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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교사 총기 무장 제안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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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학교 총기 참사를 막기 위해 교사들의 총기 무장을 제안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미국 교원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교사 무장'(arming teachers) 제안에 "학교를 군대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난사 사건으로 17명이 숨진 플로리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과 희생자 부모 등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교사 무장을 제안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범들은 겁쟁이라서 교사들이 총을 갖고 있으면 학교로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며 "일정한 훈련을 받고 총을 소지하는 교사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자는 것이 나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총격 참사가 느슨한 총기 규제가 아닌 총격범의 정신 건강 탓으로 돌렸다. 또한 젊은이들이 게임과 영화의 폭력 장면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최대 교원단체인 전국교육협회(NEA)의 릴리 에스켈슨 가시아 회장은 성명을 통해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교사 무장을 거부한다"라며 "학교 내 총기 반입은 사고를 막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가시아 회장은 "교사의 총기 소지보다는 무고한 학생들과 교육자들을 살해하려는 총격범들의 손에 총기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라며 총기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또 다른 교원단체인 미국교사연맹(AFT)의 랜디 와인가튼 대표도 "교사를 훈련시키고 총기를 주는 것은 군비 경쟁"이라며 "교사를 무장시켜 학교를 군사 요새(fortresses)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미총기협회 "착한 사람이 총기 가져야"

미국 최대 총기단체 전미총기협회(NRA)는 트럼프 대통령의 교사 무장 제안을 강력히 지지하고 나섰다. 웨인 라피에르 NRA 부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학교는 총기가 없기 때문에 정신 이상자들의 목표가 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라피에르 부회장은 "총기 무장으로 학교가 안전해지지 않는다면 백악관, 의회, 경기장 등의 무장 인력도 모두 없애면 되는 것이냐"라며 "나쁜 사람의 총기 사용을 막으려면 착한 사람이 총기를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기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의 엘리트 정치인들은 학교나 학생들의 안전은 신경쓰지 않는다"라며 "그들의 목표는 총기 소유의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2조를 지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NRA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며 총기를 제외한 모든 것을 비난하고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NRA에 굴복했다"라고 반박했다. NRA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대대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한편, 교사 무장 제안에 비난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들이 말한 것처럼 나는 교사들에게 총을 주자고 말하지 않았다"라며 "군 복무나 특별한 훈련을 받은 교사들에게 은닉 총기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