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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우리의 바람'을 주제로 한 조별 원탁회의에서 나온 답변들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우리의 바람'을 주제로 한 조별 원탁회의에서 나온 답변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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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위탁형 대안학교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오며 연합축제를 벌였다. 가온누리, 경청과 환대, 교원시니어, 두런두런, 시온학교 등 5개 학교다.

이들은 21일 두런두런(대전 중구 용두동)에 모여 '우리의 31.1'을 주제로 연합 축제를 개최했다. 31.1은 헌법 31조 1항(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를 뜻한다.

위탁형 대안학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대전 관내 학생들을 위탁받아 대안 교육을 하는 곳이다. 저마다 다른 학교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 위탁형 대안학교에서 공부한다.

위탁형 대안학교 관계자는 "위탁형 대안학교는 성적이 낮다고 인정받지 못하고, 교우나 교사로부터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을 돌보는 학교"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시작은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우리의 바람'을 주제로 한 조별 원탁회의다. 원탁회의에서는 학생들이 적을 두고 있는 학교생활에 힘들어 하는 생생한 이유가 쏟아져 나왔다.

한 학생은 "특성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외출과 외박이 허용되지 않는데다 아침 6시마다 운동장 다섯 바퀴를 돌게 한다"며 "통제가 많아 늘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과도한 아침 운동을 줄이고 기숙사 생활에 자유를 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특성화고에 다니는 또 다른 고교생은 "학교 진학 이후 진로가 바뀌었다"며 "학교에 꿈이 바뀌었다고 하자 자퇴하는 수밖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때문에 위탁형 대안학교에 오게 됐다"며 "나처럼 꿈이 바뀐 학생들을 위해 전학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요'가 아닌 '자유'를 달라고 외치는 목소리는 조마다 터져 나왔다. '수업시간에 자는 것을 허하라'에서부터 '야간자율학습과 방과 후 교실을 강제로 하지 말라', '9시 또는 10시까지 등교했으면 좋겠다', '치마 길이를 제한하지 말라'는 바람 등이다. 한 학생은 위탁형 대안학교가 좋은 이유로 "바닥에 누워 잠을 잘 수 있고, 흡연실도 마련돼 있어 몸도 마음도 편하다"고 말했다.

"꿈이 바뀌었다는 진로 상담에 '자퇴' 권유하는 학교"

21일 대전지역 위탁형 대안학교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두런두런(대전 중구 용두동)에 모여 '우리의 31.1'을 주제로 연합 축제를 하고 있다.
 21일 대전지역 위탁형 대안학교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두런두런(대전 중구 용두동)에 모여 '우리의 31.1'을 주제로 연합 축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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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학교 시설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한 학생이 "미세먼지가 아무리 심해도 다니는 학교에는 공기청정기가 없다"고 말하자, 또 다른 학생은 "공기청정기는 바라지도 않는다"며 "우리 학교 교실에 있는 에어컨은 틀지 않는 무늬만 에어컨"이라고 말했다.

"차별이 없으면 행복하겠다"는 한 학생의 말에는 여러 명의 학생이 동시에 "맞아! 맞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들은 차별 받은 이유를 묻자"'학업 성적이 낮아서 무시 당한 일"을 주로 꼽았다. 교사와 친구들이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모든 일에서 소외시켰다는 얘기였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비 오는 날에 운동장을 달릴 수 있는 학교', '정규수업보다 체험이 많은 학교' 등이 행복한 학교의 조건으로 들었다.

이날 행사는 원탁토론에 이어 한마당 장터, 공연발표 등으로 이어졌다. 연합 축제는 위탁 교육기관 연합 소속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태그:#대전, #위탁형 대안학교, #행복한 학교, #엽합축제, #차별과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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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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