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르치는 장애인 선수를 수차례 폭행하고 돈을 뜯어낸 보치아 국가대표 코치가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방법원 제3형사부는 지난 2일 장애인 선수를 폭행·공갈·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았던 전 국가대표 코치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7일 밝혔다.

인천의 A 장애인학교 체육교사로 재직하면서 대한장애인체육회 보치아 종목의 인천시 감독과 2011~2012년 국가대표 수석코치를 역임한 B씨는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는 일상생활이 곤란하고 전동휠체어를 통해서만 이동이 가능한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선수 C씨를 수차례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10년 세계대회 출전을 위한 합숙 훈련 기간에 훈련을 잘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주먹 등으로 C씨를 폭행한 혐의다. 또 지난 2011년 세계대회 출전 위한 합숙훈련에서도 상비군과 연습게임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는 이유로 C씨의 머리를 때리거나 발로 몸을 차는 등 3차례 폭행한 혐의도 있다.

또한 B씨는 세계대회 출전을 위한 비행기값과 합숙훈련비를 핑계로 "돈을 주지 않으면 국가대표 훈련과 국제대회 참가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며 C씨에게 총 4차례에 걸쳐 240만 원을 계좌로 송금하게 하는 등 공갈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B씨는 2011년과 2012년 국가대표 장애인 선수들이 훈련 경기에서 패할 경우 휠체어에서 내려와 바닥을 구르거나 기어다니도록 하고 몸을 발로 차는 등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원은 "일부 증인이 위증을 했지만, 사건 쟁점과 관련한 중요한 부분은 아니어서 원심 판결을 유지한다"며 "B씨가 폭력 정도가 무겁지 않고 학대로 중한 상해를 입지 않았으며 공갈 범행 피해금액 중 일부를 반환해 형이 무겁다고 주장하지만 이유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저항이 어려운 중증의 장애인 선수를 대상으로 폭력을 수반한 체벌은 엄격히 금지돼야하기에 면책될 여지가 없다"며 "C씨 등이 이 사건으로 사회활동과 인간관계 형성에 두려움을 가지게 됐음에도 B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고 있지 않아 원심(1심)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C씨는 B씨와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B씨에게는 2500여만 원, 국가에게는 1000만 원을 각각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