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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인천본부와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의당을 비롯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42개는 28일 '한국지엠 30만 일자리 지키기 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 한국지엠인천대책위 민주노총 인천본부와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의당을 비롯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42개는 28일 '한국지엠 30만 일자리 지키기 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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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패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간 적자가 3조원 누적되자, 지엠은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지엠은 정부 지원과 산업은행의 출자와 투자, 노동조합의 협력이 전제 되지 않으면 한국에서 기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우리 정부와 노동자들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우리 정부의 자금지원을 압박했던 지엠은 마침내 오는 4월 20일까지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임한택 지부장, 이하 노조)가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부도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노조가 회사 정상화와 지속을 조건으로 임금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을 발표했는데도 지엠은 되레 노조에 자구안 제출을 요구했다. 사실상 노조에 2018년 임금단체협상을 포기하라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으며, 경영실사를 진행 중인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에 대한 압박이다.

아울러 지엠이 부평공장에 신차를 배정하겠다고 밝힌 SUV는 트랙스 후속모델로 이미 2016년 노사 임단협 때 합의된 내용이다. 후속모델은 이미 부평공장에서 개발이 끝났고, 양산만 앞두고 있다. 사실이 이런데도 신차 투자라며 '조삼모사' 식으로 노조를 우롱하고 있다. 
 
지엠의 이 같은 전술은 처음이 아니다. 스웨덴 사브, 유럽 오펠, 캐나다 지엠의 공장 폐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엠은 정부 지원과 노조 양보만큼만 운영하고 지원이 끊기면 가차 없이 문을 닫았다. 지엠의 '벼랑끝 전술'이 시작된 셈이다.
 
1997년 시작 된 IMF경제불황 때 대우자동차가 법정관리를 거쳐 2002년 지엠에 매각된 후, 한국지엠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지엠대우로 탄생했지만 과거 대우차가 기록했던 내수시장 점유율 30%는커녕 10~11%에 머물렀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2009년 미국 지엠이 파산할 때도 한국지엠이 뉴지엠에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로 노동자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소형차에 강했던 한국지엠은 뉴지엠을 살려낸 일등 공신이었지만 그동안 의혹이 제기 된 수출이전가격 의혹, 지엠으로부터 고금리 차입, 고가의 로열티 지급, 고가의 부품조달 등으로 부실이 누적됐다.
 
툭하면 공장축소와 폐쇄설, 중국 이전설이 나돌았고, 신차배정을 통한 회사 미래전망 확보는 한국지엠 출범 후 노동조합 선거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했다.
 
지엠이 '4월 20일 부도신청' 발표로 으름장을 놓자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를 비롯한 인천지역 42개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은 28일 오전 인천시청 앞에서 '한국지엠 30만 노동자 일자리 지키기 인천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선 고용보장 후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인천대책위는 "더 이상 지엠의 못된 행태가 반복 돼선 안 된다"며 "우선 정부와 인천시가 지엠과 협상에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한국지엠의 지속가능한 발전전망을 확약받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들을 확보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지원은 지엠의 날강도 같은 경영행태를 연장시켜 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인천시를 향해서는 "지엠과 협상은 철저한 경영실사와 경영감시 장치 마련이 먼저다. 정부 지원은 그 다음이 돼야 한다"고 한 뒤 "인천시도 마찬가지다.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등의 지원은 노동자의 고용보장이 먼저다. 다음이 지자체 지원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엠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고 희망퇴직을 진행한 후, 한국지엠 부평공장 군산공장에서 노동자 두 명이 목숨을 끊었다. 한 사람은 30년, 또 한 사람은 20년 넘게 공장에서 일한 노동자였다. 사실상 정리해고와 다를 바 없는 희망퇴직이 두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셈이다.
 
그리고 희망퇴직을 한 사람들은 물론 남아 있는 사람들도 고용불안에 따른 생존권 위협에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엠은 또 추가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불안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책위는 "현재 한국지엠 노동자 2500명이 희망퇴직을 했다. 그런데 지엠이 밝힌 구조조정 계획을 보면 5000명을 추가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한다"며 "스물아홉 명의 목숨을 앗아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여기서 막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또 부품업체에 대한 보살핌을 강조했다. 대책위는 "지금까지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대부분 한국지엠에 대한 직접지원에 맞춰졌다. 이번에도 협력업체의 경영위기와 노동자들의 고용위기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언급만 되고 있을 뿐 제대로 된 현황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긴급히 실태파악을 하고 산업은행과 지자체의 지원이 부품업체까지 흘러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지엠,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산업은행,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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