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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낮 시가현 히가시오우미시에 있는 이시도지(石塔寺) 석탑사 절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는 일본에서 보기 드문 석탑이 있어서 절 이름이나 둘레 마을 이름이 석탑초입니다.

          부여 정림사지 석탑과 시가현 석탑사입니다. 탑을 쌓은 돌은 다르지만 생김새는 비슷합니다.
 부여 정림사지 석탑과 시가현 석탑사입니다. 탑을 쌓은 돌은 다르지만 생김새는 비슷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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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더불어 절에 탑을 짓는 일이 생겼습니다. 탑이 남아 있는 결과를 보고 하는 말이지만 중국의 벽돌탑 혹은 전탑, 일본의 목탑, 한국의 돌탑 혹은 석탑은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생겨난 문화이기도 합니다.

원래 탑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안치하였기 때문에 신앙의 대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구하는 일이 어려워지자 부처님의 말씀인 경전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나타냈습니다.

우리나라 경주 불국사의 다보탑은 부처님의 가르침 즉 화엄종의 말씀 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탑으로 유명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돌로 탑을 쌓는 기술이 뛰어났습니다. 익산 미륵사석탑을 비롯하여 한반도 이곳저곳에 많은 석탑이 있습니다. 원래 한반도에 석탑이 유명했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목탑을 지었는데 점차 석탑으로 바뀌었습니다.

          석탑사 본전 안과 안에 모신 불상입니다.
 석탑사 본전 안과 안에 모신 불상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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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룡사 구층탑을 비롯한 유명한 목탑은 여러 전쟁에서 불에 타서 없어졌습니다. 불에 타지 않는 돌탑이 남아 있어서 석탑의 나라가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본은 지진이나 화산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이지 우리나라처럼 좋은 돌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돌탑을 쌓으면 지진이 나서 무너지기 쉽기 때문에 돌탑을 그다지 쌓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목탑이 많습니다.

시가현 히가시오우미시 석탑사는 돌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처럼 크고 웅장한 돌탑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돌탑이 있는 절이 지어진 것도 7세기 무렵으로 오래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돌탑을 누가 왜, 세웠을까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 유민들이 세웠을 것으로 봅니다. 석탑사에서 1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히노초 오노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은 일본서기에 전하는대로 백제 유민들이 집단으로 이주해서 살던 곳입니다.

일본서기의 기록을 사실로 믿기 어렵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四年春二月癸酉朔丁酉、間人大后薨。是月、勘校百濟國官位階級、仍以佐平福信之功、授鬼室集斯小錦下。其本位達率。復、以百濟百姓男女四百餘人、居于近江國神前郡。三月癸卯朔、爲間人大后、度三百卅人。是月、給神前郡百濟人田。<天智天皇4年, 日本書紀>

665년 달솔 직위의 귀실집사가 백제사람 400여 명을 거느리고 와서 오우미쿠니(시가현의 옛이름) 간자키군(神前郡)에 땅을 주어서 살게했다. 

          이시도지(石塔寺) 석탑사 절에 안에 마련된 작은 사당과 석탑사 석탑 둘레에 놓인 작은 돌탑들입니다.
 이시도지(石塔寺) 석탑사 절에 안에 마련된 작은 사당과 석탑사 석탑 둘레에 놓인 작은 돌탑들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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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현 히노초에 정착한 백제사람들은 자신들의 생활과 신앙을 위해서 백제에서 행하던 대로 백제식 석탑을 이곳 석탑사에 세웠습니다. 비록 탑을 세울때 사용한 돌 사용 방식은 다르지만 석탑의 전체적인 비율이나 얇은 처마돌들은 백제계 석탑과 똑같습니다.

석탑사가 지어진 것이나 탑을 세운 때는 백제 이후 1300년 전입니다. 지진이 많아서 석탑을 세우지 않는 일본에서 지금까지 남아있다는 것도 신기할 정도입니다. 아마도 백제 사람들의 뛰어난 장신정신이 베어있기 때문이가 봅니다.

1300년 전 백제 유민들이 시가현에서 자신들의 고향 한반도 백제와 신앙의 대상을 염원하면서 세운 백제계 석탑은 지금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석탑사 본전 겉 모습과 본전에서 바라본 앞 경치입니다.
 석탑사 본전 겉 모습과 본전에서 바라본 앞 경치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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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시가현 비와코 호수 관광안내 석탑사, https://www.biwako-visitors.jp/spot/detail/536, 2018.1.7
참고문헌> 천득염, 백제계석탑 연구, 전남대학교 출판부, 2000.3
첨부화일> 히노초 귀실신사에서 석탑사까지 가는 길입니다. 구글 지도를 갈무리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석탑사, #백제계 석탑, #시가현, #히가시오우미시, #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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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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