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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기부를 통해 나눔문화를 확산한다는 취지에서 매년 범국민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적십자회비 납부를 두고 시민들의 참여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관공서를 중심으로 독려 차원에서 자발적 납부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민들 반응은 냉랭한 편이다.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한 빌라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주난희(40‧여)씨는 이달 중순 자신의 집 앞에 놓인 적십자회비 납부 지로통지서를 두고 어머니와 입씨름을 했다. 1만원 정도의 회비 납부를 해야 되냐 문제를 두고서다.

적십자회비는 1953년 6·25 한국전쟁 중 전상자들의 구호를 위해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모금을 시작해 6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대표적 국민성금 운동으로 자발적 참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즉, 일반 공과금과는 달리 의무사항이 아니란 뜻이다. 하지만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납세의 의무 일환으로 판단해 상당수 국민이 성금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실제 주난희씨가 최근 어머니와 마찰을 일으킨 이유도 납부를 하지 말자는 주씨의 말에 어머니가 무조건 내야 할 돈으로 판단해 이견을 냈기 때문이다.

주씨는 "성금은 자발적으로 내는 것인데 너무 강제성을 가지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든다"라며 "초등학교는 학교에서 씰 구입과 함께 거둔 기억이 있다. 우리 부모세대는 그 돈이 세금과 같은 걸로 생각해 무조건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기부금 횡령을 비롯해 기부금과 관련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자 기부문화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것도 성금을 거두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기흥구 한 복지기관에 정기적으로 봉사활동과 후원을 하고 있는 박모(44)씨는 "솔직히 기부된 돈이 범죄나 횡령된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라며 "개인적으로 정말 상황을 잘 아는 경우가 아니면 호의를 베풀지 못할 듯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적십자회비 납부와 관련해 수년 전부터 납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용인시를 비롯해 관공서의 회비 납부 독려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의미다. 실제 용인시는 16일 정찬민 시장이 시청 시민홀에서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에 적십자 특별회비 2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용인시의회도 보도자료를 통해 적십자 특별회비를 전달했다.

하지만 여전히 성금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수지구 풍덕천동 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적십자회비는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는 이미 잘 알려진 것이고 오래전부터 습관적으로 내오고 있어 올해도 냈다"라며 "최근 언론에서 나눔문화의 부정적인 부분을 보도하는데 일부라고 본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나눔문화가 점점 줄고 있다는 데 있다. 처인구 한 복지기관 관계자는 "적십자회비 납부가 줄어드는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지역 내 나눔문화가 많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적십자회비 납부 독려도 중요하지만 용인 내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더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용인지구협의회는 이날 현재 올해 모금 목표액 5억 8912만의 56.5%인 3억 3305만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적십자회비 모금기간은 이달 31일까지며 각 세대별로 전달된 지로통지서를 통해 납부하거나, 정해진 농협 계좌를 이용해도 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 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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