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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소원을 빌다보니 부처님도 피곤하시겠다.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소원을 빌다보니 부처님도 피곤하시겠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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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기대하고 바라는 건 인간의 본능인가보다. 뿌연 미세먼지 속에서도 새해가 다가오자 소원을 빌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해맞이 명소들이 북적인다. 해가 뜨는 찰나를 놓치지 않고, 간절히 소망하고 소원하고 축원하고 기원한다. 매일 뜨고 지는 태양이지만 이때만큼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그만큼 '새해'라는 단어는 설레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춥디추운 겨울 날씨(새해가 3월 20일이라는 이란이 부럽기만 하다). 이른 새벽 이불 밖으로 나서기 힘든 나 같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소원 성취 명소가 있다. 속칭 '기도발'이 좋은 곳으로 소문난 사찰이다. 불경을 외는 스님의 목탁소리, 호흡까지 길어지는 은은한 범종의 울림,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북소리를 듣다보면 저절로 마음이 고요함속에 잠긴다.

'무언가를 믿는 순간 그 무언가에 속는 것'이라고 여기는 내게도 경건함을 느끼게 해준다. 소망이나 소원은 구체적일수록 좋다고 한다. 새해엔 더 자주 웃고, 더 크게 웃을 수 있기를 빌었다.

■ 금강신이 빚어낸 서울 인왕산 선바위 

 인왕산의 명당 기도처 선바위.
 인왕산의 명당 기도처 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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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오래된 무속신앙을 체감할 수 있는 인왕산 국사당.
 우리나라의 오래된 무속신앙을 체감할 수 있는 인왕산 국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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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은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에 걸쳐 있는 높이 338m의 산으로 큰 화강암 덩어리들로 이루어진 바위산이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큰 바윗돌이 곳곳에 박힌 산세가 제법 웅장하고 계곡이 깊다. 1968년 김신조 등 무장공비가 침투했던 1·21 사태로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문민정부가 들어선 1993년에야 시민들에게 개방된 사연도 품고 있다.

인왕산은 한양의 서쪽에 있다하여 원래 이름은 서산(西山)이었다. 단순하고 밋밋했던 산 이름은 세종 때 지금의 이름 인왕산(仁王山)으로 바뀐다. 인왕이란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신(金剛神)의 이름인데, 조선왕조를 수호하려는 뜻에서 산의 이름을 개칭했다. 이렇듯 인왕산은 불교와 인연이 깊은 산이다.

산행이 아닌 기도를 하기 위해 인왕산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바로 '선바위' 때문이다. 인왕사와 국사당(國師堂, 서울시 종로구 무악동 산 2-12번지)을 지나면 보인다. 국사당은 조선시대 나라에서 제례나 기우제 등을 지냈던 신당이다. 국사당에선 지금도 인간문화재 무속인이 연례적으로 내림굿·재수굿·치병굿 등을 한다.

선바위는 인왕산에서 가장 유명한 바위로 2개의 거대한 바위 모습이 마치 스님이 장삼을 입고 서 있는 것처럼 보여 선(참선 禪)자를 붙여 선바위라 불렀다. 주변에 장군바위, 해골바위, 범바위 등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많다. 거대한 자연물을 경외하고 숭배하는 토테미즘(Totemism)이라는 원시적 종교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 대중교통편 : 서울 3호선 전철 독립문역 2번 출구 - 인왕산 현대아이파크아파트 108동 뒤편으로 들머리가 나있다. 

■ 흰 옷 입은 부처가 있는 서울 제일의 기도처, 옥천암 백불(白佛)

 홍제천가의 명당 기도처 옥천암 백불.
 홍제천가의 명당 기도처 옥천암 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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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날씨에도 옥천암 바위 아래에서 기도를 하는 불자들.
 추운날씨에도 옥천암 바위 아래에서 기도를 하는 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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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제천을 지나다보면 천변가 절벽 밑으로 작은 암자와 누각이 보인다. 옥천암(玉泉庵, 서대문구 홍지문길 1-38 (홍은동))이라는 아담한 절이다. 하천가에 있는 이채로운 절이라 그런지 지나갈 적마다 눈길을 끄는 곳이다. 서울에서 이름난 기도처였던 옥천암은 일찍부터 '불상이 새겨진 바위'가 있어 불암(佛巖)으로 알려져 있던 고찰이었다.

이 절은 사찰 자체보다 높이 10m의 바위 남쪽 면에 새겨진 관음보살상으로 더 유명하다. 암자 누각 안에 이채롭게도 흰 옷을 입은 불상이 앉아있다. 정식명칭은 '마애보살좌상(閣磨崖菩薩坐像)'이다. 서울시 유형문화재에서 2014년 보물 제1820호로 승격됐다.

불교 경전에 나오는 관세음보살은 중생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구제하는 대중적인 보살이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민간에서 많은 신앙을 받았던 불상이기도 하다. 바위의 왼쪽 편과 뒷면에는 소원을 빌면서 바위를 갈았던 붙임바위가 남아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도 이 존상 앞에서 기원했고,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의 부인이 이곳에서 아들 고종의 복을 비는 치성을 드렸다.

구한말엔 '백의(白衣) 관음상' 혹은 백불(白佛)로 불렀는데, 선교사 등 당시 외국인들 사이에 'The White Buddha'고 알려져 서양인들의 주요 답사지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 부처님이 계신 곳은 따로 문이 없어서 아무 때나 찾아와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기도 하다.

* 대중교통편 : 서울 3호선 전철 홍제역(2번 출구) 앞에서 버스 110, 170, 7018, 7730 을 타고 유원 하나아파트 정류장 - 도보 3분 

■ 정조의 효심이 깊게 담겨있는 화성 용주사 

 경건함을 더하는 붉은 홍살문이 서있는 절, 용주사.
 경건함을 더하는 붉은 홍살문이 서있는 절, 용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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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비는 불자들.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비는 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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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송산동에 있는 아담한 화산(華山) 자락에 용주사라는 절이 있다. 용주사는 국보가 여러 개 있는 오래된 절이기도 하지만, 정조의 효심이 깊이 묻어나는 특별한 사찰이기도 하다. 부모와 자식 간의 건강과 복을 빌기 좋은 곳이다. 용주사 누리집에 방문하면 절 소개에 '효행 근본도량 용주사'라고 나와 있을 정도다. 그래서 흔히 효행 사찰이라고 부른단다.

경기도 양주 배봉산에 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화산 현릉원(현재 융릉)에 옮긴 뒤 아버지 넋을 기리며 무덤을 돌볼 사찰로 용주사를 지었다. 완공 전날 밤 정조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깬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가 이제야 한을 풀고 승천한 것이라고 믿고 '용주사'란 이름을 직접 지어 내린다.

용주사는 숭유억불 정책을 내세운 조선시대에 오대산 상원사와 함께 명실상부한 왕실의 원찰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 조선시대 마지막 원찰인 용주사는 사도세자와 정조대왕의 위패를 모신 능침사찰이다. 능침사찰은 왕과 왕비의 능침을 수호하고 명복을 비는 사찰을 말한다. 그래서 용주사는 보통 절과는 다른 특이한 구조와 유물을 지니게 됐다.

왕의 위패를 모신 절이라 그런지 절 입구에 왕릉에나 있는 붉은 색의 홍살문이 서있다. 다른 절엔 없는 '부모은중경탑'도 눈길을 끈다. '부모은중경'은 부모의 소중한 은혜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얘기한 경전이다. 이곳엔 2개의 국보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물인 대웅보전과 고려시대 만든 범종이다.

* 대중교통편 : 수도권전철 1호선 병점역 2번 출구 앞에서 34, 34-1, 35-1, 46번 버스를 타고 용주사 하차.   

■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 인천시 석모도 보문사 

 석모도 낙가산 중턱 눈썹바위에 새겨있는 마애관세음보살상.
 석모도 낙가산 중턱 눈썹바위에 새겨있는 마애관세음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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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문사 마애불 가는 계단길에 보이는 서해바다.
 보문사 마애불 가는 계단길에 보이는 서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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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강화군 강화도가 품은 동생섬 석모도엔 천년고찰 보문사가 있다. 과거 강화도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던 이 섬은 지난 6월 석모대교가 개통하면서 섬 아닌 섬이 됐다. 낙가산(267m) 중턱에 자리한 보문사는 불교가 성하던 통일신라시대 선덕여왕 치세에 생겨난 오래된 절이다.

눈썹처럼 생긴 바위아래 거대한 화강암 절벽 바위에 새긴 마애관세음보살좌상이 바로 기도명당. 눈썹바위까지 오르는 200여개의 계단은 소원이 이뤄지는 길이다. 계단을 오를수록 바다가 보이는 풍광이 참 좋아 별로 힘든 줄 모르고 오르게 된다. 높이 9.2m, 폭 3.3m 규모의 큰 보살상은 투박하면서도 푸근한 인상이다. 기도를 하는 불자들 뒤로 밀물과 썰물에 따라 여러 얼굴을 한 서해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주문도·볼음도와 멀리 마니산까지 보인다. 보문사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수관음성지가 된 전망이다. 해질 무렵이라면 멋진 노을이 수면을 붉게 물들이며 드리워진다.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양양 홍련암, 여수 향일암과 함께 우리나라 4대 해수 관음성지라고 한다. 명성에 걸맞게 '기도발'이 좋은 사찰로 소문나 먼 곳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온다. 건강·합격·승진 등 다종다양한 소망이 써 있는 소원지가 붙은 연등이 절 곳곳에 빽빽하게 매달려 있다.

* 대중교통편 : 강화버스터미널 31A, 31B, 38A, 38B번 버스를 타고 보문사 하차.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 (sunnyk21.blog.me)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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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이랍니다. 소박하게 먹고, 가진 것을 줄이기. 이방인으로서 겸손하기, 모든 것을 새롭게 보기를 실천하며 늘 여행자의 마음으로 일상을 살고자 합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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