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110억 원대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가 오전 조사 후 한차례 휴식을 거친 뒤 다시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 22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했다.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된 건 9시 51분께다. 직전에는 관례대로 한동훈 3차장과 약 10분간 녹차를 마시며 조사 방법 등을 안내받았다. 이 때 이 전 대통령은 "편견 없이 조사해달라"라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검찰 측 답변은 "법에 따라 공정히 수사하겠다"였다.

'다스'부터 조사... '심야조사' 사전 양해 구해

이후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1001호 특별조사실로 이동했다. 오전 조사가 종료된 시간은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1시 5분께다. 검찰은 약 3시간 10분 동안 다스 등 차명재산 의혹을 우선 캐물었다. 신문은 이 분야 수사를 담당한 신봉수 첨단범죄조사1부장이 맡았다.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도 보조 역할로 투입됐다.

검찰에 따르면 오전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도곡동 땅 등 차명 소유로 의심되는 재산은 본인과 무관하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자신이 실소유주라고 의심 받는 자동차 시트 제작업체 다스에 대해서도 "소유하지 않았으며 경영에도 개입한 바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조사에는 이 전 대통령 측이 선임한 4명의 변호사가 번갈아 입회중이다. 그중에서도 옆자리에 주로 앉은 건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훈 변호사다. 이 전 대통령 역시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진술하는 중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강훈(맨 앞), 피영현 변호사(앞에서 두번째)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진행될 이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향하고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변호 맡은 강훈-피영현 변호사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강훈(맨 앞), 피영현 변호사(앞에서 두번째)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진행될 이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오후 조사는 2시께 재개됐다. 역시 신봉수 부장이 관련 조사를 이어간다. 점심 식사는 인근 식당에서 배달해 온 설렁탕이었다. 비용은 검찰 측이 지불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전에 어떤 것이 편하겠는지, 아무래도 소화 잘 돼야 하는 점을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식사는 잘 마쳤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런 걸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날 검찰은 A4 120쪽에 달하는 질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수수, 차명재산,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가 방대한 탓이다. 지난해 박 전 대통령 조사 당시 검찰 측 질문이 100쪽 분량이었던 걸 감안하면, 조사 시간은 그때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조서 검토에 사용한 7시간을 포함, 총 21시간 동안 청사에 머물렀다.

검찰도 이 전 대통령과 사전 티타임에서 조사가 불가피하게 늦어질 수 있다고 양해를 구한 상태다. 검찰은 오후 내로 다스 등 차명재산 의혹 조사를 마치고 뇌물수수 등 혐의를 캐물을 계획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 속도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계획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0층 조사실 창에 13일 오후 햇빛이 비추고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들어갈 조사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0층 조사실 창에 13일 오후 햇빛이 비추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또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측의 동의를 구해 조사 과정을 녹화하고 있다. 천장에 설치된 CCTV카메라를 통해 윤석열 지검장과 한동훈 3차장이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 상황을 대비해 이 수사의 실무책임자인 3차장이 지켜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 지검장의 시청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다. 또한 응급 상황에 대비해 119 차량과 응급구조사가 검찰 청사 내에서 대기 중이다.

'긴급 체포'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이 관계자는 긴급 체포 정황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전혀 검토해 본 바 없다"라며 "어려움에도 정해진 시간에 맞춰 나와줬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생길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퇴임 1884일 만에 검찰 포토라인에 피의자 신분으로 선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조사에 앞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또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정치 보복'이라는 기존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다. 


태그:#이명박, #검찰조사, #설렁탕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