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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9시 36분쯤 경기도 오산시 원동 오피스텔 공사장 내 높이 60m짜리 무인 타워크레인이 보이지 않은 어떤 힘 때문에 30m 지점에서 사각의 기둥 중 한쪽 각이 휘어졌다. 이 결과로 공사 중인 건물 쪽으로 5도가량 기우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중소 규모의 건설 현장마다 무인 타워크레인이 부쩍 증가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동안 언론에 드러나지 않아 그렇지 타워크레인 사고 가운데 꽤 많은 수가 무인 타워크레인 현장에서 발생한다. 무인 타워크레인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인 타워크레인보다 규모도 작고 최대 인양 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반면 유인 타워크레인은 무인과 비교하면 인양 능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튼튼하고 작업 속도가 빠른 편이다. 또 유인 타워크레인은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보면서 잘못된 것은 그 즉시 시정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굳이 건설회사가 무인 타워크레인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첫째, 돈이다. 무인 타워크레인은 유인 타워크레인에 비해 임대료가 일단 저렴하다. 둘째, 제도의 허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회사는 타워크레인이 비바람과 같은 이상 기후와 예고 없이 발생하는 고장 때문에 대기하는 시간에도 비용을 계산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위험한 공간에 많은 시간 동안 노출되는 유인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그 날의 날씨와 매번 바뀌는 작업 환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안전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타워크레인 조종사와 건설회사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 보니 본의 아니게 적지 않은 마찰을 빚기도 한다. 그러나 무인타워크레인 이용은 점차 늘고 있다.

무인 타워크레인은 조종석이 따로 없이 일정한 교육을 수료한 사람이 현장에서 무선 리모컨으로 조종한다. 때문에 일부 현장에서는 급하면 아무나 나서서 조종해도 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는 점을 건설회사가 역이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교육을 수료한 사람이 무인 타워크레인을 조종한다 치더라도 그 현장에서 안전에 얼마나 유의할지는 미지수다. 유인 타워크레인은 조종사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오르내리며 점검을 하게 된다. 반면 무인 타워크레인은 조종하는 사람은 타워크레인 상부까지 올라갈 일이 거의 없다. 때문에 현재 장비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량을 인양할 때마다 크레인에 가해지는 압력과 진동 또는 미세한 흔들림까지 온몸으로 느껴가며 일하는 유인 타워크레인 조종사에 비해 무인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일단 그런 불안감에서 해방돼 있다.

지금의 이 상태로 무인 타워크레인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이와 같은 사고가 언제 어디서 또 터지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타워크레인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건설회사가 무인 타워크레인을 설치하지 않거나, 설치했더라도 타워크레인 국가기능사 자격증을 소지한 조종사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그:#무인 타워크레인, #국가 기능사 자격증, #건설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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