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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의 두뇌 능력을 IQ로만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억력대회는 높은 IQ를 위해 필요한 두뇌능력보다는 창의력, 상상력, 집중력이 요구되는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가 될 것이다. 머리 좋고 학력 높은 사람만이 참가하는 대회가 아니다. 데이터를 보면 알 수 있다. 기억력 향상을 위한 올바른 방법을 익히고 꾸준한 연습을 한다면 누구나 챔피언이 될 수 있다."

그는 평범한 대학생(만26세,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중)에서 한국인 최초 최연소 국제 기억력 마스터(2015년)가 되었으며 <셜록의 기억력을 훔쳐라>의 저자, <기억력매거진> 운영자이기도 하다.

오는 2월3일 전국기억력대회가 국제청소년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두 번째 맞는 이 대회를 맡은 정계원 조직위원장을 지난 22일 만났다. 다음은 정 조직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정계원 전국기억력대회 조직위원장
 정계원 전국기억력대회 조직위원장
ⓒ 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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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기억력대회를 소개 해 달라.
"국내 기억력 최강자를 가리는 기억력대회로 작년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대회다. 참가자들은 숫자, 트럼프 카드, 무작위 단어, 얼굴과 이름, 이미지 나열을 기억하는 기억력스포츠의 5가지 종목을 치른다.

바둑이나 체스와 같은 두뇌 스포츠처럼 일정한 종목과 규칙이 있다. 어떤 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선 신뢰성과 연속성을 갖춘 대회가 필요하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연속성 있는 대회로 인식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대회에 참여하는 일반 시민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기억력대회는 전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어 초등학생부터 60세 이상 시니어까지 다양한 분들이 참여한다. 각자의 수준과 연령에 따라 목표와 각오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무료한 일상에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 올해 대회를 준비하면서 예년에 비해 특별히 애쓰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예년보다 내실 있는 대회가 되도록 조직위에서 신경을 썼다. 기억력에 단급제도를 도입하여 참가자들이 좀 더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고, 공식 홈페이지(www.memorychampionships.kr)에 체계적인 기록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공신력을 더했다. 연령별 수상자 인원을 확대해 보다 많은 이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준비하였다."

- 요즘 디지털 기기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인간의 기억력이 쇠퇴한다는 불안감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디지털치매'라고 한다는데 여기에 동의하나?
"디지털 기기로 인해 기억하는 행위의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기기를 활용한 정보의 활용 능력은 예전보다 진보한 것 같다. 기억력을 '단순 반복을 통한 암기'라는 시각에서 '다양한 정보의 연결'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그런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동할 때 기억력이 주는 자신감의 효과가 크다고 하는데 자신의 경우는 어떤가.
"확실히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기억력대회를 통한 성취를 경험한 이후로 외우는 것에 대해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 적극적인 태도를 형성하여 실제로 더 잘 기억할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다."

- 세계기억력대회 참가하게 된 계기는?
"영국 BBC 드라마 <셜록>을 보다가 주인공이 기억의 궁전을 활용하는 것에 매료되어 관련 서적을 탐독하다 기억력대회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일본 도쿄 대회에 경험 삼아 출전하였는데 한국인 1위로 등극하면서 흥미를 갖게 되었다. 물론 당시에는 한국인 참가자가 소수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기억력을 높이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다면 소개 바란다.
"(웃음) 기억의 궁전을 활용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집에 기억의 궁전을 만들 수 있다. 장보기 목록으로 '바나나, 배추, 우유'가 있다고 치자. '신발장, 화장실, 거실'에 각 목록을 자극적으로 연결하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신발장에 바나나 껍질이 가득 걸려있다고 생각해보자. 화장실에서 휴지 대신 배추 잎을 활용하는 더러운 상상을 한다. 거실 천장에서 우유가 콸콸 쏟아진다고 상상해보자. 이제 눈을 감고 지나온 장소를 다시 떠올려보라. 간단하지 않은가."

- 세계대회가 공인하는 기억력마스터의 조건은 무엇인가?
"트럼프카드 한벌(52장)의 순서를 2분 안에 보고 기억하는 것. 1시간 동안 숫자 1,000자리 이상을 기억하는 것. 1시간 동안 카드 10벌(520장) 분량의 순서를 기억하는 것을 모두 완수해야한다."

- 예전엔 대회에 참가하던 선수가 이젠 대회를 개최하는 조직위원장으로 입장이 바뀌었는데 이렇게 된 배경은?
"선수로 활동하였을 때 국내에 대회가 없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부담하며 해외로 나가야만 했다. 이런 점 때문에 한국에서도 대회를 개최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지금은 선수 때보다 더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참가 기회를 제공해야한다는 사명감과 좋아하는 분야를 알릴 수 있다는 뿌듯함에 열심히 일하고 있다."

- 이번 전국기억력대회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 혹은 동호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참가자분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선수 출신의 주최자라는 점에 많은 분들이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는 것 같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이들이 실력발휘에 문제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망설이는 분들이 계신다면 참가를 권하고 싶다."

- 국내에서는 기억력대회가 생소한 레저스포츠 분야라고 생각되는데 기억력스포츠산업에 대한 기대는?
"시작이 늦어 아직은 생소하지만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고 학습, 집중력, 치매예방 등의 키워드와 연계 될 수 있어 전망도 밝은 편이다.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면 관련 산업, 단체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것이다. 초창기이기 때문에 시장논리에 우선하기보다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향후 국내 기억력스포츠 저변확대 계획은?
"'기억력매거진'이라는 커뮤니티와 함께 국내 기억력스포츠동호회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동호인모임 일반 대중화, 영상제작, 출판, 홍보 활동 등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관련 정보를 꾸준히 전달할 것이다. 이런 바탕 위에 지속적으로 기억력대회 개최, 전국조직체계 확립, 기억력교육 활동 등으로 확대해 나가겠다."

- 앞으로 무엇을 더하고 싶은가?
"사단법인 기억력스포츠연합회를 구성하고 있다. 국내 기억력스포츠의 지속적인 발전과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싶다. 여느 단체와 달리 젊고 투명한 운영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단체로 발전할 것이다. <셜록의 기억력을 훔쳐라>에 이어서 4월쯤 집필이 끝나는 게 있고, 기억력 향상교육 등 일반 대중을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태그:#전국기억력대회, #단급제도, #기억력매가진, #디지탈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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