 남측 참가에 대한 북측의 묵인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은 앞서 이전까지 매번 "남북관계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며 남측의 정회원 신청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는 6월 초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리는 철도 관련 장관회의에서 남측의 정회원 여부를 다시 논의하자는 러시아의 입장에 동조하며 여지를 남겼다. 북측은 남북⋅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찬성 또는 반대의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 전 장관은 "경의선에 비해 동해선은 북측이 정치적으로 덜 민감하게 느끼고 남북경제협력에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남북관계가 심화되고 동해 연안과 육상 남북 물류 및 인적왕래가 증대되면 그때 검토하기로 미뤄 둔 것"이라며 "남북⋅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지금이 동해북부선 착공을 하기에 적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반도의 동쪽 허리가 철길로 연결되면 남측에 잘 알려진 북측의 관광자원을 중심으로 교류에 본격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평창겨울올림픽 당시 북측 강원도 원산 소재 마식령 스키장에서 공동합숙훈련을 가진 남측 선수단이 시설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중단된 금강산 관광도 회담 결과에 따라 대북제재가 해소되면 머지않아 다시 재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첨부파일
역.jpg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주권방송>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남북정상회담, #시베리아철도, #평양, #서울, #한반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반도 정세, 일본의 동향에 큰 관심을 두며 주시하고 있습니다. 적폐를 깨부수는 민중중심의 가치가 이땅의 통일, 살맛나는 세상을 가능케 하리라 굳게 믿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