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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라는 말

이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18.02.23 17:56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나는 어릴때. 초등학생때만 해도 무난. 무난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이 살았다. 집 상황이 정말 좋은것도 그렇다고 정말 나쁜것도 아닌 보통.
부족한 거 딱히 없이 나쁜거도 딱히 없는 삶을 살았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 우리집 상황은 매우 나빠졌다
어무니 아부지에게선 매일 큰소리가 났고, 그런 환경에서 사춘기에 들어가게된 나는 소심해지고 큰 소리를 무서워하고 '우울'이라는 감정을 처음 느끼게 되었다.

그런 탓인지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왕따를 당하게 되었다. 3년내내
중학교 1학년땐 따돌림이라는 걸 잘 몰랐었다.
애들이 날 싫어하는걸 느끼긴 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1학년은 그냥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2학년에 올라가고 우리 가족중에서 유일하게 내 편이라고 믿었던 할머니가.
왕따 사실을 접하고 항상 나를 지지해주고 편을 들어줬던 할머니가.
내 앞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지시고 말았다

할머니는 그렇게 몇일 뒤에 나를 우리 가족을 영영 떠나고 말았다.

나는 지금까지 버틸 수 있게 지지해주던 할머니를 잃고 나서 지금까지는 느껴보지 못했던 엄청난 크기의 우울과 맞닥뜰였다.

할머니가 사라진 가족엔 다른 구성원의 우울. 힘듦보다 자신의 감정. 자신이 더 중요했었다.

나에게 주어진건 미래도 꿈도 희망도 없는 어둠에서의 방황이였다.

그 이후로 나는 중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왕따를 당했다.

대부분이 신체적이 아닌 정신적이였지만 난 너무 버티기가 힘들었다.
그 이유는 더 이상 내 주위에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었기때문에, 더 이상 내 편은 없었기때문에 자살을 생각했고 자해를 하게되었다.

절대 지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지나고 난 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집안 상황은 여전히 혹은 더 나빴고 난 대출을 받고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전혀 불만같은건 없었다. 지금도 불만은 없고. 살다보면 힘들때도 있고 좋을때도 있으니 당연한거라고 생각했다.

대학에 입학후 생활은 괜찮았다. 교우 관계도 나쁜편이 아니였고 좋은편이였다.
내가 원하는 과에 와서 배우고 싶은것에 대해 공부하는건 정말 좋으니깐.

그렇게 난 내 뒤에 있는 불행을 눈치채지 못했다

우리 학과가 폐과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그 소문은 사실이였고 2학기에 들어가면서 부터 신입생 모집 중단 학과가 되었다.

학교측에선 폐과가 아니라고 했다. 그 이유는 신입생 모집 중단일 뿐이지 현재 재학중인 학생들을이 다 졸업할 때 까지 기다리기 때문에

하지만 나에겐 그것은 확실한 불행이였다. 주위에선 너넨 졸업하니까 더 좋은거 아니냐 전국에 유일, 또 너네학번이 마지막이니 더욱 특별해지는거니까 학교 더 착실히 다니라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난 학교의 그런 태도와 상황에 의해 회의감을 느꼈다.

이렇게 될거였으면 왜 신입생을 받았는가. 나는 무엇을 배우러, 무엇을 얻으러 여기까지 왔는가

그 이후로 난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수업에 잘 나가지 않았고 학점은 바닥을 보았다.

이런식으로 나에겐 작은 크기의, 혹은 큰 크기의 우울함, 슬픔이 차곡차곡 쌓여왔다.

점점 쌓여 한계치까지 올라온 우울과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을 난 몰랐기때문에
그것은 내 스스로를 갉아먹고 결국엔 어둠에 삼켜져버렸다.

어둠에 삼켜진 이상 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 공황장애는 약먹고 상담받고 치료를 받아도 계속 찾아왔고, 용기가 없어서 무서워서 시도 조차 못했던 자살에 대해, 자살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사라지고 나서 나의 힘듦을 조금이나마 알아달라는 의미로 일기를 쓰게 되었고.

나는 그 일기의 내용을 여기에 쓰려고 한다.

왜 난 항상 혼자 울고 혼자 아파하고 혼자인게 당연해진거지

머리아프다

사람이 너무 싫다

내가 힘든걸 알고 위로 해줬으면 좋겠어

정신과는 이미 많이 다니고 약도 많이 먹어서 그런것보단 심리상담이 나을 것 같아서 심리상담을 하러 다니려고

어제 혼자있으면 미칠거같아서 친구집에 있다왔어 아침부터 기분이 안좋네

사람을 만나고 상처를 받을때마다 카톡 전체 알림을 끄고 아예 폴더 안에 넣어서 잘 못 보게 하는게 습관이 되어버렸네...

아프다

볼 운명이 아닌거지

울고싶다

손목을 그으면 울 수 있을까

정말 정말로 내가 이상한거야? 내가 이상해서 내가 에민해서 내가 이상하게 생각하는거야?

내가 다 문제인거야? 내가 내 마음대로 생각도 못하고 놀라지도 못하고 다른사람한테 위로받고 싶어서 한 말인데 그것도 못해?

내가 내 기분 니가 말한거에 내 생각 느낌을 내 마음대로 말 조차도 하면 안되는거야?

나는 그냥 이상하고 예민한 그런 애가 되어버리는거야?

종강

종강이 뭔가.. 인생의 마지막같다. 어차피 3달뒤에 다시 볼 핀구들인데 다신 못볼 것 같고 슬프다

내가 못버텨서 죽을까봐 더 이상 애들을 보지못할까봐 이렇게 우울하고 무서운건가

그래 지금 나는 너무 망가졌어 그런 생각하는게 어떻게 보면 맞는거지

어제까지 함께 놀던 친구들이 종강이니까, 방학이니까 한명한명 떠나가는게 너무 외롭다

학교 다니는건 싫지만 또 다시 혼자 외롭게 지내는 시간이 더 싫어

그러면 진짜 못버틸거같아

마지막으로.. 친구랑 밥먹고 우리집와서 놀았다

우울해... 혼자 있기 싫어

갑자기 혼자 있게 되니까 너무 우울해

지금 내 옆에 이 공간에 나 혼자 있다는게 너무 숨막혀...

혼자 있다는게 너무 무서워

제발 누가 제발 나랑 같이 있어줘 나 너무 무서워

내가 나를 죽일까봐 너무 무서워

공황장애 공황장애 공황장애

삼일동안 꿈 속에 갇혀있는거 같다 실감이 나지 않아

내가 이 꿈에서 깨어나면 모든게 돌아와있을거같아

넌 언제죽어?

내 머리속에서 계속 나에게 말한다 왜 안죽어 더 이상 못버티겠잖아 죽어

내가 평생 못 깨어날 것 같다

나 우울해요 살고싶지 않아요

말려들어가고있어 너무 무서워

내 힘든걸 알아줬으면 하는 애한테 나 힘들어 나 요즘에 너무 우울해 라고 말하고싶지만 그 애가 듣기에는 부담스러울까봐

오늘도 나 혼자 썩어간다

제발 괜한 사람들 생명들 데려가지 마시고 날 데려가주세요 할머니 옆으로 가고싶어요

내가 죽으면 남겨질 사람들 하늘에 있는 사람들 그 누가 좋아하겠냐만 내 스스로가 사는것보다 죽는게 나을거같은데

난 지금 키우고 있는 내 강아지까지 나보다 먼저 가는걸 보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가 없을거같아

그때는 아마 정말 죽겠지 더 이상 미련없이 가겠지

하지만 그대까지 참고 살기엔 내가 너무 벅차다

할머니. 내가 할머니 옆으로 간다면 왜왔어라고 하지말고 안아주면서 많이 힘들었지 할머니도 나 보고싶었다고 해주라

진짜 엄마보다 더 엄마같았던 할머니 내가 힘들때마다 내 편을 들어줬던 할머니 마지막까지 우리를 위하다가 너무 일찍 가버린 할머니

너무너무 보고싶어 중학교 2학년때부터 지금까지 7년동안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 커져가고있어

커터칼로 내 손목을 찌르고 싶은 충동이 몇일 째 계속 든다

아무런 기분 감정 느낌도 없는 무의미하고 지루한 하루

나는 왜 이런 삶을 살아야하는가

죽기엔 무서워서 내가 하루아침에 이 세상에서 없는 사람이 되는게 무서워서 용기가 나지 않는다

지금은 사실 자살시도를 하더라도 병원에 실려가서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어

내 주위사람들이 내가 이만큼 힘들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거든..

내가 항상 웃고다니고 다 참고 다니니까 난 힘들어도 다른 사람보단 덜 힘든 사람이 되더라고..

괜히 나같은거 때문에 상처받지말라고 트라우마 생기지 말라고 슬퍼하지말라고

날 못말린거때문에 죄책감 가지지 말라고

너 탓을 하지말고 못버티고 간 나를 원망하라고

미안해

사람이라면 내가 떠난걸 알고 상처를 받겠지 그게 정상이야

이기적이긴 하지 내가 엄청 미울거야

죽을만큼 힘들었으면 털어놓기라도 했어야한다고 원망할 수 있을거야 이해해

서운해해도 괜찮고 미워해도 괜찮고 원망해도 괜찮아 그래도 마지막엔 고생했다고 위로 한마디만 해주라 나 정말 힘들었거든

잠이 오지 않는 밤을 지새고 아무 기분, 느낌, 생각이 들지 않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접고 접고 접어 내려놓을 수 있을때까지

넌 혼자야

괜히 기대하지마

니가 니 스스로 연을 끊은거고

니가 그렇게 톡 보내고 카톡 지운다고 해서 달라질게 뭐야?

괜히 다른 사람 탓하지마 이건 다 니 잘못이야


너라서 너 자체가 이상한거라고


발버둥 쳐봤자 니가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봤자 이 트라우마는 널 점점 더 집어 삼킬거야


너는 쓰레기고 쓸모도 없는 찢어진 걸레야


그니까 죽어


이미 넌 트라우마한테 먹혔잖아 원래 너같은건 없어진지 오래라고


기억해


넌 끝까지 존나 이기적인 쓰레기인거고 다른사람들은 너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고 받을거야


손가락을 자르고싶어


내 스스로 너무 해하고싶어


혀가 잘렸으면 좋겠어


그냥 하루 아침에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어


아무도 나를 그 아무도 나를 필요없어 하니까


나도 미칠거같아 왜 내가 이런것을때문에 죽어야하는지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내가 못버티고 가야하는지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은 내가 죽더라도 자기가 나한테 상처를 줬다는걸 모르고 살거고


알더라도 과연 나한테 사과를 할까


제발 부탁입니다 더 이상 쟤때문에 저란 사람들 때문에 나같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기면 안되는거잖아요


나같이 열등감 덩어리에


사소한걸 계속 쌓아두며 성격이 이상하게 꼬이고


몸이 성한곳이 없는 나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세상인데 조금만 힘내보자 버텨보자 해서 달라지는게 있을까


심리적이던 어떤 구분에서 약자로 찍힌 사람들은 살기 힘들게 만드는게 우리나라인데 누구 탓을 하리


내가 약해서 내가 독하지 못해서 못버티는거고 죽는거지


또 다시 겨울이 오기 전에 모두 끝낼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일기 내용이 너무 다른 사람들이 보면 충격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일기 내용 전체를 보고싶으시면 '세줄일기'라는 어플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세줄일기 mumai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우울,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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