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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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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최근 자신의 8여년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곤혹한 처지에 놓였다.

지난 20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소속 염동열 의원(56, 태백시횡성군영월군평창군정선군)과 권성동(57, 강릉) 의원 지역구 사무실 등 10곳에 대해 전격 압수 수색을 벌였다.

다음날인 21일에는 춘천지검장과 차장검사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권성동 의원의 강릉 지역구 사무실은 오전 7시부터 사무실과 보좌관에 대한 압수 수색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이번 수사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청탁'과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다.

'채용비리 청탁'은 지난 2016년 강원랜드 입사청탁 명단에 권 의원의 이름이 여러 차례 적혀 있었고, 또한 권 의원 비서관 출신인 김모씨가 강원랜드에 특채 되는 과정에서 권 의원의 청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2016년 당시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집무실에 가서 직접 이력서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의 컴퓨터에서는 채용청탁 편지도 발견됐다.

그러나 이 사건을 담당했던 춘천지검은 2016년부터 1년 넘게 수사했지만, 지난해 4월 최흥집 전 사장과 인사팀장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부실 수사라는 논란이 일자, 검찰은 문무일 검찰총장 취임 후인 지난해 9월에야 전면 재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12월 최 전 사장을 구속한 뒤 마무리 됐다.

앞선 두 번의 조사에서 권 의원은 모두 조사 한 번 받지 않은 채 검찰의 칼날을 모두 비켜갔고, 권 의원으로서는 부담을 더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4일 현직 검사가 수사과정에서 권성동 의원이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하면서 권 의원은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 4일 현직인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39·사법연수원 41기)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의 불구속 기소는 지난 4월 최종원 당시 지검장(52, 21기, 현 서울남부지검장)이 갑자기 사건 종결을 지시 때문이었다고 폭로했다.

안 검사는 이어 수사 당시 권성동 의원이 "권 의원과 염동열 의원, 그리고 고검장의 이름이 등장하는 증거목록을 삭제해 달라"는 압력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현직 검사의 폭로로, 잠시 묻히는 듯했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은 재점화 되었고, 급기야 대검은 지난 6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을 꾸리고 독립적인 수사를 천명했다.

자유한국당 권성동(57, 강릉)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 사무소가 지난 20일 검찰로부터 압수 수색을 당한 직 후 문이 잠겨있다.
▲ 권성동 의원 강릉 사무소 자유한국당 권성동(57, 강릉)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 사무소가 지난 20일 검찰로부터 압수 수색을 당한 직 후 문이 잠겨있다.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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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단이 꾸려진 지 2주만인 지난 20일, 권성동 의원의 보좌관이 포함된 강원랜드 채용을 청탁한 인사 10명과 강원랜드 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전격 압수수색이 실시됐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7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서 권 의원 및 일부 검찰 고위인사 등이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한 안미현 검사를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사건의 진행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사실 여부가 드러나겠지만, 지방선거를 몇 개월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당협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으로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사 과정에 따라서 당협위원장으로서 구심적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역 내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 의원에 넘어야 할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말 우여곡절 끝에 자유한국당 강릉시당협 위원장으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당협위원장 교체에 반발한 최명희 강릉시장과 지지자들 1004명이 지난 1월 한국당을 집단 탈당 해 적으로 돌아섰다.

지역 당협위원장으로서 6.13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할 권성동 의원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낮은 당 지지율도 극복해야 하는데다 자신의 정치 기반이었던 보수 세력들마저 등을 돌렸기 때문에 보수층 조직 강화 재건이 쉽지 않다.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세력들이 최명희 시장을 중심으로 반(反) 권성동 전선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서 권 의원이 공천한 인사들과 곳곳에서 맞대결을 벌일 공산이 크다. 또한 공천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후보들이 탈당해 대거 상대 세력으로 이동할 우려도 있다.

권 의원은 상황에 따라서 여당인 민주당과의 싸움이 아니라, 자칫하면 보수표를 놓고 서로 갉아먹는 제로썸 게임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 인생에서 최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권성동 의원이 제기되는 의혹을 해소하고 위기를 잘 극복 할지에 대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태그:#강릉, #권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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