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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스트라이크존, 이제 최선입니까?

계속해서 일어나는 스트라이크 논란, 이젠 편파 의혹까지?
18.04.21 11:13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이쯤 되면 전 국민 대상 유명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4월 19일 SK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끝난 후 당일 경기의 구심을 맡은 구명환 심판이 목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실시간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위치했다. 두 팀의 경기는 SK 와이번스 외야수 노수광이 2타점 역전 적시타를 기록한 후, 9회말 박정배가 세이브를 기록하며 SK 와이번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경기 결과보다 더욱 이목이 집중된 것은 구명환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이었다. 원칙적으로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심판의 재량으로 결정된다. 야구 규칙 2.73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플레이트 상공을 말한다. 스트라이크존은 투구를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

야구 규칙 2.73의 내용대로라면 스트라이크존은 타석에 서는 타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타자의 체격, 스탠스, 좌우여부에 따라 각각의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수의 좌완/우완/언더핸드/사이드암 여부에 따라 공의 궤적이 바뀐다. 또한 심판의 성향에 따라 존이 넓어지고, 좁아지기도 한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구심은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스트라이크 존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SK 와이번스 공격시 스트라이크/볼 분포도 SK 와이번스 공격시 스트라이크/볼 분포도 ⓒ https://strikes.zone/

위 이미지는 SK 와이번스 공격시 스트라이크/볼 분포도다. 스트라이크와 볼이 비교적 평이하게 구분된 것을 볼 수 있다.

나주환 타자에게 피어밴드의 몸쪽공 스트라이크가 들어간 모습 ⓒ SPOTV

이재원 타자에게 피어밴드의 몸쪽공 스트라이크가 들어간 모습 ⓒ SPOTV

위 두 장면에서 나주환, 이재원 두 우타자의 몸쪽 꽉찬 공이 스트라이크로 되는 모습을 볼 수있다.

KT 위즈 공격시 스트라이크/볼 분포도 ⓒ https://strikes.zone

하지만 KT위즈 공격시 스트라이크/볼 분포도는 판이한 모습을 보인다.

위 표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KT 위즈의 공격 시에는 스트라이크 존이 급격히 좁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몇 개의 공은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왔음에도 볼 판정을 받았다.

강백호 타자의 타석에서 산체스 투수의 몸쪽 공이 볼로 판정된 모습 ⓒ SPOTV

풀카운트 상황에서 산체스 투수가 강백호 타자에게 몸쪽 공을 구사했다. 이재원 포수와 산체스 투수는 삼진이라 생각했지만 볼판정을 받았고 강백호 타자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앞서 좌투수 피어밴드가 우타자 이재원과 나주환에게 구사한 몸쪽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지만 우투스 산체스가 좌타자 강백호에게 구사한 몸쪽공은 볼로 판정됐다.

홍현빈 타자의 타석에서 산체스 투수의 바깥쪽 공이 볼로 판정된 모습 ⓒ SPOTV

산체스 투수는 좌타자 홍현빈에게 바깥쪽 커터를 구사했지만 이 또한 볼로 판정받았다. 산체스의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커터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형성됐다. 이재원 포수도 스트라이크라 생각했지만 심판의 판단은 볼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4경기 26이닝 동안 볼넷이 단 한개였던 산체스는 이날 5이닝 동안 볼넷을 2개 허용했다. 투구수가 많아지며 고전하던 산체스는 6회 유한준에게 쓰리런 홈런, 다음 타자 박경수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5이닝 5자책의 투구로 부진했다. 하지만 투수가 바뀐 후에도 이해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 존은 계속됐다.

이진영 타자의 타석에서 박정배 투수의 몸쪽 공이 볼로 판정 ⓒ SPOTV

이재원 포수는 박정배 투수에게 바깥쪽 공을 요구했지만 이진영 타자의 몸쪽에 포크볼이 반대투구가 됐다. 포수가 바깥쪽에 빠져 앉아있다가 반대투구가 되버린 상황에서 박정배의 공은 오히려 몸쪽에 제구가 잘된 포크볼이 됐다. 하지만 심판은 이 공을 볼로 판정했다. 이 공 또한 역시 스트라이크 존 안에 형성된 공이었기 때문에 평소 감정표현을 잘 하지않는 박정배조차 상당히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윤석민 타자의 타석에서 박정배 투수의 몸쪽 공이 볼로 판정 ⓒ SPOTV

우타자 윤석민에게 박정배는 몸쪽 포크볼을 구사했다. 박정배의 공은 이재원의 미트 속에 정확히 들어왔고 스트라이크 존에도 들어왔다. 하지만 이 공 역시 볼 판정을 받았다.

비록 경기는 SK 와이번스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구명환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SK 와이번스의 트레이 힐만 감독 역시 9회 박정배의 공이 계속해서 볼 판정을 받자 화가 난듯한 모습을 보였다. KBO Q&A 게시판은 구명회 심판을 성토하는 글이 넘쳐났다.

최근 심판과 선수 사이의 스트라이크 존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스트라이크 여부를 물었다 퇴장당한 오재원, 스트라이크 판정에 배트를 던지며 불만을 표한 채태인,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고 다음 이닝 연습 투구에서 공을 빠뜨린 행위로 징계를 받은 양의지, 스트라이크 판정에 욕설을 해서 퇴장당한 이용규. 이런 일이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심판과 선수 사이의 신뢰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

스트라이크 존은 심판의 재량이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빨리 파악하는 것은 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하지만 그것도 스트라이크 존이 일정할 때의 문제다. 오죽하면 요즘 야구팬들 사이에선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기계가 해야한다는 조롱섞인 농담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대로는 안된다. 더 이상 팬과 선수 모두 스트라이크 존에 관한 논란은 보고 싶지 않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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