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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훈 대구수성구청장이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수성구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막기 위해 정치적 생명을 걸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이진훈 대구수성구청장이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수성구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막기 위해 정치적 생명을 걸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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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진훈 수성구청장이 8일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자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구청장은 "4차산업 혁명시대에 대응하고 서민경제를 키워 새로운 대구부흥을 꿈꾸는 '10조 대구뉴딜'의 에너지를 촉발하는 발화점이 될 것"이라며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광주에 김대중이 있다면 대구엔 박정희가 있다"면서 "김대중의 공적이 민주화라면 박정희의 공적은 산업화다. 5000년 역사에서 대한민국을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책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나는 박정희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대구만큼은 박정희의 공적을 정당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인정하고 있듯이 그가 저개발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경제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가난을 극복한 모델이 되었다는데 대해서는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광주에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있듯이 대구에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차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것이 대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일이며 대구의 정신을 살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는 것이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두 축으로 하여 세워진 나라"라며 "박정희 동상은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이념적 갈등 속에서 우리나라의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지키는 낙동강 전선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구청장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지역 정당과 시민단체들은 또 다시 죽은 박정희를 내세워 시장선거에 나서려는 꼼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중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통해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겠다는 이진훈 수성구청장이 동대구역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다"며 "참으로 보기 딱하고 안쓰럽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민중당은 "아직도 박정희 팔이인가"라며 "시대가 바뀐 지 모르는 철지난 망둥이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과 이 구청장은 애처로운 향수에 집착 말고 자신들에게서 풍기는 적폐의 악취를 찬찬히 살펴 보길 권한다. 동대구역 광장은 시민의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국정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있자 사실이 아니라며 "만약 국정원 특활비를 받았다면 동대구역에서 할복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지적하며 "최경환도 그렇고, 제발 동대구역을 구태 정치의 이벤트마당으로 삼지 말라. 새로 단장해 깨끗하게 가꾸어야 할 시민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도 "동대구역 광장은 전국의 국민들이 찾는 곳으로 대구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곳"이라며 "그곳에 독재자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 개발독재 시대를 넘어서 새로운 4차산업시대를 맞이해야 할 이때 낡은 독재자의 동상을 세운다면 대구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시장을 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과거지향적이고 단죄되어야 할 역사를 꺼내는 것은 미래의 대구시장 수장으로서는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20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3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구청장은 당시 "사람이 모여드는 대구, 시민이 성장하는 대구"를 만들겠다면서 '위대한 대구 건설'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태그:#이진훈, #박정희 동상, #동대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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