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입양 강아지 통해 깨달은 '5가지 좋은 생각'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나는 주인님만을 바라봅니다.”
18.03.24 14:58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2018년 강아지의 해 '무술년' 초반을 지나면서 내 삶에 함께 했던 강아지들을 생각해 본다. 외아들로 자란 나에게 강아지는 친구와 가족 같은 존재였다. 그것은 형제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게는 필연적인 것이었다. 큰 세퍼트는 늘 내 곁에 있어 주었다.

형제 냄새가 그리워 나는 다섯 살 때부터 형제 많은 8남매 쌀집으로 마실을 다녔다. 통행금지가 풀리는 새벽 4시만 되면 어김없이 집을 나섰다. 거의 1년 365일을 8남매 쌀집으로 새벽출근(?)을 했다.

그곳에서 식구들과 한 이불에 발을 넣고 잠을 자다가 가족처럼 아침에 일어나 점심까지 먹고, 오후에 물놀이를 했다. 그런 일정을 거쳐야만 큰 집에 가듯 우리 집에 들렀다. 그러면 세퍼트는 짖고 달려들며 반가운 표시를 해주곤 했다.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보고 싶었어요"

입양강아지 대박이, 깐지와 함께 ⓒ 나관호

강아지는 가족 사랑을 안다

앞집 누런 똥개에게 다리를 물려 병원 신세를 지고 나서 똥개에게 복수하기 위해 세퍼트를 데리고 나가기도 했다. 그러면 누렁이는 꼬리를 감추고 집으로 들어가든지 달아나버리곤 했다. 그렇게 강아지는 나에게 친구이자 보디가드였고 식구였다.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기분 좋으시죠. 왈왈."

어린 시절부터 강아지와 인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강아지를 좋아한다. 가족처럼. 강아지도 가족 사랑을 알고 있다. 지금 우리 집에도 편안하게 놓아 키우는 강아지 두 마리가 있다. 다른 집에서 키울 수 없다기에 내가 입양한 '깐지'와 처제 집에서 데려온 '대박이'다. 미용실에 가서 예쁘게 털도 깍아 주고, 특별한 별식을 먹이기도 한다. 그럴 때면 몇 년전, 죽은 작은 강아지 '위니'도 생각난다. 15년 정도 같이 지냈었다.

언젠가 '위니'가 자신의 귀를 발로 긁다가 발톱이 털에 걸려 뒤뚱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엉켜있던 귓 털을 가위로 조금 잘라주었다. 그런데 순간 강아지가 깽 소리를 냈고 강아지 귀에서 피가 흘렀다. 내가 귓살을 조금 벤 것이었다. 깜짝 놀라 응급처지를 해주었다. 그런데 녀석이 아프다는 말을 못한다. 당연하지만 그럴 때는 강아지가 아프다고 말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지혈하기 위해 상처 난 귀를 꼭 잡고 있는데 자꾸 녀석이 내 눈을 쳐다보고 꼬리가 떨어지듯 흔들어 댄다. 눈이 마주치자 초롱초롱한 강아지의 둥그런 눈이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강아지 가라사대 "난, 그래도 주인 아빠님이 좋아요. 좋아요."

강아지는 사랑과 행복 전하는 마음을 안다

'깐지'와 '대박이'는 잠자리에 들 때면 항상 침대 밑에 자리를 틀고 나를 지켜주듯이 보디가드로 있다. 강아지들도 그래야 편안해 한다. 늦은 시간까지 책을 읽다가 자정을 한참 넘기고도 방으로 들어가려는 인기척을 알고 어느새 따라 온다. 꼬리를 흔들어대는 모습을 보면 꼬리가 떨어질 것 같은 속도다.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행복해요, 고마워요."

그리고 아파트 문 앞에서 타인의 인기척이라 나면 어김없이 짖어대며 나에게 알린다.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내가 지켜드릴게요?"

변함없고 충성스럽다. 문을 닫으면 문을 긁으며 시위를 한다. 그래서 쫓아내고 혼을 내도 잠시 피할 뿐 여전이 변함없이 충성스런 태도를 보인다. 그런 강아지를 보면서 '충성이란 강아지의 행동 같은 거구나'라고 생각하곤 한다. 변함없고, 주인을 철저히 따르고, 변덕 없고.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나는 주인님만을 바라봅니다."

간식 먹는 깐지와 대박이 ⓒ 나관호

강아지는 감사에 애정으로 표현한다

'먹을 것을 더 줘야겠구나.' '더 예뻐해주면 좋아하겠지?' 강아지를 오래 키우다보니 강아지도 '감사'를 할 줄 안다는 것을 가끔 느낀다. 인간이 하는 감사 같은 것이 아니지만 잘 해주는 주인에 대해 애정을 표시할 줄 안다는 것이다.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좋아해주시니 저도 좋아요. 고마워요. 왈왈."

강아지들에게 특별식으로 갈비탕 집에서 가져온 뼈를 주었다. 조금 살코기가 붙어 있어서 그런지 맛있게 먹는다. 그런데 '대박이'가 귀를 자꾸 발로 비벼댄다. 며칠 전 귀에 작은 상처를 냈던 생각이 났다. 그러다가 '대박이'가 뼈 먹이를 물고 자기 집으로 들어갔다. '깐지'는 소파 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갈비뼈를 처음 먹어서 그런 것 같다. 고기 비린내에 취한 것도 같고. 그렇지만 나를 한번 쳐다보고 갈비를 먹는다.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특별식 주셔서 감사해요. 또 주세요."

'대박이' 상태가 궁금해 녀석을 보니 털이 엉켜 있어 스타일이 말이 아니다. 머리를 흔들고, 앞발로 귀를 만지며 귀를 자꾸 턴다. 그런데 뼈를 놓고 나에게 다가와 내 발을 혀로 핥으며 좋아한다. 먹을거리는 잊고 지금 현실에 좋아하는 것 같았다.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귀가 답답하지만 괜찮아요. 주인님이 너무 좋아요. 그냥 좋아요."

사랑 받는 강아지와 새주인에게 입양된 후 눈물 흘리는 강아지 ⓒ 인사이트

강아지는 의리를 지킨다

강아지와의 대화 매뉴얼은 "이리와", "밥 먹어", "집으로 가", "앉아", "손 줘봐", "저리 가"등등 정도다. 말을 할 수 있었다면 귀에 상처 낸 나에게 항의도 하고, 얼마만큼 어디가 아픈지 표현을 했을텐데. 안타까운 마음에 '삐침'하고 돌아서 주인을 피하기라도 했으면 편할 것 같다. 그러나 녀석들은 다른 때보다 더 달려든다. 애정을 달라고 더 파고든다. 다리사이로 올라와 앉기도 한다. 참 모를 것이 강아지 마음이다. 사람은 조금만 피해가 가고, 오해하고, 돌아서면 웬수(?)처럼 되는데 강아지는 그렇지 않다. 강아지는 문제 속으로 들어와 정면 돌파를 할 줄 안다.

강아지 가라사대 "나는 주인님을 오해하지 않습니다. 일부러 그러신 것이 아니니까요"

어떤 때는 짐승에게서도 배울 것이 많다. 주인 찾아 천리길을 찾아 온 진돗개, 불 속에서 주인을 살리고 자신은 불타 죽은 오수마을 강아지. 응급 상황에 빠진 주인을 살리기 위해 전화벨을 눌러준 강아지들은 사람을 감동시켰다.

강아지 가라사대 "그런 것은 우리 강아지들의 의리죠."

강아지는 사람을 제일 좋아한다

지나치게 사람을 생각하는 것보다 강아지에게 집착하면 안되겠지만 강아지는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짐승 중에 사람과 교통하고 손에 길러지는 동물의 종수는 생각처럼 많지 않다. 그중 강아지는 사람과 제일 친숙한 동물이다.

강아지 가라사대 "주인님! 저희 강아지들도 사실은 사람들을 제일 좋아해요. 고맙게 생각한답니다."

강아지를 보며 깨달은 몇 가지는 흘려버릴 얘기만은 아니다. 오해를 제일 잘하고, 삐치고, 모함하고, 이간하고, 쉽게 배신하고 함부로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교훈이다. 왈왈.... 동물과의 교감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야 말로 인간 삶의 최고봉이다.

덧붙이는 글 | 나관호는 작가,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북컨설턴트로 '좋은생각언어&인생디자인연구소'와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소장이다.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강의 교수로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운영자로 세상에 응원가를 부르며, 따뜻한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기윤실 문화전략위원과 광고전략위원을 지냈고, 기윤실 200대 강사에 선정된 '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다. '생각과 말'의 영향력을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와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돕는 섬김이로 강의 활동하고 있으며,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을 통해 상처 받은 사람들을 돕고 있는 목사이며, '미래목회포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