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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26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82년생 김지영에게 듣는다’ 타운홀 미팅에서 한 참석자가 데려온 아기를 안아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26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82년생 김지영에게 듣는다’ 타운홀 미팅에서 한 참석자가 데려온 아기를 안아보고 있다.
ⓒ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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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시장'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책 홍보를 통한 캠페인에 시동을 걸었다.

박 시장은 26일 오전 '82년생 김지영에게 듣는다' 타운홀 미팅과 서울시 산하기관 근로자(노동)이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잇달아 참석했다. 전자는 박 시장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2030세대를 겨냥한 공약을 홍보하는 성격이 강했고, 후자는 민선 2기의 대표적인 업적인 노동이사제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자리였다.

박 시장은 SBS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16일 보도한 '서울시장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30.8%로 여야 모든 후보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11~14일 실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세대별 조사에서는 30대(47.3%)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40대 41.5%, 20대29.0%). 그러나 많은 30대들이 결혼을 앞두고 주거비 걱정에 시달리거나 결혼 후 육아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핵심지지층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박 시장은 지난 20일 2022년까지 신혼부부용 공공주택 8만5000호를 공급하고,  11세 이하 아동 88만 명에 대한 '온마을 돌봄체계'를 촘촘히 구축하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다. 형식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정책 발표였지만, 3선에 성공할 경우의 시정 청사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과 마찬가지였다.

26일의 타운홀 미팅은 지난주 발표한 공약에 대한 여론을 수렴해서 다듬는 역할을 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작년 추석 연휴에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눈물 흘리면서 읽었다. 서울시 직장맘 지원센터에 가보면 상담실에 티슈가 늘 놓여있다. 상담 오는 사람들 누구나 눈물을 흘린다. 그만큼 육아휴직에 대한 편견으로 인한 고통이 많다는 뜻"이라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를 설명했다.

육아 커뮤니티 대표나 육아휴직 경험자, 지역 보육반장 등으로 구성된 방청객들은 대체로 서울시가 내놓은 정책에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6살, 4살 아이가 있는데 보내는 어린이집이 다르다. 복직하게 되면 그게 걱정", "아이를 가질 때마다 보육도 안되고 경력도 단절되는 악순환을 겪는다"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예시했다.

"혜택 받으려 혼인신고 미루는 경우 많다" 지적에 "혜택 기준 다시 정리해야"

특히 넷째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선미씨는 "오래 전에 결혼했는데도 신혼부부 주택 혜택을 받으려고 혼인신고를 계속 미루는 경우를 많이 봤다. 신혼부부 혜택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혼인 신고 후 5년 이내인 부부에게만 혜택을 주는 서울시 정책의 맹점을 꼬집은 셈이다.

박 시장은 "이 정책이 완성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혼이라고 하면 식을 하고 호적에 올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동거나 사실혼 관계의 가족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기존의 가족 질서를 존중해야 하지만, 사실혼 가족들도 배려해야 한다. 신혼부부 혜택과 관련한 기준을 다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타운홀 미팅이 끝난 후에는 청사 내에서 서울시 산하기관 노동이사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내달 2일 120다산콜재단(2명)을 마지막으로 서울시 산하기관 노동이사 선임이 완료될 즈음에 이사들을 만나 그 동안의 운영성과와 향후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노동이사제는 박 시장 임기 4년차에 도입을 추진해 2016년 9월 29일 조례가 공포된 서울시의 대표적인 노동정책이다. '노동자의 경영 참가'라는 화두를 역대 시장 처음으로 던진 만큼 3선에 성공한 후에도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이 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어느 사회에나 대립, 갈등적 요소는 있게 마련이다. 파업 같은 과정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내부에서 해소될 것으로 믿고, 그런 기능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후 시청에서 열린 근로자(노동) 이사와 함께 '한국형 모델 정립, 확산' 발전토론 오찬간담회에 참석해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후 시청에서 열린 근로자(노동) 이사와 함께 '한국형 모델 정립, 확산' 발전토론 오찬간담회에 참석해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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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사들은 대체적으로 "기존 이사회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는 평이 나온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전했지만, 같은 기관 내에서도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설공단의 한성남 이사는 "회사의 경영전략회의, 본부장회의, 인사위원회에도 참여를 보장해달라고 해서 경영전략회의에는 참여하게 됐다. 이 제도가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지침을 내려달라"고 했다. 반면, 같은 공단의 박관수 이사는 "비상임이사는 이사회에서 알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되어 있다. '내가 여기에 왜 왔나', '들러리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고 비판을 내놓았다.

박 시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중앙정부가 좀 더 힘을 보태줘야 한다", "중앙정부 보육정책 담당자들도 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서울시 예산이 충분하면 매년 결혼 올리는 5만 쌍에게 혜택을 다 주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서울에서 사회 운영의 모범 사례를 만들고, 중앙정부까지 발전·확산시킨다"는 대선 당시의 구상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시 핵심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났다고 해서 서울시장 경선에 바로 착수하는 식으로 분위기를 과열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경선이 빠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중순까지 마무리된다고 가정할 경우 출마 선언은 3,4월 중에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태그:#박원순, #노동이사, #신혼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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